어제 칠십 살씩 먹은 중학교 동창 네 명이 모여서 식사를 하다가 담배를 피우려고 밖으로 나오는데 친구 한 명이 따라 나와서 나더러 엊그제 고등학교 동창생 모임에서는 여느 때와 달라 왜 그리 얼굴빛이 어두웠냐고 물었다.

얼굴빛이 어두웠다니 무슨 말이냐고, 아무 일도 없었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이유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대여섯 명이 모인 친구들 가운데 대선결과에 대하여 말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마음이 무거웠던 것도 같았다.

인터넷과 sns상에서는 전자개표기를 사용하면서 수개표를 하지 않는 등 부인할 수도 없고 숨길 수도 없는 부정개표 부정선거 증거들이 마구 쏟아지고 쌓여가고 있어도, 조중동과 TV방송들은 물론, 한겨레신문을 비롯한 진보매체들마저 조개처럼 입을 꼭 다물고 있다. 

그 많고 많던 유명인들마저 하나 같이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꼭 다물고 있는 까닭에, 내 친구들이나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긴가민가하는 상태에 있지 않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것도 같았다.

물론 광주전남호남 유권자들은 투표로써 충분한 역할을 다 했으니 그분들께 더 이상 요구할 말이 없겠지만, 친구들한테 서운한 것만은 사실이었다.

문재인과 민주통합당 국회의원들이 당선무효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거부했다. 그로써 그들의 정치생명은 끝난 거나 다름없다고 느낀다.

그러나 그들의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애석하다거나 시원하다고 말하기 전에, 철탑 위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 자살을 선택하는 노동자들과 노인들과 학생들, 제주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건설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는 분들, 생계유지 해결책이 막막해진 비정규직들과 영세자영업자들, 김재철 물러가고 MBC방송을 정상화하라고 길거리에서 외치는 기자들, 입시지옥의 노예가 되어 있는 학생들 앞날과 운명이 암울해졌고, 한반도평화가 어떻게 될지 모르게 되었다.

물론 대선 투표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유권자들이 선거무효소송단을 앞장세우고 수개표를 실시하는 등 부정개표 부정선거 유무를 가려내겠지만, 촛불시위를 하는 등 지난한 과정이 될 것이 뻔해서 우울해 했던 것 같다.

** 도서출판 <일과놀이>는 모든 사람이 서로 아끼고 섬기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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