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통령 대국민기자회견 관련

어제 대통령 연설을 보면서 느낀 것은 핑계와 자화자찬을 위해서는 10시간도 부족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내용, 형식을 떠나 국민에게 무척 무례한 연설이다.
황금시간대에 국민이 얻은 것은 가족과의 평화로운 휴식이 아니라 불쾌감 아니었는지 우려스럽다.

어느 대통령과 정부도 완벽한 조건과 상황에서 권력을 이어받지는 못한다. 그래서 국민이 새 대통령을 뽑으면서 이것저것 기대도 하고 희망도 가져 보는 것이다.

그러한 기대와 희망을 망가뜨린 대통령이 실정의 원인을 이전 정권에서 찾는 것은 무책임하고 염치없는 일이다.

어제 대통령의 발언은 마치 "이렇게 어렵고 못사는 집안에 왜 나를 낳았냐"고 부모에게 따지고 드는 철없는 자식의 말을 연상시켰다. 대통령의 변명에 가장 가슴 아팠을 사람은 국민이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어제 개방이 대세며 개방을 수용하지 않으면 진보진영이 주류가 못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 기득권에 맞서겠다고, 자신이야말로 서민의 후보라고 유세하던 후보시절 대통령 모습과 어제 발언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의 주류론은 능수능란한 처세술으로서는 의미 있을지 모르지만, 정치지도자의 말로는 믿기 힘들다. 가치가 없다.

민주노동당, 진보정치의 핵심은 일하는 서민이다. 이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면서 주류가 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한미 FTA를 강행 추진하는 것이 대통령이 말하는 주류 정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만 주류가 되고 국민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서민이 우리 사회의 주류가 되는 정치가 진짜 주류 정치다.

대통령이 어제 진보세력에게 한 마디 했으니 우리도 충고 하나 하겠다. 주류 대통령이 되겠다는 욕심을 포기하고 지금부터라도 국민의 아픔을 챙기고 살피는, 낮고 겸손한 정치를 해 주기 바란다. 그러지 않으면 대통령은 절대 평가받을 수 있는 대통령이 되지 못할 것이다.

=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수정 움직임에 대해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의원은 23일 열린 국회 통외통위 회의 자리에서 김종훈 한미FTA 우리측 수석대표에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수정 가능성 여부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김종훈 대표는 직접적인 대답을 회피한 채 '기술협상'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는 발언만을 반복하다 '700상자 중 손톱만한 뼛조각 하나 나와서 (전량 반송조치하는 것) 이게 맞느냐? 기술적으로 여기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 기술적 협의를 해야한다'로 발언했다.

김종훈 대표의 발언은 사실상 한미FTA 타결을 위해 국민건강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우리의 쇠고기위생검역기준을 약화시켜 광우병 의혹이 가시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졸속적으로 재개하려고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김종훈 대표의 발언은 현재 뼈조각이 발견된 미국산 쇠고기의 전량반송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의 내용을 담고 있다.

협상을 책임지는 수석대표가 국민건강권을 포기한 채 졸속협상의 첨병으로 나서고 있어 협상의 공정성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 날 권영길 의원이 정부 측에 확인하려 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수정 가능성' 여부와 김종훈 대표의 문제발언은, 사실상 지난 16일 이태식 주미대사가 미 상원의원 측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수정가능성을 시사한 발언과 22일 웬디 커틀러 한미FTA협상 미측 수석대표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한미FTA협상 연계 재확인 발언을 고려 할 때, 이미 우리 정부는 한미FTA의 졸속타결을 위해 국민건강권을 포기한 채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있음이 확인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태식 대사의 미 상원의원 면담 전, 정부와의 사전협의 여부에 대한 권영길 의원의 질의에 송민순 장관이 '정부 훈령을 사전에 받았다'고 답변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는 이미 협상장을 떠나 이면합의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들고 있다.

지금까지는 뼈가 있으면 전량 반송하는 것이 움직일 수 없는 우리 정부의 방침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이태식 대사 발언 이후 여러 의원들의 질의를 통해 정부입장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변화가 있을 시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입장변화 기류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정부의 책임있는 태도를 촉구한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현재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은 광우병을 유발시키는 변형프리온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는 뇌, 내장, 척수 등 SRM (Specified Risk Meterial) 즉 특수위험부위가 발견되면 전량 반송조치한다는 것이며, 이는 양국 간 합의되어 작년 말 3차례 전량반송조치가 이뤄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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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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