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표 면담에서 "연안호, 안전상 절차 따라 시일 걸릴 뿐"

▲ 민주당 정세균대표와 '특사 조의방문단' 단장으로 방남했던 김기남 북 노동당 비서가 면담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민주당]

"부시와 달라야 하는데 오바마 정부가 행동이 없어서 유감이다."
'특사 조의방문단' 단장으로 방남했던 김기남 북 노동당 비서가 지난 22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만나 "미국과의 관계 역시 새 정부에 기대가 있었다. 문제는 정책이 행동으로 구현되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토로했다. 만남에 배석했던 강기정 비서실장이 24일 오후 밝혔다.

강 실장에 따르면, "이전 정부(부시정부)의 성격이 지금은 유지되고 있으나 이후 자신의 특유의 색깔을 낼 것으로 본다. 인내심을 갖고 미국과 대화해 달라"는 정 대표의 당부에 김 비서가 이같이 답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9일(현지시간) 김명길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공사를 만난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북한은 미국과 직접대화를 원하고 있다며 "다음의 조치는 (미) 정부가 어떤 식으로 대화를 재개할지에 대한 결정"이며 "북한은 2명의 미국인을 석방했고, 상응하는 조치를 원하고 있다"고 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정은 회장이 북측과 합의하고 돌아온 5개항과 관련, 김 비서는 "새로운 국면 조성으로 국방위원장이 현회장을 만나서 현안 문제를 풀어주셨고 이를 통해 분위기를 호전시켰다"면서 "개성공단이나 이산가족 문제는 이미 6.15 10.4 선언에 밝혀진 것이고 문제될 것이 하나도 없다"고 확인했다.

김 비서는 또 "연안호 문제는 안전상 절차에 따라 시일이 걸릴 뿐이다"라며, 조만간 돌려보낼 뜻을 내비쳤다.

"조문단의 명칭이 특사이어서 좋다"는 정 대표의 평가에, 김 비서는 "국방위원장님이 특사 명칭을 달아줘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 주셨다"면서 "오늘이라도 (청와대 회동이) 실현되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진통을 겪었던 청와대 예방 문제는 23일 오전 9시부터 30분간 해외 조문사절 접견의 일환으로 성사된 바 있다.

▲ 30분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이뤄진 이날 면담에는 북측에서 김기남 당 비서, 원동연 아태 실장, 리현 아태 참사가 배석했으며, 민주당 측에서는 정세균 대표 외에 강기정 비서실장, 전병헌 전략기획위원장이 배석했다. [사진제공-민주당]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훌륭한 분을 잃었다"고 거듭 애석해 했다.

"역사에 많은 업적을 남기신 분이다. 그동안 시련도 많았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민족의 얼을 지키는 훌륭한 분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김대중 대통령을 도와 고생을 많이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생전에도 그렇고 죽음을 통해서까지 유지를 남기고 있다. 그 뜻을 받들어 민족의 단합, 북남관계의 개선, 민족의 단합이 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받는 우리이기 때문에 큰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 비서는 나아가 "민주당도 그런 일을 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대했다고 강기정 비서실장은 전했다.

이틀이 지나 면담결과를 공개한 배경에 대해, 전병헌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일차적으로 비공개 회동이라는 점에서 통일부 측에서 협조 요청을 했고", "혹시라도 북측 특사 조문단이 우리 정부 측 대표와의 회담, 그리고 대통령과의 면담에 혹시라도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고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왼쪽에서부터 강기정 의원, 원동연 아태 실장, 정세균 대표, 김기남 비서, 전병헌 의원, 리현 아태 참사.[사진제공-민주당]
아울러 그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번 조문 일정과 관련해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과 철학을 온전히 계승 발전 시켜야 할 책임 있는 정치적 계승자이자 정치적 상주로서 김대중 대통령의 추모 행사 이외에 다른 부분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도 당일 발표하지 않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22일 오전 9시15분부터 30분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이뤄진 이날 면담에는 북측에서 김기남 당 비서, 원동연 아태 실장, 리현 아태 참사가 배석했으며, 민주당 측에서는 정세균 대표 외에 강기정 비서실장, 전병헌 전략기획위원장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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