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180개 단체, 이명박 정부에 재검토 촉구 
사회단체, ‘경쟁에서 협동으로’, ‘차별에서 지원으로’


‘경쟁에서 협동으로’, ‘차별에서 지원으로’, ‘자본에서 인간으로’. 지난 1986년 5월10일 광주Y교육선언 이후 23년 만에 또 다시 광주전남교육선언이 발표돼 현 정부의 교육정책 대전환과 시민사회단체의 성찰을 통한 새로운 대안교육을 선언했다.

21일 오전 광주 금남로 와이엠시에이 무진관에서 광주전남지역 180개 시민사회단체 정당이 참여한 가운데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 전면 전환과 대안마련을 위한 2009 광주.전남 교육선언’을 발표했다. (아래 교육선언문 전문 참조)

▲ 광주전남지역 180개 교육시민사회단체 대표와 회원들이 '2009 광주전남교육선언'을 21일 오전 광주와이엠시에이 무진관에서 발표하고 있다. ⓒ광주인
▲ 교육선언 참가자들이 '차별에서 지원으로', '자본에서 인간으로'로 교육정책을 전환 할 것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인
이날 참여단체들은 교육선언에서 “최근 우리교육은 경쟁을 부추기며 아이들을 이기심과 탐욕의 노예로 만드는 잘못된 교육관과 공교육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며 “학생·학부모는 경쟁강화교육으로 부담과 교육적 가치·소신을 지키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개탄했다.

이어 광주.전남교육 현실에 대해 “무너져가는 농산어촌 교육, 속수무책인 소규모 학교, 초법적 교육권력을 휘두르며 비리를 저지르고 교육청의 시정요구에 코웃음을 치는 사학재단, 효율성과 경제논리로 피폐해지는 특수교육, 학생인권은 안중에도 없는 교육풍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는 옛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자율’과 ‘책임’ 이라는 허명 아래 자율형사립고, 일제고사, 3불폐지, 국제중, 영어몰입교육, 역사교과서 왜곡, 일제고사 관련 교사 파면 해임 등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험한 경쟁의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위협적 조치”라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 광주지역 개혁진보단체 대표들이 2009광주전남교육선언에 참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민점기 광주전남진보연대 대표, 정해숙 전 전교조 위원장,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윤봉근 광주시교육위원. ⓒ광주인
▲ 광주전남 교육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회원들이 21일 광주전남교육선언에 참여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홍성봉 전교조 전남지부장, 윤영조 전교조광주지부장. ⓒ광주인
참여단체들은 또 “한국 교육의 희망을 되살리기 위해 상상력과 비젼, 새로운 가능성을 위해 △경쟁차별교육정책 폐기 △민주적 가치를 위한 교육의 자율성·중립성 보장 △교사에게 교육과정의 운영권과 평가권한 부여 △교육행정체제 지시감독에서 현장지원협력체제로 개선”을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는 시장과 상품이 될 수 없다”며 “이명박 정부가 교육의 근본적 가치와 철학을 되찾아 ‘경쟁에서 협동으로’, ‘차별에서 지원으로’, ‘자본에서 인간으로’ 교육정책을 전면 수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참여단체는 “이제 우리는 미래를 향해 가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낡은 과거의 틀 속에 가두려는 교육정책과 교육현실을 뛰어넘기 위한 새로운 성찰과 모색을 시작 한다”며 “사랑과 나눔 그리고 배려, 협력과 민주주의 가치를 깨닫는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시작 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23년 만에 발표된 ‘2009 광주.전남 교육선언’은 현재 위기에 처한 교육현실을 직시하고 개혁진보진영 스스로 새로운 대안모색을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오종렬 전 전교조 위원장(현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앞줄에서 두번째)이 '경쟁에서 협동으로'가 써진 대형 풍선막대에 풍선을 넣고 있다. ⓒ광주인
▲ 참가단체 대표들이 교육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인
따라서 광주전남 교육현장에 현안으로 부각된 조선대학교 법인정상화, 자율형 사립고, 학생인권 보장, 일제고사, 정광고 학원 비리척결 등 사립학교 투명경영, 그리고 2010년 교육감 선거 등에 공동대처해 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시·도민 직접선거에 의한 교육감 선출을 앞두고 이들 참여단체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된다. 이처럼 이날 교육선언은 광주전남교육운동사에서 ‘참교육을 향한 새로운 항해’를 대외적으로 천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1년이라는 짧지 않는 기간 동안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시·도민들과 어떻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어떤 후보를 발굴할 것인지 여부다.

[선언문 전문]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 전면 전환과 대안 마련을 위한 2009 광주·전남 교육선언
'경쟁에서 협동으로! 차별에서 지원으로!'


최근 우리 교육은 경쟁을 부추기며 아이들을 이기심과 탐욕의 노예로 만드는 잘못된 교육관과 교육정책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시장의 논리를 쫓아가는 교육정책은 말할 것도 없고, 교과서와 교육과정, 학교운영 시스템 모두가 일제 강점기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을 들게 할 정도이다. 학생, 학부모는 경쟁 강화 교육으로 인한 부담에 짓눌리고 교사들 또한 교육적 가치와 소신을 지키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무너져가는 농산어촌 교육, 통합에 속수무책인 소규모 학교, 초법적 교육 권력을 휘두르며 비리를 저지르고 교육청의 시정요구에 코웃음을 치는 사학재단, 효율성과 경제 논리로 피폐해지는 특수 교육, 성적에 눈이 멀어 학생인권은 안중에도 없는 교육풍토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육적 배려는 점점 옛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자율’과 ‘책임’이라는 허명 아래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15공교육파괴조치, 자율형사립고, 일제고사, 3불 폐지, 국제중학교, 영어몰입교육, 역사교과서 왜곡, 일제고사 관련 교사 파면‧해임은 그 전개와 결말이 어떠하리라는 점이 너무나 자명하다.

이미 충분히 경쟁적인 체제 위에 기반하고 있는 현재의 교육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 같은 정책을 무분별하게 도입하는 것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처지를 더욱 위험한 경쟁의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위협적인 조치일 뿐이다.

현재 우리가 허비하고 있는 20조 9천억 원이라는 거대한 규모의 사교육비는 미래의 교육을 질곡으로 이끌게 하는 독약과도 같다. 정부는 현 교육정책이 이런 독약이 더욱 광범위하게 사용되도록 불안한 환경을 만드는 짓임을 자각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교육을 통하여 행복해지는 것은 그들의 권리이자 어른들의 의무이다.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은 평화와 공존, 협동과 창의성을 익히며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야 한다.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듯, 우리 학생들 모두는 소중한 인격체이다. 각자의 자존감을 바탕으로 급우들을 존중하고 협동하면서 배우고 익히는 삶을 체득해 나갈 때, 우리 사회는 건강하게 발전할 것이다.  우리는 선택된 소수를 위한 특별한 학교가 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개념의 교육, 새로운 형태의 학교를 설계하려면 낡은 굴레를 떨치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다. 차별 교육과 경쟁주의로 무너져가는 교육현실 속에서, 한국 교육의 희망을 되살리기 위한 상상력과 비전,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실천 전략을 가꾸어나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학교다양화, 자율화의 미명하에 경쟁을 강요하고 차별을 조장하는 교육정책은 폐기되어야 한다.
둘째, 교육을 통해 민주적 가치를 확립할 수 있도록 교육의 자율성과 중립성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보장되어야 한다.
셋째, 학교를 국가통제권에 묶어두려는 발상을 버리고 교사에게 교육과정의 운영권과 평가권을 돌려주어야 한다.
넷째, 교육행정 체제는 지시 감독 위주의 관료적인 틀에서 벗어나 현장을 지원하고 협력하는 체제로 개선해야 한다.

학교는 시장이 될 수 없으며 교육은 상품이 될 수 없다. 다시 한 번 교육 당국의 각성을 촉구하며, 이명박 정부가 교육의 근본적 가치와 철학을 되찾아 ‘경쟁에서 협동으로’, ‘차별에서 지원으로’ ‘자본에서 인간으로’ 교육정책의 방향을 전면 수정할 것을 요구한다.

이제 우리는, 미래를 향해 가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낡은 과거의 틀 속에 가두려 는 교육정책과 교육현실을 뛰어넘기 위한 새로운 성찰과 모색을 시작한다. 우리 교육을 좀 더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대안을 설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미움과 질시와 탐욕이 아닌 사랑과 나눔과 배려를 가르치는 교육, 경쟁을 넘어서 협력의 소중함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시작한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신들의 무능력과 준비 부족을 솔직히 인정하고, 교육정책의 기본 틀을 전면 재검토하라. 이것이 시대와 역사가 우리에게 부여한 시대정신이고 우리 아이들과 국민들이 행복해 지는 길이며, 교육을 통해 이 나라가 전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선언한다.
2009년 5월 21일

2009 광주·전남교육선언 참가자 일동

참가 단체
강진진보연대[공무원노조/강진의료원노조/전교조/덤프연대/강진사랑시민회의/현대차서비스노조/강진민족문화발전협의회/상용직노조/농민회],강진사랑시민회의,광주기독교NCC,광주시민센터,광양환경운동연합,광양YMCA,광양YWCA,광양참여연대,광주경제정의실천연합,광주여성회(준),광주YMCA,광주YWCA,광주여성민우회,광주여성의전화,광주여성장애인연대,광주장애인총연합회,광주장애인가족복지회,광주장애인교육권연대,광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광주광역시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광주전남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광주전남문화연대,광주전남청년단체협의회,(사)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광주전남총학생회연합,광주전남추모연대,광주전남가톨릭지역아동센타공부방협의회,(사)광주전남행복발전소,광주인권운동센타,광주여성노동자회,광주노동자문예운동연합,광주노점상연합회,광주환경운동연합,광주흥사단,광양진보연대[민노총광양지부/민노당/어민회/햇살(청년회)/생협(개인)/장애인학부모회(개인)]교육문화공동체결,구례참여자치연대,나주진보연대[전공노나주지부/전교조/건설기계노조/나주교통노조/민주연합노조/농민회/민주노동당],나주사랑시민회,누리문화재단,남북공동선언광주전남실천연대,노동실업광주센타,목포YMCA,목포YWCA,천주교정의구현목포연합,목포지방자치시민연대,(사)목포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목포KYC,목포환경운동연합,민예총목포지부,무안민중연대[농민회/전교조/농협노조/공무원노조/사회보험노조/민노당/여성농민회],민주노동자전국회의광주전남지역본부,6.15시대길동무‘새날’,(사)목포포럼,목포신안민중연대[민주노총서남지구협/서남지역일반노조/민노당/시립도서관노조/철도노조목포승무지부/사회보험노조/민공노목포/민공노신안/목포의료원노조/KC노조/KT노조/KBS노조/MBC노조/참여와통일로가는목포시민연대/전교조/반미여성회/목포농아원노조/보터한라노조/사회연대연금노조/건약목포지부/해양대총학생회],(사)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미래를여는공동체,민교협광주전남지부,민주노동당광주시당,민주노동당전남도당,민족민주열사추모단체광주전남연대회의,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주노총광주본부,민주노총전남본부,보육노조광주전남지부,반미여성회광주지역본부,보성환경운동연합,(사)빛고을미래사회연구원,비정규교수노조전남대분회,시민생활환경회의,신안포럼,순천교육공동체시민회의,순천YMCA,순천YWCA,순천환경운동연합,순천진보연대[민주노총순천시지부/민노당/농민회/여성농민회/순천청년회/순천청년연대/두엄자리/농협노조/공무원노조],실로암사람들,오방장애인자립생활센터,원불교광주전남교구,여수환경운동연합,여수YWCA,여수YMCA,(사)여수시민협,여수진보연대[민주노총여수시지부/민노당/여수사랑청년회/여산노회/민예총],우리농촌살리기천주교광주대교구본부,우리밀살리기운동광주전남본부,월드비전광주전남본부,장애우인권문제연구소광주지소,은빛참교사회,장흥환경운동연합,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전교조광주지부,전교조전남지부,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남연합,전국농민회총연맹광주전남연맹,전국공무원노조전남본부,전국민주공무원노조전남본부,전국민주공무원노조광주본부,전남KYC,진보신당광주시당,진도사랑연대회의,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광주지부,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전남지부,참여연대완도시민회의,참여자치고흥군민연대,청소년폭력예방재단광주지부,청소년회복센터,틔움복지센터,한마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학벌없는사회광주모임(준),한국노인의전화광주전남지회,화순YMCA,화순진보연대[농민회/민노당/화순청년회/참교육학부모회/전교조/사회보험노조/덤프연대/성진레미콘노조/KT노조],희망해남21,해남YMCA,해남민중연대(준)[농민회/공무원노조/해남사랑청년회/민노당/건설기계노조/전교조/버스노조/전기원노조/사회보험노조/농협노조],icoop빛고을소비자생활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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