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일생에 어떤 지도자를 만나느냐 하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사건]이다.

절대왕정 시대에는 군주가 개인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었기에 군주는 직접 개인의 운명까지 흔들어 놓는 경우가 많았다.

역모를 꾀하다 죽는 경우 심지어 바른 말을 했지만 군주의 뜻에 거슬려 죽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자면 또 다른 지면이 필요할 것이다.

현대의 지도자들은 직접 개인에게 형벌을 주는 경우란 거의 없다. 그렇지만 전쟁을 일으켜 국민을 사지로 내몰거나, 잘못된 정치로 인해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 자살하게 만들고, 심지어 굶주려 죽게 하는 경우는 많다. 또 일부 못된 지도자들은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사찰하고 감시하여 개인의 사상과 자유권을 압박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장악한 언론을 통해 은연중 국민을 협박하고 끊임없이 세뇌한다. 그런 사실을 볼 때 여전히 지도자는 국민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존재임을 말해주고 있다.

때문에 오늘날에도 국민들에게는 어떤 지도자를 만나느냐 하는 것은 중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국민들에게 성공하는 지도자로 남느냐 아니면 실패한 지도자로 남느냐 하는 것은 지도자가 개인의 성향에도 달렸지만 아울러 어떤 인물들을 측근으로 발탁하여 기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예부터 “人事란 만사”라고 해서 바른 인사를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으로 여겼을 것이다. 인사를 그르치면 국가의 기강은 무너지고 지도자는 신뢰를 잃고 만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우리 현대사에서 불행했던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 정권의 사례를 들것 없이 mb정권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고소영’ ‘강부자’라는 신조어가 만들어 질 정도로 편향적인 인사는 mb의 신뢰를 실추시켰고 권력을 농단했던 형님과 형님의 친구 그리고 권력을 등에 업은 친척들의 부정 측근의 비리는 mb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되었던 사실을 모르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로 인한 국가 경제의 침체. 실질 국민 소득의 감소, 남북 관계의 실패 등 국민 생활에 직간접으로 고통을 주었던 사실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폭군 밑에서도 충신은 있는 법이고 성군 밑에서도 간신은 나오는 법이다.

그러나 적어도 국민들로부터 욕 먹는 지도자가 되지 않으려면 인사는 공정하고 객관이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이 납득하는 인사이어야 한다.

최근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지만, 당선인이 지명한 대변인이나 인수위 관계자들 중에는 과거 잘못된 처신으로 인한 결격사유가 많은 인물들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사는 신중해야 한다. 국민들이 화합하는 인사여야 한다.

인사 역시 만남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탕평 인사를 말했으니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천하의 인재를 모은다는 심정으로 폭넓게 봐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가까운 사람의 추천일지라도 개인을 발탁할 때 전문성 등 어느 한 방향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공직자로서 자질과 함께 인격을 살펴야 한다.

최소한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거나 실수가 많았던 사람은 반드시 제외해야한다.

天時不如地利요 地利不如人和라고 했다. 사람과 사람의 화합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국민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운 당선인은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국민통합은 지도자의 지시로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그런 가운데 화합함으로서 통합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당선인에게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강요하지는 않겠다.

적어도 여론의 지탄의 대상이 되는 인물만을 기용하지 말라는 말이다. 좋은 정치의 시작은 자리에 맞는 사람을 기용하는 것이다.

거듭 강조 한다. 우리 현대사에서 지도자가 불행을 당한 이면에는 측근들의 공명심과 불화 때문이었음을 살피기 바란다.

다시 mb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지도자가 모든 것을 챙기는 정치는 좀스러워지게 마련이다. 큰 지도자는 정치의 요체를 바르게 하고 나아갈 방향만 잡아주면 된다. 그리고 측근들의 공과에 따라 상벌을 공정하게 시행하면 된다.

사람의 말은 심상의 표현이다. 교양이다. 그리고 예절이다. 주제에 맞는 어휘를 선택하는 정도로 기본적인 학습과 소양의 깊이를 알 수 있고, 말의 속도와 발음의 정확성으로 성격과 신체적인 결함까지 엿볼 수도 있다.

상대방에 맞는 경어와 비어 사용을 보며 가정교육의 정도와 그 사람이 갖춘 기본적인 예의를 볼 수 있다. 말하면서 쓸데없는 동작을 많이 한다거나 말하면서 다른 곳에 신경을 쓰거나 엿보려는 태도는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일관성 없는 말은 진실을 의심하게 한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말하기 교육을 중요시 했고,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상대방이 하는 말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 같다.

국민들에게 당선인의 일거수일투족이 주시의 대상이다. 혹시라도 “병걸리셨어요?”라든지 “…악랄하게….” 같은 단어는 다시 쓰지 않아야 한다.

같은 말일지라도 이제 당선인의 한마디는 시퍼렇게 살아 힘없는 사람들에게 비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밑.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설계하는 시간이다.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역사가 주는 교훈을 상기해봐야 할 것이다.

덕담을 대신해서 짧은 충고를 남긴다.

201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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