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가축 매몰지 ‘2차 재앙’ 비상…“가축 핏물 무서운 환경재앙”
삼백만마리가 넘는 가축들이 언 땅에 묻혔다. 해빙기가 오면서 침출수 유출로 인한 지하수 오염, 병균 전염 등의 위험을 경고 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 구제역 매몰지에 6156만 리터 분량의 침출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16일 “현재 구제역 매몰지에서 예상되는 침출수의 양은 500ml(미리리터) 생수병 1억 2312만개에 달한다”고 밝혔다고 16일 <미디어오늘>이 보도했다.
홍영표 의원은 영국 통계청 소속 ‘UK Economic Accounts’와 미국 농무부 동식물검역청이 구제역 발생 이후 사체에서 나오는 액체의 양을 산출한 근거를 기준으로 결과를 도출했다. ‘UK Economic Accounts’는 2001년 영국의 구제역 발생 두 달 동안 사체에서 발생하는 액체의 양을 소1마리당 170L로 추정했다.
미국 농무부 동식물검역청은 소(500~600㎏) 1마리당 매몰 두 달 뒤 나오는 침출수의 양은 160L, 돼지는 12L라고 발표한 바 있다. 2월 12일 행정안전부 재난위기 종합상황실의 발표자료(일일 재난위기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12일 현재까지 매몰된 가축 수는 ‘소 15만두, 돼지 313만두’라고 발표했다.
홍영표 의원은 정부 발표 자료와 연구결과를 분석한 결과 “현재 매몰지에서 예상되는 침출수 양은 보수적으로 계산하더라도 소에서 2400만L, 돼지는 3756만L로 총합 6156만L의 침출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구제역 살 처분을 서두르다보니 하천 주변 등 수질오염이 우려되는 공간에도 매몰지를 만들어 심각한 ‘2차 재앙’이 우려된다. 특히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에는 구제역 바이러스와 병원균 합류 가능성 때문에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홍영표 의원은 “매몰지에서 핏물이 나오는 무서운 환경재앙의 경고를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민주당 및 민주노동당 소속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과 함께 오는 2월21일부터 정부가 실시하는 전수조사가 형식적인 조사가 아닌 정밀한 전수조사가 될 수 있도록 요구하고 현장조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팔당 상수원이 비상이 걸렸다. 아직 해빙기가 본격적으로 닥치지도 않았는데, 경기 매몰지 주변 지하수가 27%가 오염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팔당 상수원 반경 15키로이내에 구제역 가축 매몰지가 77곳이나 된다고 하니, 구제역 2차 환경대재앙이 필경 현실로 닥쳐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