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열고 민간조문단 파견 요청
"정부, 군사정치적 긴장고조 자제... 주변국 6자회담 성사" 촉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서거에 대해 정부의 조의표명이 나오기 직전, 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차원의 조문단 파견을 정부에 촉구했다.
또 이들은 정부에 대해 군사.사회적으로 긴장고조 행위를 자제할 것과 언론도 올바른 안목으로 보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민간차원의 분향소 설치 등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광주전남본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진보연대, 전남진보연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종교인평화회의,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5․18기념재단은 20일 오후 3시 광주 동구 금남로 광주와이엠시에이(YMCA)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에 즈음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광주전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들은 기자회견에서 "△ 이명박 대통령 조의표명과 정부와 민간인 조문단 파견 △군사.사회적 긴장행위 자제 △언론의 성숙한 역할 △주변국의 6자회담 재개 등"을 촉구했다. (아래 기자회견문 전문 참조)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김재경 광주종교인평화회의 대표(원불교 광주교구 교무, 광주원음방송 대표)가 대표로 낭독한 기자회견문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서거는 남과 북 모든 사람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고 애도를 표명했다.
이들 단체들은 "광주전남 시도민은 6.15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의 당사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거에 애도를 표하며, 슬픔에 빠진 북측 동포들에게도 진심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시도민의 마음과 지혜를 모아 현 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하여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통일을 앞당길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조문단 파견에 대해 "고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 때 북측에서 조문단을 보낸 사례가 있으며, 동양의 전통윤리에 준하여 정부와 민간차원의 조문단을 폭넓게 구성하여 파견해야 한다"며 "이는 막혀 있는 남북관계를 회복하는 결정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 단체들은 정부에 대해 "충격적인 사건 앞에서도 국민들은 침착하게 일상생활을 하며 성숙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듯이 군과 경찰도 요란스럽지 않게 평소대로 자기역할을 하면 될 것"이라며 "특히 공안정국을 유도하여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안정을 바라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빌미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6자회담 재개에 대해서도 이들은 "한반도 분단에 책임이 큰 미국 정부는 평화협정과 수교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며 "중국, 러시아, 일본 정부도 책임있는 역할을 다하여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6자회담이 성사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 단체들은 언론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에서는 군부 쿠테타, 주민 봉기설, 대규모 탈북사태를 주장하며 정세의 혼란을 예견하고 있다"며 "주관적인 억측이 아니라 현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여론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들 시민사회단체들은 분향소 설치는 하지 않기로 했으며 민간차원의 조문단이 허용되면 지역차원에서 조문단 구성과 범위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민사회대표단은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 서거 당시와 현재 김 국방위원장 서거 정국은 6.15를 통해 천양지차로 다르다"라며 "6.15남북공동선언 정신을 살려 국민과 정치권이 힘을 모아 평화통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헌권 목사(서정교회)는 "종교인들이 하나 되어 통일의 염원의 길에 앞장설 것"이라며 "한반도 분단이 이제는 남북 상생의 기회로 바뀌는 역사의 봄바람이 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 직후 정부는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정부는 김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북한 주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 북한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남북이 협력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조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류 장관은 "정부는 조문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유족에 대해 북측의 조문에 대한 답례로 방북 조문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고 일부언론이 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에 즈음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광주전남 긴급 기자회견문 [전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서거소식은 남과 북 모든 사람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습니다.
광주전남시도민은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의 당사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거에 애도를 표하며, 슬픔에 빠진 북측 동포들에게도 진심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 단체는 시도민의 마음과 지혜를 모아 현 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하여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통일을 앞당길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조의를 표명하고 조문단을 보내야 합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북과 수교를 맺지 않은 일본정부도 어제 애도를 표했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조의 표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故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 때 북측에서 조문단을 보낸 사례가 있으며, 동양의 전통윤리에 준하여 정부와 민간차원의 조문단을 폭넓게 구성하여 파견해야 합니다. 이는 막혀있는 남북관계를 회복하는 결정적인 기회가 될 것입니다.
북측에서는 ‘외국의 조문단은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남과 북은 한 민족이며, 외국이 아닙니다. 대통령의 결단으로 조문단이 휴전선을 넘는다면 시도민은 물론 세계의 양심들이 지지를 보낼 것입니다.
정부는 군사적, 사회적인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자제해야 합니다. 
전군비상경계태세는 남측에서는 당연한 대응일지라도 1994년처럼 북측 동포들에게는 강한 적개심과 분노를 일으키는 위험성을 갖고 있습니다.
충격적인 사건 앞에서도 국민들은 침착하게 일상생활을 하며 성숙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듯이 군과 경찰도 요란스럽지 않게 평소대로 자기역할을 하면 될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측근비리와 디도스 공격 등 정권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하여 현 상황을 이용하고 싶은 유혹과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길 바랍니다.
특히 공안정국을 유도하여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안정을 바라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빌미로 삼지 말아야 합니다.
언론의 성숙한 역할을 기대합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군부 쿠테타, 주민 봉기설, 대규모 탈북사태를 주장하며 정세의 혼란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4년에도 언론은 같은 예측을 쏟아냈지만 모두 빗나갔습니다. 북측 내부를 잘 아는 국내외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도 별다른 동요 없이 안정을 찾을거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역사 앞에 책임있는 언론이라면 주관적인 억측이 아니라 현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여론과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언론의 올바른 안목과 처신을 호소합니다.
오바마 정부와 한반도 주변국들은 북과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강렬하게 희망하였습니다. 최근 두 차례 고위급 회담으로 희망적인 전망을 열어놓았으며, 이미 합의한 3차 회담도 차질없이 열려야합니다.
특히 한반도 분단에 책임이 큰 미국 정부는 평화협정과 수교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합니다. 또한 조의 표명과 조문단 파견으로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중국, 러시아, 일본 정부도 책임있는 역할을 다하여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6자회담이 성사되도록 해야합니다.
광주전남 시도민은 우리 민족의 인정과 도리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조의 표명과 조문단 파견을 다시 한번 더 촉구합니다.
우리 모두 위기를 기회로 삼아 남북관계 회복과 평화통일을 위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2011년 12월 20일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광주전남본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진보연대, 전남진보연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종교인평화회의,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5․18기념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