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들, 별관에 장미꽃 달며 ‘보존’ 염원 
 진보연대, ‘장미연대’로 ‘사회적 합의’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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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초등학생이 옛 전남도청별관을 보존을 바라며 장미꽃을 달고 있다.ⓒ광주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을 이유로 철거 위기에 놓인 옛 전남도청 별관이 25일 장미꽃으로 뒤덮였다. 지난해 6월 23일 5.18단체 농성 이후 10개월 만에 광주시민들이 옛 전남도청을 자발적으로 찾아와 ‘뜨거운 포옹’으로 어깨동무를 한 것.

광주전남진보연대(상임대표 민점기)와 민주노총 그리고 사회단체 회원 및 시민 300여명은 이날 오후 4시 광주시 동구 광산동 옛 전남도청 앞에서 ‘5.18 사적지 구 도청 보존을 위한 1차 시민 결의대회’를 갖고 ‘인간띠잇기’와 ‘장미달기’를 펼치며 본격적인 보존운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집회에서 “1980년 5.18민중항쟁의 역사적 사적지이자 한국 민주주의 상징인 옛 전남도청을 지키는 것은 광주시민들의 당연한 의무이자 도리”라며 “그 어떤 명분과 경제적 이익으로 치장해도 5.18당시 목숨을 걸고 싸운 민주화의 성지를 허물 수 없다”고 철거반대를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옛 전남도청 별관 앞마당에서 ‘인간띠잇기’를 한 후 별관외벽을 둘러싸고 있는 검정천막에 ‘장미꽃’을 달았다. ‘장미꽃 달기’에는 어린이에서부터 대학생, 주부, 70대 노인들까지 참여하여 약 20여분동안 감동의 장면을 연출했다.

엄마와 함께 아이들이 옛 전남도청 별관에 장미꽃을 달고 있다. ⓒ광주인


70대 할아버지도 별관 보존을 염원하며 장미 두송이를 달아매고 있다. ⓒ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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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5살 어린이는 엄마의 손을 잡고, 청년 학생들은 친구 연인들과 함께 삼삼오오 꽃을 달면서 ‘옛 전남도청 지키기’에 뜻을 보탰다. 이날 ‘인간띠잇기’와 ‘장미달기’를 통한 시민들의 옛 전남도청별관 보존운동 참여는 올해 2월17일 이른바 ‘박주선 중재안 합의파동’에 따라 5.18구속부상자회(회장 양희승)가 철수하고, 5.18유족회(회장 정수만)와 5.18부상자회(회장 신경진)만이 농성을 이어온 이후 사실상 ‘첫 만남’이다.

이로써 옛 전남도청지키기운동은 5.18 당사자들만의 문제에서 광주시민과 전국민의 이슈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농성 중인 5.18단체 40대 후반의 한 회원은 “시민들의 장미꽃 달기를 바라보며 별관을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더욱 갖게 됐다”며 “옛전남도청 별관 보존운동을 광주시민과 전국민과 함께하기 위해 5.18단체가 ‘환골탈태’하여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을 바라는 시민들이 인간띠잇기 행사를 하고 있다. ⓒ광주인

광주전남진보연대도 이날 이른바 ‘장미포옹’을 시작으로 ‘옛 전남도청지키기운동’이 광주.전남 시도민과 전국민이 평화적으로 뜻을 모아 ‘사회적 합의’에 따라 역사유적지가 꼭 원형보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진보연대는 다음달 9일 ‘2차 시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지난 24일 무산된 법원의 1차 강제집행이 오는 28일 2차 강행 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5.18 단체는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협조한다”는 원칙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나 ‘4월안 농성장 철거’에 따른 ‘공권력 투입설’이 나도는 등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현재 5.18 단체는 문화도시추진단이 법원에 신청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지난 21일부터 하루 200만원(정수만. 신경진 회장. 유족회. 부상자회 각각 50만원 부과)의 채무액이 부과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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