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주교회의 이어 종교계 적극 반대 입장 표명 

지난 2008년과 2009년 4대강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는 불교계에서 최근 이명박 정부가 적극적인 4대강 사업 홍보에 나서자 재차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환경위원회(위원장 주경스님)는 2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분과회의실에서 제4기 환경위원회 제6차 회의를 열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채택하기로 결의했다.

조계종 환경위는 조계종의 환경 총괄기구이다. 조계종 환경위는 이날 채택한 성명에서 "개발이익이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평화로웠던 주민의 지역공동체를 붕괴시키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불필요한 대규모의 토목공사를 강행하며 활발하게 살아있는 강을 도리어 죽이고 있다"며 "국토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대동맥과 대정맥에 해당하는 4대강을 국민적 합의와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진행하는 정부주도의 일방적인 공사는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원회가 25일 오후 회의를 열어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을 논의하고 있다. ⓒ조계종 환경위

조계종 환경위는 "지금 멈추지 않고 공사를 계속한다면 국토의 생명력을 끊고, 역사문화유산을 송두리째 훼손하고 파괴하는 대재앙을 부르게 된다는 것을 현 정부는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아울러 정치적 목적과 이기적 탐욕의 무한한 추구는 결국 이 땅을 사는 사람들과 이 나라의 미래를 파멸로 이끄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환경위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중단해야 하며 △수질개선과 홍수예방, 수량 확보 등을 위하여 지류의 수질을 먼저 개선하고, 이후에 본류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국토의 근간을 뒤흔들 대규모 국책 사업인 4대강 사업을 임기 내 완공하려는 욕망을 버리고, 국민과 자연, 생명 모두를 살리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라고 촉구했다.

조계종 환경위 관계자는 "환경 총괄기구인 환경위의 입장이 나온 만큼 향후 조계종 전체 입장을 정리할 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조계종 환경위원회가 25일 오후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성명서>
생명의 근원인 강을 파괴하는 4대강사업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의 국토를 흐르는 4대강과 자연은 파괴와 소멸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곳에 의지해서 살아온 이 땅의 무수한 생명들도 죽음과 멸종의 고난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경제 살리기를 주요공약으로 정권을 창출한 이명박 정부는 허울 좋은 녹색성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녹색성장의 하나로 포장한 '4대강 살리기'라는 미명하에 우리 국토 전체의 생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개발이익이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평화로웠던 주민의 지역공동체를 붕괴시키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불필요(不必要)한 대규모의 토목공사를 강행(强行)하며 활발(活潑)하게 살아있는 강을 도리어 죽이고 있습니다.

수 만년을 거쳐 바람과 물, 뭇 생명들이 이루어놓은 대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파괴하고, 강과 함께 숱한 생명들을 이 땅에서 죽이는 일이 바로 '4대강 살리기' 공사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4대강은 죽음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덮이고, 보로 막혀서 죽어가는 강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흘러온 자연 그대로 뭇생명이 살아가는 물과 그 흐름이 살아 숨 쉬는 강이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4대강은 국토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대동맥과 대정맥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생명의 근원인 강을 국민적 합의, 그리고 적법한 절차와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진행하는 정부주도의 일방적인 공사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지금 멈추지 않고 공사를 계속한다면 국토의 생명력을 끊고, 역사문화유산을 송두리째 훼손하고 파괴하는 대재앙을 부르게 된다는 것을 현 정부는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울러 정치적 목적과 이기적 탐욕의 무한한 추구는 결국 이 땅을 사는 사람들과 이 나라의 미래를 파멸로 이끄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의 환경활동을 총괄하는 본 위원회는 환경파괴, 생물종 사멸, 문화유산의 상실 등의 국가적 대재앙을 우려하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전면 재검토와 중단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이 국토와 4대강, 그리고 그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많은 생명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구도를 향한 수행자의 치열한 자세로 나설 것을 천명하며 아래와 같은 결연한 입장을 밝힙니다.

하나, 국민적 합의, 적법한 절차, 충분한 사전조사와 준비 없이 진행한 4대강사업은 국토와 환경을 파괴할 뿐이다. 이에 정부는 뭇 생명의 생존을 위협하는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수질개선과 홍수예방, 수량 확보 등을 위하여 지류의 수질을 먼저 개선하고, 이후에 본류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라.

하나, 국토의 근간을 뒤흔들 대규모 국책 사업인 4대강 사업을 임기 내 완공하려는 욕망을 버리고, 국민과 자연, 생명 모두를 살리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라.

불기2554(2010)년 3월 25일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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