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원불교 불교 기독교, 전쟁반대 평화 선언
“종교인이 하나 되어 ‘평화의 촛불’을 지피자”

천안함 사태와 남북교류 중단 등 한반도 정세가 대결국면으로 치닫자 이를 우려하는 광주.전남 종교인들이 남북평화선언을 채택하고 구체적인 평화운동에 돌입한다.

기독교, 불교, 원불교 지도자들은 2일 오후 광주 동구 궁동 원불교광주교당에서 ‘한반도 전쟁반대, 6.15선언지지 이행,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광주.전남 종교인 평화선언’을 발표했다. (아래 평화선언 전문 참조)

▲ 광주전남 종교인들이 2일 오후 광주 동구 궁동 원불교광주교당에서 '한반도 전쟁반대, 6.15선언지지 이행,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광주전남 종교인 평화선언'을 하고 있다. ⓒ불교신문 호남지사 제공
이들 종교인들은 평화선언에서 “46명의 아까운 생명을 앗아간 천안함 침몰 사건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한반도를 다시금 위기와 긴장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 출범 후 요원해지기 시작한 남북관계는 금강산과 개성 사업의 중단, 인도적 지원과 교류 협력 등 전분야가 불통되더니 천안함 침몰 사건에 이르러 가장 심각한 수준의 위기와 긴장 상황에 놓여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이들은 “△7월 중 서해에서 예정된 대규모 한미육해공 대잠수함 훈련 및 휴전선 대북심리전용 확성기 설치 반대 △정전 협정을 종전평화협정으로 전환 △천안함 진실규명 등”을 주장했다.

이날 평화선언에는 불교에서는 현지, 법선, 도광, 영신, 도제 스님 등이, 원불교에서는 김주영, 정세환, 하승래 교무 등이, 기독교에서는 김병균, 장헌권, 장관철, 김명성 목사 등이, 시민사회진영에서는 김정길 6.15광주전남 상임대표, 민점기 진보연대 상임대표 등 20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평화선언 기자회견장에는 오병윤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겸 광주 남구 보궐선거 예비후보, 전주연 광주시의원, 최유진 광주 북구 구의원도 기자회견에 동석했다.

▲ 광주전남 종교인들은 이날 평화선언에서 서해한미군사훈련 중단, 평화협정 체결, 천안함 진실규명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를 위한 서명운동과 통일음악제 등을 실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불교신문 호남지사 제공
이날 현지스님은 인사말에서 “광주전남 종교인들이 이렇게 모인 것은 처음 인것 같다”며 “바르고 정직한 사회를 위해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나가자”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전남종교인들과 통일평화단체들은 평화선언 이후 △전쟁반대 천안함진실규명 서명운동 △통일음악제를 펼치고 국회와 정부에 △국정조사 촉구 △평화협정체결 △남북중미 4개국 조사위 수용 등을 촉구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광주지역 통일단체 회원들과 일반시민들로 구성된 '천안함의 진실을 찾는 사람들'은 지난 5월초부터  매주 목.금.토요일에 천안함 진실규명을 위한 촛불집회와 서명운동을 광주 동구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에서 펼쳐오고 있다. 

한반도 전쟁반대, 6.15선언지지 이행,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광주전남 종교인 평화 선언 [전문]


우리 민족의 아물지 않은 상처로 여전히 남아 있는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0년이 지났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전쟁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는 비극이고 아픔입니다. 더욱이 같은 민족이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어야 했던 끔직한 기억은 영영 치유될 수 없는 상처로 우리에게 남아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지난 60년 동안 같은 아픔을 지닌 형제로서 상처를 감싸기 위해 노력하여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46명의 아까운 생명을 앗아간 천안함 침몰 사건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한반도를 다시금 위기와 긴장이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 출범 후 요원해지기 시작한 남북관계는 금강산과 개성 사업의 중단, 인도적 지원과 교류 협력 등 전분야가 불통되더니 천안함 침몰 사건에 이르러 가장 심각한 수준의 위기와 긴장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기억하기조차 무서운 전쟁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우리 모두는 놓여 있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 광주전남 종교인들은 사상과 견해의 차이를 넘어 종교적 양심에 기인하여 다음과 같은 선언을 하고자 합니다.

하나, 우리는 한반도를 둘러싼 그 어떠한 전쟁의 기운도 반대합니다.
7월 중 항공모함이 포함된 대규모 한미 육해공 대잠 군사 훈련이 서해에서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지난 10년의 화해와 협력으로 사라졌던 남북 심리전이 재개된다고 하며, 그 일환으로 확성기를 설치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대결은 또 다른 대결을 부를 뿐입니다. 우리는 한반도를 둘러싼 그 어떤 세력의 대결적 군사 행위 일체를 반대하며, 그러한 군사행위를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하나, 다시 6.15로 돌아가야 합니다.
6.15남북 공동선언은 그 정치적 의미를 차치하고서라도 지난 60년간 평화를 사랑하고 통일을 염원한 민족 구성원의 귀한 마음의 결정체입니다. 6.15공동선언은 통일 한반도로 나아가기 위한 계획서인 동시에 우리민족의 바람이 담긴 귀중한 선언입니다. 최근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다시 6.15선언의 초심으로 돌아가 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 실현을 위한길은 평화협정 체결에 있습니다.
앞서 밝혔듯이 현재의 남북관계를 돌이키기 어려운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상황인 것입니다. 남북대결 상황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한국전쟁과 같은 민족의 불행이 또 다시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 위기의 시점에서 한반도의 평화 실현을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전 협정을 종전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휴전상황을 종전평화상황으로 전환하고 분단의 원인 제공자인 외세를 배제한 우리 민족의 문제인 통일을 우리 민족 주체들끼리 논의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지금 우리에게 닥친 한반도 위기의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하나, 끝으로 천안함 침몰에 대한 진실을 규명되어야 합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조사는 조사단의 구성에서부터 의구심을 받아 왔으며, 합조단의 발표에 대한 이견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사단의 지목 당사자인 북에서 합동 조사를 요구하였고 중국 역시 진실 규명을 위한 남, 북, 미, 중의 4개국 조사위를 제안하였으며 미국 역시 4개국 조사위를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4개국 조사위를 받아들여 천안함 침몰에 대한 일말의 의혹도 남김없이 풀어 명명백백한 진실을 규명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또한 현재 국회에서 진행 중인 대북제재안 채택은 천안한 진실 규명 이후에 진행되어야 하며, 아울러 천안함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참여연대와 평통사 등에게 가해지는 테러에 가까운 비난과 탄압 역시 우리는 분명히 반대하며 참여연대와평통사 등에 대한 탄압과 비난은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지나간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같은 잘못을 반복한다면 그것은 역사의 정방향을 거스르는 위험하고 어리석인 일임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60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위기에 처한 한반도의 아픔을 느끼며, 우리 광주전남 종교인들은 역사의 교훈을 외면하는 어리석음이 이 땅에서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 사회의 평화와 남북의 화해를 도모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을 겸허한 마음으로 다짐합니다.
2010년 7월 2일

한반도 전쟁반대, 6.15선언지지 이행,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광주전남 종교인 평화선언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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