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측위, 정부 불허로 개성공동행사 무산되자 기자회견 열어
이후 임진각서 6.15민족대회.. 공동호소문 발표
6.15공동선언 발표 11주년을 맞아 6.15남북.해외측 위원회는 공동호소문을 발표하여 “6.15정신으로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의 새 국면을 힘차게 열어나가자”고 호소했지만 정부의 방북 불허로 개성에서 열린 민족대회에 남측 대표단이 참여하지 못해 3년 연속 남북해외 공동행사가 무산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상임대표 김상근),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위원장 안경호), 6.15공동선언실천 해외측위원회(위원장 곽동의)는 당초 15일 개성에서 남북.해외가 함께 참여하는 6.15평화통일민족대회를 열기로 했으나 한국 정부의 6.15남측위 방북 불허로 따로 열리게 됐다. (아래 공동호소문 전문 참조)
이에 6.15남측위는 이날 오전 11시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6.15공동선언발표 11주년 기념 평화통일민족대회’를 열고 공동호소문을 발표했다. 대회장에는 6.15남측위 대표단 100명과 망배단에서 대표단을 맞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를 비롯해 200여명이 참석했다고 <통일뉴스>는 보도했다.
6.15민족공동위원회는 공동호소문에서 “돌이켜보면 2000년 6월 남북공동선언의 채택은 불신과 대결의 민족분열사를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의 새 역사로 바꾸어 놓은 일대 사변”이라며 “그러나 오늘 남북 사이에는 왕래와 접촉, 대화와 통일회합의 길이 막히고 대결과 전쟁의 기운만이 무겁게 감돌고 있다. 이것은 명백히 6.15공동선언을 부정하고 민족의 대결을 조장한 결과”라고 현 상황을 비판했다.
또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는 것은 민족의 안녕에 관한 사활적인 문제이다.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그 피해자는 다름 아닌 우리 민족 자신”이라며 “해내외의 온 겨레가 남북공동선언이 안아 온 소중한 결실들을 고수하며 6.15시대의 평화와 안정을 되찾기 위해 더욱 분발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무력충돌까지 치닫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극복하는 유일한 출로는 6.15공동선언을 실천하는 것 이외에 다른 길이 없다. 6.15공동선언 이행에 우리 민족의 살길이 있다”며 “6.15정신에 역행하여 대결과 분열을 조장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온 겨레가 힘을 하쳐 단호히 저지시켜 나가자”면서 “6.15공동선 실천의 길에 온 겨레가 하나가 되자”고 강조했다.
<통일뉴스>에 따르면 정부의 불허로 개성에 가지 못한 것에 대해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는 6.15북측위와 해외측위에 “깊은 유감을 전한다”며 “그러나 잠시만 기다려 달라. 다가오고 있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우리는 기어코 다시 평화의 시대를 열어낼 것이다. 그래서 2012년 6월, 6.15공동선언 12주년 기념공동행사를 기어코 한반도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임진각에서 진행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6.15선언이 제대로 진전되었으면 우리는 오늘 평양에서 또는 서울에서, 개성에서 남북공동선언을 축하하고 더욱더 발전된 남북공동체를 향해서 힘찬 전진을 이뤘을 것”이라며 “그러나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이 행사를 치르는 안타까운 현실에 있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는 “개혁개방의 가장 가까운 길은 교류와 협력이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낡은 남북대결의 이념, 분단의 이념으로 남북관계를 대할 것이 아니라”며 “첫째는 민족이 하나라는 민족애를 갖고 남북관계를 대하고 둘째로 실용주의적 자세로 남북관계를 대할 것”을 촉구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더 이상 나빠질 수없을 만큼 엄중한 현실은 대북강경책의 실패를 말한다. 이는 대안이 될 수 없다. 대화로만 풀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는 “11년전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6.15선언의 길이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확인한다”며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이제라도 이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지금이라도 6.15정신을 살려서 남북이 대화의 장으로 나선다면 어떤 노력도 어떤 협력이라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태홍 국민참여당 최고위원도 “지난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을 악용하다 참패했다. 국민은 평화통일이라는 시대정신을 보여주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남은 1년반 동안이라도 적어도 상호존중, 신뢰소통, 평화의 가치에 복무하는 길만이 국민의 요구에 부합되는 길임을 자각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 민노당은 이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6.15 남북공동선언 11주년인 15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현 정부의 대결적 대북정책을 비판하면서 6.15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대회에 민간을 대표해 연단에 오른 6.15남측위 여성본부 손미희 상임대표는 “지난 10여 년의 시간 동안 함께 민족의 평화와 안녕을 걱정하며 만나던 이들이 장벽에 부딪혀 만나지도 못하고, 이 더운 여름날 땡볕에서 이렇게 만나고 있으니 기막힐 노릇”이라며 개성 방북 무산을 안타까워했다.
손미희 대표는 “이명박 정권은 큰 잘못을 저질렀다. 민족 앞에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평화가 전쟁으로, 함께 나눔이 포탄으로 바뀌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다.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다시 민족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하는 길을 끝까지 가자”고 호소했다.
정인성 6.15남측위 대변인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평화통일민족대회에서 김대선 원불교 교무가 '6.15공동선언'을 낭독했으며, 노래패 '우리나라'가 '평화의노래, 통일의 춤을', '철망앞에서' 등의 노래공연을 펼쳤고, 참가자들은 '손맞잡고 6.15, 공동번영 이룩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단일기를 흔들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상근 6.15 남측위 상임대표, 박덕신 6.15 서울본부 상임대표, 이강일 6.15인천본부 상임대표, 노현웅 충북본부 상임대표, 김용만 6.15경남본부 상임대표 등을 비롯 이창복 민화협 상임대표,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이석태 참여연대 공동대표, 김정덕 원불교 교무,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당초 자유로를 통해 6.15평화통일민족대회 장소인 개성으로 향하려 했으나 경찰에 가로막히자 즉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불허를 규탄했다.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는 기자회견문에서 “우리는 기어코 남북대결의 길을 선택한 이 정부의 어리석음과 무능에 대해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의 무능과 어리석음은 결국 6.15선언을 부정하고 회피하는데서 비롯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상근 상임대표는 “개성으로 가는 우리의 발길은 막혔지만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정부에 우리 뜻을 전한다”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남북관계를 단절시킨 5.24조치를 철회하고 지금이라도 조건없이 대화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군사분계선과 서해 일대의 대규모 군사훈련 등 긴장을 고조시킬 일체의 행동을 중단하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남북경협과 민간교류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오늘 개성으로 향하는 우리의 발걸음은 가로막혔다 하여 평화와 통일을 향한 온 겨레의 염원까지 결코 멈추게 할 수는 없다”며 “시대정신을 거스른 정권의 생명은 잠시지만, 한반도 평화가 완성되는 그날까지 민이 열어가는 6.15시대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교류를 철저히 봉쇄하고 얼마 전 북 측과의 비밀 접촉으로 망신을 산 정부에 대해 정인성 6.15남측위 대변인은 14일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불허 결정에 대해 “정부가 개성공동행사라는 정말 좋은 기회를 흘려보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정 대변인은 “생각이 짧은 것 같다. 정부가 생각만 바꾼다면 이번 민족공동행사를 잘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밀접촉 건을 둘러싸고 남북 당국간 분위기가 험악해졌고 당국이 직접 관계 회복의 길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민간 차원의 행사를 오히려 활용할 수 있었지 않냐는 지적이다.
6.15공동선언발표 11돌을 맞으며 발표할 공동호소문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