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통큰 LA갈비' 비판 거세자 '통큰 한우' 출시
10일부터 50톤 규모 판매 행사…'뿔난 민심' 잠재울까

‘재앙’적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으로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통큰 치킨’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롯데마트가 ‘통큰 LA갈비’를 판매하겠다고 나서자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통큰 한우’ 행사 계획을 내놓았다고 <미디어오늘>이 연속보도했다.

지난 6일 롯데마트는 미국산 냉동 LA식 갈비(100g)를 1250원에 판매하고 KB카드로 구매하면 20%를 추가 할인한다고 밝혔다. 시중가 LA식 갈비(미국산 기준) 100g의 1500~1900원 정도보다 낮은 가격이다. 롯데마트는 LA식 갈비 약 250t, 약 80만 명 분을 3개월에 걸쳐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중 조선․중앙․동아일보만 20~21면 전면에 ‘2011년 새해, 첫 통큰 가격을 선보입니다’라는 광고를 게재했다.

▲ 롯데마트가 주요신문에 게재한 '통큰갈비' 행사 광고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현재 트위터 등 인터넷에선 롯데마트 행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경향신문은 트위터로 "구제역 한창인데 롯데마트 이번엔 '통큰 미국소', 축산농민들 마음도 제발 헤아려 주십시오"라고 밝혔고, "통큰치킨에 이어 통큰갈비 웬말이냐", "롯데마트 통큰갈비 판매, 우연인가 의도인가"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익명을 요청한 롯데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LA 갈비 할인 판매로 한우 농가에 심려를 끼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한우 농가를 힘들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언론 기사로 인해 오해가 생긴 것이라서 억울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롯데마트는 한우, 삼겹살 등 다양한 상품의 할인 행사를 해 왔는데, 보도를 보면 미국산 쇠고기만 할인 행사하는 식으로 오해가 생겼다”며 “이마트, 홈플러스도 미국산 쇠고기 할인을 하고 있는데 롯데마트만 혼내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마트, 홈플러스도 미국산 쇠고기 관련 신문이나 전단 광고를 했는데, 왜 롯데마트 광고만 비판을 받는지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 할인 행사는 구제역이 발생되기 전인 3개월 전부터 준비한 1주일간 단기행사”라며 “고객들과 납품 협력 업체와의 약속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12일까지 행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통큰 LA갈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남호경 한우협회장은 지난 7일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서 “축산 농민들의 애환을 고려해 ‘나름대로 구제역이 안전하다, 괜찮다’고 얘기를 하면서 한우나 우리 축산물을 소비해가는 그런 모습으로 가는 것이 아마 지금 시점에서는 맞는 것 같은데 정말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것 같다”며 “롯데마트는 우리나라 기업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우협회가 “지금의 롯데마트의 그런 부분은 정말 가슴에 담겠다. 앞으로의 추이를 보면서 계획해 나갈 것”이라며 구제역 문제가 일단락되면 롯데마트측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을 방침을 밝힌 것을 의식한 듯 롯데마트는 이번엔 한우 할인행사를 열겠다고 밝혔다.

구제역으로 축산농가가 깊은 시름에 빠진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할인 행사를 열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롯데마트가 이번 행사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실시간으로 트위터에 롯데마트 '통큰갈비'에 대한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미디어오늘 누리집 갈무리

<미디어오늘> 인터넷판 10일자 보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오는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 동안 전 지점에서 50톤 물량의 한우와 200톤 규모의 국내산 돈육 할인판매를 진행한다.

한우는 등심과 채끝(1등급)은 정상가보다 24% 가량 할인된 5700원(100g)에, 국거리·불고기(1등급)는 25% 가량 할인된 2900원(100g)에 판매한다.

국내산 돈육은 돼지 뒷다리살, 등심, 안심 등을 49~58% 할인된 500원(100g)에 판매한다.
소비량이 많은 삼겹살은 100톤 가량 준비해 다음달 5일까지 정상가 대비 34% 할인된 1380원(100g)에 판매할 예정이다.

미국산 LA갈비 할인 행사로 인한 여론의 비난을 의식한 듯 롯데마트는 이번 할인 행사가 평상시 기획행사보다 2~4배 가량 큰 규모로, 기간도 평소보다 3일이 더 길다고 밝혔다.

그러나 물량에서 보면 이번에 할인되는 한우 규모는 미국산 쇠고기보다 훨씬 적은 20% 수준이다. 롯데마트는 미국산 LA갈비 행사를 통해 250톤, 80만명분을 행사 나흘만인 9일까지 거의 모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누리꾼들은 “롯데마트 '통큰한우' 기사. 그런데 어제 이마트에 가보니 이미 같은 가격에 한우가 판매되고 있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싼 가격이 좋지만 한우가격 폭락의 징조가 아닌지 우려된다”, “더 늘려야 사랑받지요”, “병주고 약주냐” 등 ‘뒤늦은 농심달래기’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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