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8인 박광태 시장 등 ‘10인 대책위’ 
  다음달 15일까지 ‘시민의 뜻’에 따라 결정키로 
  문광부. 5월 단체. 정치권 ‘오월동주’ 공동운명

옛 전남도청 별관문제가 결국 정치권으로 넘어가면서 해결의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3일 저녁 9시 광주지역 국회의원과 박광태 광주시장, 강박원 시의회 의장 등 지역 정치권은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호텔에서 만나 해결방안을 모색한 결과 ‘10인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다음달 15일까지 결론을 내기로 하는 등 5개 사항을 내놓았다. (아래 합의사항 참조)

▲ 조영택 의원(왼쪽), 박광태 광주시장(가운데), 강박원 광주시의회 의장이 3일 저녁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호텔에서 옛 전남도청 별관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정치권의 합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인
이들은 2시간 30여분 동안 협의한 결과 “△10인 대책위원회 구성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측과 관련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시민의 뜻을 따라 결정 △활동기간은 7월15일까지 △조영택 의원, 박광태 시장, 강박원 시의회 의장 3인을 간사위원 선임”이라는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합의사항을 발표한 박 시장은 “내일부터 세 사람(간사 3인)이 양측을 접촉하여 의견수렴과 설득 이해시켜 답을 찾겠다”며 “가장 좋은 답은 양측이 대책위원회에 위임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또 위임여부에 대해 “안하면 안하는 대로, 해주면 해주는 대로 방법을 찾겠다”고 밝혀 적극적인 문제해결 의지를 보였다.

이어 박 시장은 ‘시민의견 수렴’ 방법으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의견수렴을 위해 전문가 자문과 토론, 여론조사 등을 통해 최대한 양측의 의견과 시민의 뜻을 존중하여 합리적인 방안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 박광태 광주시장(맨 앞)이 3일 저녁 9시부터 2시간 30 동안 열린 옛 전남도청 별관문제 해결을 위한 광주출신 국회의원 7명과 강박원 시의회 의장 등 9명과 협의를 마친 후 합의사항을 발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광주인
활동기간을 7월15일로 확정한 것에 대해 박 시장은 “최대한 빠른 기간 안에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더 이상 지연되면 안 된다’는 시민들의 여론과 명령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논의에는 박주선. 조영택. 김영진. 강기정. 김재균. 김동철. 이용섭 의원.박광태 광주시장. 강박원 광주시의회 의장, 최협 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장 등 10명이 참석했으며 강운태 의원은 제외됐다. 

장시간 논의를 한 이유에 대해 “모든 참석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어떤 방식을 통해 시민의 공감을 얻는 해결방식과 절차를 마련할 것이냐를 두고 시간이 소요됐다”고 조영택 의원이 설명했다.

이처럼 지역 정치권이 ‘한시적 대책위 구성’을 통해 해결의지를 보임에 따라 옛 전남도청 별관 문제는 최대의 분수령을 맞으며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농성장 공권력 투입 등 강제철거도 대책위 활동기간 안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합의사항에 대해 보존을 주장하며 농성 중인 5.18 유족회와 5.18구속부상자회측은 4일 오전 내부 논의를 거쳐 오후에 기자간담회에서 공식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철거를 주장해온 5.18구속부상자회는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합의 의중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신발이 닳도록 뛸까?' 옛 전남도청 별관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정치권이 3일 저녁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호텔에서 협의를 하는 동안 이들의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광주인
문화관광체육부도 지역정치권이 중재안을 마련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이 약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나 위임여부는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처럼 옛 전남도청 별관 존치문제는 시민들의 대의기관인 지역정치권으로 공이 넘어가면서 어떤 식으로든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 갈 것으로 기대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그러나 만약 대책위 활동기간 동안 문제해결방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에는 ‘철거론’이 급격하게 힘을 받으며, 법적 강제 조치 등으로 이어지면서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5월단체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여론이 더욱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정치권도 대의정치 조정기능 상실에 따른 ‘무능한 정치권’이라는 따가운 비판여론이 일며 후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5월 단체와 문광부, 그리고 지역정치권은 이제 옛 전남도청 별관 문제 해결에서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운명의 배에 공동 승선한 형국이다. 5.18광주의 상징 옛 전남도청이 다시 운명의 기로에 서 있다. 문제는 시민여론의 향배다.

 [10인 대책위 합의사항 전문]

합 의 사 항

1. 구 도청 문제 해결을 위해 광주지역 국회의원 8인과 박광태 광주시장, 강박원 광주시의회 의장이 참여하는 10인 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

2.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정부측과 관련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다.

3. 해결 방향은 시민의 뜻을 따라 결정한다.

4. 활동기간은 7월 15일까지로 하여 결론을 내린다.

5. 이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조영택 국회의원, 박광태 광주시장, 강박원 광주시의회 의장을 3인 간사위원으로 정한다.
2009년 6월 3일

<참석자>
박주선 국회의원, 조영택 국회의원, 김영진 국회의원, 강기정 국회의원, 김재균 국회의원, 김동철 국회의원, 이용섭 국회의원, 박광태 광주광역시장, 강박원 광주광역시 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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