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로 도망친 튀니지 대통령 ‘벤 알리’
국외로 도망친 튀니지 대통령 ‘벤 알리’
  • 이기명 칼럼니스트
  • 승인 2011.01.18 0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외로 도망친 튀니지 대통령 ‘벤 알리’
독재자의 운명은 그렇게 정해진 것이었다

한국 언론은 튀니지의 독재자 ‘벤 알리’가 사우디로 도망친 것을 제법 크게 보도했다. 박정희나 전두환 때라면 어림도 없는 보도였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언론이 아직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어디서 웃는 소리가 들린다.

왜 ‘벤 알리’는 국외로 탈출했는지 그 내용이야 대충 알고 있을 것이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23년 동안 독재의 몽둥이를 휘두르며 권좌에 앉아있던 ‘벤 알리’는 결국 국민의 의해 독재의 권좌에서 축출된 것이다. 얼마나 통한의 눈물을 흘렸을까.

언론은 이렇게 전한다.

‘튀니지에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가 없어 길거리에서 과일과 채소를 팔던 26살 청년이, 경찰이 허가 없이 영업을 한다는 이유로 팔던 과일·채소를 압수하자 지난해 12월 27일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해 지난 5일 숨지고 말았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분신이다. 우리 언론은 튀니지의 물가가 얼마나 높으며 실업률이 어느 정도인지 보도하질 않아 알 수가 없다. 대단히 심각하다는 것은 느낄 수 있다. 거기에다 무허가란 이유로 팔던 과일도 압수하니 학정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우리도 압수한 경우가 있었다. ‘벤 알리’가 어떤 인물인지는 묻지 않아도 뻔하다.

튀니지도 민간인 사찰이 있을까. 날치기 통과가 있는가. 감사원장 인준절차는 어떻게 되는가. 궁금한 것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럴 때 언론이 좀 알려줘야 하는데 기자들이 그런 것에는 흥미가 없는 모양이다. 편하게 살고 싶을 것이다. 조중동 기자들 한 번 써 봐라.

살긴 살아도 사는 것이 원수 같은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죽하면 젊은 목숨 불태워 생을 마감하는가. 실업은 독재도 무서워하지 않는 모양이다.

고실업-고물가에 시달리던 튀니지 민중들은 안타까운 청년의 분신에 들고 일어났다. 반정부 시위를 벌였고,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시민들이 수십 명이나 사망했다고 한다. 역시 총은 쏘라고 준 것임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명박산성이나 물대포는 양반이라고 해야 하겠다.

4·19혁명 후 이승만이 늙은 몸을 이끌고 하와이로 도망간 기억이 떠오른다. 이기붕 일가의 자살, 독재의 하수인이던 정치인과 정치폭력배들이 극형을 당한 기억이 새롭다.

그 같은 기억이 생생한 우리 국민들에게 어느 얼빠진 정치인이 이승만의 동상을 세우자고 한다. 4·19가 왜 일어났는가. 이승만의 독재 때문이다. 헌법 전문의 한 구절을 보여주마. 똑똑히 한 번 읽어 봐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어떤가. 헌법 정신을 부정하겠다는 것인가. 이제 다시 이승만 동상 운운하는 정치꾼이 나온다면 국민한테 절대로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정치인들 머리가 나쁘다지만 그런 까마귀머리로는 절대로 정치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독재자는 살았거나 죽었거나 경고의 의미 말고는 이 나라 역사에서 완전히 지워버려야 할 것이다.

‘벤 알리’는 지난 1987년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23년 동안 독재를 휘둘러 왔다. 그동안에 무슨 짓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우리 대단한 서프앙 님들이 올려주시면 고맙겠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은 마음고생 지지리도 많이 했다. 죽기도 많이 죽었다. 병신도 많이 됐다. 박정희의 재산도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전두환은 통장에 불쌍할 정도의 액수를 밝혀 국민을 웃겼다.

‘벤 알리’는 얼마나 재산을 모았을까. 23년 동안 독재를 했다니 먹을 걱정은 안 하도록 준비해 뒀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부분이 있다. 23년 독재도 국민의 저항 앞에는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광우병과 관련해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서울이 국민의 촛불로 타올랐을 때 참 장관이었다. 어떤 의미로든 감동이었다. 이명박이 사과했다. 국민은 믿었다. 지금 4대강은 어떤가. 모든 것에 우선하는 것은 4대강이다. 국민의 뜻은 어떤가.

복지문제는 어떤가. 대통령 선거 당시에 이명박의 공약은 이제 시효가 지났는가. 따지는 국민이 바보인가. 답답하다. 민주당이 공약으로 확정한 국민복지를 한나라당은 포퓰리즘이라고 매도한다. 헷갈린다. 선거에서 심판할 것이다.

4대강 개발은 온당하고 정당한가. 그냥 밀어붙이면 다 되는가. 선거에서 국민이 아니라고 하면 어쩔 것인가. ‘내가 아니라면 아닌 거야’ 하면서 여전히 밀어붙일 것인가. 국민이 저항하면 어쩔 것인가.

<가디언> <BBC> 등 주요 외신들도 튀니지 민중들의 독재심판을 주요하게 보도하는데 우리 언론은 신통하게도 얌전하다. 지들이 말 안 하면 국민이 모를 줄 아는 모양이다.

지금 실업률 물가고가 보통이 아니란다. 언론이 아무리 깔고 앉아도 국민은 안다. 바람이 안 보여도 부는 것을 아는 것과 같다. 23년 독재도 젊은이의 분신저항으로 무너졌다. 해결책은 무엇인가. 순리를 따르는 것이다. 국민의 뜻에 순응하는 것이다.

날치기 예산은 무슨 소리를 해도 국민의 뜻에 반하는 것이다. 한명숙 전 총리를 삽살개처럼 물고 늘어지는 것을 국민 뜻으로 아는가. 국민은 이해를 못 한다. 아니 너무나 잘 안다. 그러면 못 쓴다. 국민의 뜻을 어기는 것이다.

두렵지 않은가. 하늘을 무서워하라고 한다. 바로 국민이 하늘이다. ‘벤 알리’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참회를 하고 있을까. 화가 나 있을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벤 알리’의 국외추방도 분명한 교훈이다.

2011년 01월 16일
이 기 명(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