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집회 일정이 잡혀 거리로 나섰다.

오늘은 워크아웃 고통분담이라는 이름으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는다는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섰다. 기업이 하루빨리 워크아웃에서 졸업하기 위해 임금을 동결 등에 동의하며 고통을 함께 했던 노동자들이 동의도 없이 일방적인 반납(인지 삭감인지 모를)은 부당하다고 소리쳤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과 고용노동부장관까지 개별 동의서를 받지 않은 임금 반납은 무효이며 이는 임금체불이라고 확인된 사항이라고 노동자들은 주장했다.

800여명이 넘는 이들이 집회를 열기 위해 경찰은 차로를 통제했다. 집회로 인해 차가 막히자 몇몇 운전자들은 창문을 열고 심한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를 들은 한 노동자는 “다 우리를 무시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날 집회가 끝난 후 금호타이어 노조의 김봉갑 지회장 외 101명은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김종호 금호타이어 사장을 임금체불로 고소했다. 이들의 집회가 간간히 들려오는 욕설들로 순탄치 않았듯 고소장을 접수하러 가는 길도 순탄치 않았다.

고소장을 접수하고 돌아온 김 지회장은 노동자들 앞에서 “핏대 세우며 소리치고 싶지 않다, 나는 법도 잘 모른다” 등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김 지회장은 “우리가 그동안 많은 빼앗겼던 이유는 ‘두려웠기 때문’”이라며 “빼앗긴 것들을 다시 찾아오는 싸움에서 두려움도 다시 찾아오겠지만 멈추지 않고 조합원들을 믿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누군들 법정 싸움, 갈등을 원할까. 누군들 아스팔트 위에서 매연 마셔가며 소리치고 싶을까.
노동자들은 사람답게 살고 싶다, 최소한의 일한만큼의 대우를 받고 싶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들은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자’의 주장이 아닌 일할 사람이 부족한 일터에 우리 지역 아들.딸들이 안정적으로 일 할 수 있도록 정규직 채용하자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에 조금만 귀를 기울인다면 차선 두 개 막고 집회를 하는 노동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은 없을텐데 아쉬움이 든다. 언젠가 비정규직 문제, 임금체불 문제가 나에게도 나의 아들딸들에게도 올 수 있을텐데....

어느 집회현장이든 당장의 불편함은 함께 오기 마련이다. 교통에 불편을 주고 대형앰프는 무척 시끄럽다. 사진을 찍고 돌아다니는 나도 앰프 소리에 깜짝 놀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문제는 온 사회의 문제이기에 이는 곧 나와 내 가족의 문제이므로 조금만 더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들이 왜 거리에 나섰고 무엇을 소리치고 있는지 한번은 들어보고 욕이든 삿대질이든 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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