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혁신, 참여 주제로 조성…예산 800만원 절감

흔히 대학 본부하면 행정기관 특유의 권위와 딱딱함이 베어있다고 느끼기 십상. 그러나 네모반듯한 오래된 직사각형 건물에 디자인이라는 부드러운 숨결을 불어넣으면 딱딱했던 대학 본부가 구성원들에게 보다 가깝고 편하게, 그리고 거리낌 없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된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전남대학교 재정관리본부가 딱딱하고 칙칙한 사무공간 개념을 탈피해 구성원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건축학과 오세규 교수가 디자인 컨설팅을 의뢰, 감각적인 디자인과 함께 사무비품 구성을 단순화하면서 기존 사무실 조성 비용에 비해 800만원 정도 절감했다는 점도 큰 성과로 손꼽히고 있다.

본부 6층 재정관리본부 사무실에 들어서면 전남대학교 상징인 초록빛 이미지 월(Image Wall)이 눈길을 끈다. 시원함과 밝은 느낌을 주는 동시에 확 트인 느낌의 내부와 연결되어 있어 ‘열린 공간’이라는 콘셉트에 부합한다.

이곳은 크게 소통, 혁신, 참여 등 세 가지 주제로 설명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본부장과 팀장, 직원이 한 사무실을 사용하면서 활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도록 했다는 점이다. 공간 분리에서 발생하는 거리감을 좁히고 구성원 간의 수평적 관계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회의탁자를 한 가운데 둠으로써 직원들의 이동거리를 최소화했으며 바닥은 전남대학교 용봉캠퍼스를 형상화해 재정관리본부 위상에 무게감을 더했다.

사무실 내부는 답답한 시멘트 벽 대신 대형유리벽을 활용해 자연의 빛을 안으로 끌어들여 어두웠던 사무실 이미지를 바꿨다. 또 교수, 학생, 직원 상징 이미지를 상하로 뒤집어 배치해 ‘역발상적 창조성’을 강조했다. 전남대학교의 살림을 도맡은 재정관리본부가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경직된 사고부터 벗어던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밖에 벽면에 유명 작가의 그림작품을 전시하고 무등산의 4계를 배경으로 한 커튼을 설치해 사무실을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갤러리로 활용하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과 진한 커피향도 이곳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한편, 재정관리본부는 'BBC(Beyond budgeting, Best of budgeting, Community)'라는 또하나의 이름을 갖고 있다. 각종 제약을 극복하고 최상의 예산관리로 구성원과 함께하겠다는 뜻이다. 최웅용 본부장은 “외형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변화에 민감하고 발빠르게 움직이는 능동적인 부서가 될 것이다”며 “이곳에서 전남대학교의 발전된 미래를 탄생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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