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2주년 기념식', 각계 100여 명..정부에 이행 거듭 촉구

"북핵 문제의 해결은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이 아니라 6.15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이다."

10.4 남북정상선언 2주년을 앞둔 28일 오후 1시, 서울 종로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10.4남북정상선언 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밝힌 '그랜드 바겐'이 선핵폐기 원칙으로 한 비현실적인 제안이라면서 10.4선언의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 28일 오후 1시, 서울 종로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10.4남북정상선언 2주년 기념식'에 참가한 각계인사들이 기념식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가장 먼저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은 2005년 9.19공동성명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남과 북은 공히 10.4정상선언 4항에 적시된 바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9.19공동성명과 2.13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한 합의를 그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재정 10.4남북정상선언 기념위원회 위원장은 "최근에 이명박 대통령이 '그랜드 바겐'을 제안하기도 하였지만, 여전히 선핵폐기에 따른 '비핵개방3000'의 연장선 하에 있으며 북미관계 개선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지 않을지 우려스럽다"며 "다른 길은 없다. 6.15, 10.4선언을 존중하고 실천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별도의 인사말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그랜드 바겐'은 무엇이 그랜드이고, 무엇이 바겐인지 알 수가 없다"며 강하게 비판하고는 "10.4선언이 내걸었던 종전의 남북 평화체제 마련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를 남북 간에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야 4당 대표들도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김상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도 "'그랜드 바겐'이라는 것이 특별히 새로운 것도 아니거니와 실은 우리가 '대타협'이라고 불렀던 '포괄적 협상'의 내용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잘 닦여져 있는 큰 길을 일부러 제쳐놓고, 정확한 나침반이나 지도도 없이 자신만 아는 새 길이 숨어있다고 믿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축사차 참석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역시 "이명박 대통령은 '포장만 화려한 선물꾸러미'라고 할 수 있는, '그랜드 바겐'을 북핵 해법으로 제시하였다. 이 같은 제안은 실패한 구호인 '선핵폐기'만 외치는 고장난 레코더와 같다"며 10.4선언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도 "이해당사자 간의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는 이때,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 문제의 당당한 일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집을 버리고 조건 없는 대화,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의 '그랜드 바겐' 구상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 참가자들은 10,4남북정상선언 2주년 결의문을 통해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합의사항의 이행을 위한 당국자 간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역시 "이명박 정부는 그랜드 바겐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그랜드 리턴(return)'을 해야 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6.15선언과 10.4선언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정부에 "10.4남북정상선언에서 밝힌 남북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실천적 합의들을 구체적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특히 자유로운 민간교류를 허용하고, 이미 남북이 합의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의 활성화를 위한 조치를 조속히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상근 상임대표는 "정부에게 민간교류에 대한 사시의 눈길을 거두어줄 것을 요구한다"며 "민간교류를 제한하고 민간의 남북관계를 축소시키는 것은 결국 민족공동체의 생명선을 압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끝으로 "정부는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합의사항의 이행을 위한 당국자 간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야 할 것이며, 3차 남북정상회담 등 최고위급 대화에 대한 결단을 통해 당사자로서 한반도의 새로운 질서를 주도해 나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 이날 기념식에는 정세현.이종석.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야4당 대표,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백낙청 명예대표.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등 각계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날 기념식에는 정세현.이종석.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이해찬 전 국무총리.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장하진 전 여성부 장관 등 참여정부 각료들, 정세균.강기갑.노회찬.문국현 야4당 대표,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백낙청 명예대표.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이해동 목사 등 각계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어 열리는 학술회의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제1세션의 사회를 맡고 '남북정상회담과 지도자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 등이 발표자로,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 고유환 동국대 교수, 고경빈 전 통일부 정책홍보실장이 토론자로 참석한다.

제2세션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사회로 '10.4선언의 주역, 미래를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말한다'는 주제 하에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실장, 안병욱 진실화해위원장,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 비서관이 토론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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