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시민행동, “광주댐 높이기 사업... 결국 4대강 사업" 주장
 "생태공원 및 가사문학의 산지 광주호 일대가 모두 수몰될 것"


이명박 정부의 영산강 사업에 포함된 '광주댐 둑 높이기' 사업이 결국  무등산 가사문학권 일대의 수몰을 가져올 수 있다며 환경단체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의 중단을 촉구하며 환경단체 간부들이 14일째 한강과 낙동강에서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영산강지키기광주전남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5일 오전 광주시 북구 충효동 광주호수생태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어촌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광주댐 둑높이기 사업은 타당성이 결여된 4대강 사업의 일환이며 가사문학의 산실인 광주호 인근의 역사를 수몰시키는 행위”라며 사업철회를 주장했다. (아래 기자회견문 전문 참조)

▲ 영산강지키기광주전남시민행동이 5일 오전 광주시 북구 충효동 광주호수생태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댐 둑 높이기 사업은 4대강 사업의 일환이며 가사문학의 산실인 광주호 인근의 역사를 수몰시키는 행위”라며 사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광주인
시민행동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재 계획대로 광주댐의 둑을 2.6m 높이면, 현재 총 저수량 2만890㎥에서 2만 6,530㎥로 약 25%가 늘어나, 광주호의 평균 수위가 2.57m 높아지게 된다”며 “이로 인해 광주호 일대의 인근도로, 농경지와 함께 호수생태원도 함께 수몰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광주댐 인근은 시가문화권, 가사문화권으로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지난 1976년 광주댐 건설로 인해 이미 한번 자미탄, 노자암, 석병풍과 학산리 마을이 수몰된 바 있다”며 “전승되어온 시와 가사에서 묘사된 역사환경이 파괴되고 그 본연의 모습을 문헌을 통해서만 추측할 수 밖에 없게 된 지금, 둑 높이기 사업으로 그나마 남아있는 역사적 풍경들마저 물에 가라앉을 위기”라고 했다.

▲ 5일 오전 광주시 북구 충효동 광주호수생태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경희 광주환경연합 사무국장이 광주댐 둑 높이기 사업으로 인해 수몰 피해가 예상되는 구역을 사진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광주인
90여개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시민행동은 “가뭄과 홍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지역인 광주호 일대에 둑을 높여 저수량을 늘리는 것은 영산강의 수량확보를 위한 것이며 광주호의 물을 이용해 영산강의 수위를 5m이상으로 상시 유지함으로써 수상 레저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도이며 4대강 사업의 아류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으며 “타당성이 부족한 둑 높이기 사업을 취소하고 4대강 사업도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의장은 즉석연설에서 “광주호수생태원을 위해 153억원의 자금이 투자되었고, 인근의 하수처리장에도 수십억의 세금이 들었는데, 정부는 타당성이 부족한 광주호  둑 높이기 사업을 하겠다고 모든 것을 무용지물로 만들 셈인가”라며 비판했다.

▲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의장이 광주댐 둑 높이기 사업에 의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수위를 삽모양의 자를 이용해 설명하고 있다. ⓒ광주인
기자회견을 마친 후 시민행동은 광주생태공원 일대를 답사하며 정부의 계획대로 광주댐 둑을  높일 경우 수몰예정지점과 예상되는 피해를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한편 이경희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지난 4일 있었던 이만의 환경부 장관의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지역정치인과 시민단체는 애향심이 있는 것인가'라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이명박 정부들어 환경부가 정체성을 잃고 건설교통부의 하위 부처인 것 마냥 행동하고 있다”며 “이 장관은 생태환경을 지키고 보전하는 환경부 고유의 역할을 해낼 생각이 없다면 조용히 물러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부의 4대강 사업은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으나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

“시와 가사 문학의 산실을 광주호 둑높임사업으로 수몰시키지 마라”

MB 4대강사업 중 하나인 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은 전국에 96곳의 저수지의 둑을 높이고 이를 통해 가뭄과 홍수를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표한 4대강사업 마스터플랜에서는 영산강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영산강 수계 14곳, 섬진강 수계 9곳의 댐과 저수지의 둑높이를 1.5m에서 14m까지 높여, 8,000만㎥의 물을 확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영산강의 수량확보를 위해 영산강 본류와 승촌보와 죽산보를 만들어 승촌호, 죽산호를 만드는 것도 부족하여, 영산강 수계의 광주댐을 비롯하여, 장성댐과 나주댐, 왕동저수지 등을 높여 7,000만㎥의 물을 추가 확보하겠다 한다.

광주댐 저수지 증고사업은 현재 보다 2.6m 둑을 높여, 현재 총 저수량 20,890㎥에서 26,530㎥로 약 25%의 추가 저수하여, 광주호의 평균 수심 2.57m가 증가하게 된다.

시와 가사문학의 산실로, 전국 각지에서 탐방객이 줄을 잇는 광주호 일대인 이곳은 광주호 둑높임사업으로 인해 도로, 농경지와 함께 호수생태원도 함께 수몰된다.

현재 농어촌공사에서는 가뭄과 홍수를 대비하기 위해 저수지의 둑을 높인다고 하나 광주호 일대는 가뭄과 홍수 피해가 발생한 지역이 아니다. 본 사업은 영산강 상시 수심을 5m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그리하여 영산강에 배를 띄우고, 영산강에서 수상레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영산강유역의 댐과 저수지에 물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의도인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광주호에 새롭게 취수탑을 설치하고, 현재 둑을 높여 추가로 확보하는 564만㎥의 용수보다 더 많은 820만㎥의 용수를 영산강에 방류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그간 광주호의 물이 부족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것이며, 정부가 둑높임사업의 목적으로 밝히는 가뭄대비가 아님이 드러나는 것이다.

시가문화권, 가사문화권으로써 중요한 이곳은 지난 76년 광주댐 건설로 인해, 자미탄, 노자암, 석병풍과 학산리 마을이 수몰된 바 있다. 광주댐 건설로 인해 역사문화 환경은 파괴되고 그 본연의 모습을 문헌을 통해서만이 유추할 수밖에 없다. 광주댐 건설 40여년이 지난 지금, 시가문화권 일대가 훼손될 위기에 직면해있다. 광주호 둑높이기 사업으로 인해 역사문화 환경은 파괴되고, 현재 남겨진 많은 시와 가사에서의 풍경과 무등산의 문화유적들도 함께 수몰 될 것이다.

그동안 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은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서 수립한 96개소 중 44개소(46%)가 계획 변경을 했을 정도로 계획 당시부터 졸속 추진되고 있으며, 광주댐 바로 인근의 창평면 외동저수지는 지난해 6월 마스터플랜에서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현재는 둑높임사업으로 포함되는 등 타당성이 불분명한 사업들이 합당한 검증 절차도 없이 막무가내로 진행되고 있다.

수상 레저 활동을 위한 영산강 수심 5m 확보를 위해 광주전남 곳곳의 저수지와 댐들의 높이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주민들은 삶터를 잃고 산천 곳곳은 물에 잠길 위기에 있다.

승촌호, 죽산호의 물을 대기 위해 강행되는 저수지 둑높임 사업은 국민의 동의와 주민들의 동의없이 추진되면서 전 산하 곳곳을 파괴하고 환경재앙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농어촌공사는 타당성 없는 4대강사업을 위해 추진하는 둑높이 사업 대신, 기존 저수지의 안정성을 보강하고, 현재 규모에서 저수지의 남는 물을 하천유지용수를 흘려 보내는 방안 등을 모색하여야 한다.

4대강사업과 함께 농어촌공사에서 진행하는 저수지 둑높임사업도 당장 취소할 것을 촉구한다.
2010년 8월 5일

영산강지키기광주전남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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