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옥 나주사랑시민회 상임대표, "안전한 금성산을 시민 품에"

신령스러운 멧부리, 호랑이가 돌을 차고 간 깊숙한 골짜기, 옛 못에는 구슬을 안고 졸고 있는 용이 있고 달밤에 뭇 신선이 내려오는 산.

조선의 11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던 전남 나주 금성산은 지난 1966년 정상에 군사기지가 들어서면서 시민들에게서 멀어졌다.

▲ 박재옥 (사)나주사랑시민회 상임대표.

금성산은 군사시설보호법에 의해 마음대로 오를 수도, 정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도 없게 됐다. 그렇게 금성산은 추억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산이 됐다.

이후 30여년이 지나 1996년 나주의 청년들은 ‘금성산 되찾기 운동’을 전개했다. 이 운동에 나주사랑시민회(상임대표 박재옥)가 중심에 있었다.

15일 오전 전남 나주시 금성동 (사)나주사랑시민회에서 박재옥 상임대표를 만났다.

박 대표는 “군부대로 인해 금성산은 통제보호구역 37만평, 제한보호구역 56만평 등 중턱 이상을 오르지 못했다”며 “당시에는 나주 시민들에게는 ‘등산’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금성산 되찾기 운동’에 대해 박 대표는 “무등산에 있던 공군부대가 금성산으로 이전해오는 것에 반대하면서 시작했다”며 “군사시설보호구역을 축소하고 정상을 우회하는 등산로를 확대해 시민공원을 만들자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군사기지 이전 조건으로 정상을 우회하는 등산로 개설을 요구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면서 금성산이 일정 부분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며 “이후 1997년부터는 매년 새해 첫날 금성산 등반 행사와 함께 소원 빌기, 떡국 나누기 등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나주사랑시민회는 이동통신 기지국 철거운동, 등산안내지도 제작, 등산로 정비 등을 벌이며 금성산을 가꾸고 알리는 운동을 전개해 갔다”고 박 대표는 전했다.

금성산이 다시 나주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면서 40여년전 군부대 부근에 매설된 지뢰의 위험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15년 전 등산로가 개설되면서 지뢰 제거 요구가 제기됐다”며 “비록 부분개방이지만 급경사 지대이고 지뢰가 작고 가벼워 큰 비라도 온다면 유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 2004년 전후방에서 대인지뢰를 제거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져 금성산 지뢰도 상당 부분 제거됐다”며 “지뢰 제거 작업 당시 나주사랑시민회원들이 참관하고 작업원을 격려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날 나주사랑시민회는 금성산 공군부대 관계자와 금성산 일대 지뢰매설 현황에 대한 면담을 진행했다.

박 대표는 “이후에도 군부대와 논의하고 유실된 지뢰에 대해 탐색.제거 요청을 할 것이고 자치단체의 힘도 빌려 안전한 금성산 만들기에 힘 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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