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은 중국정부와 국민 모두에게 상당히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해는 현재의 중국을 있게 한 개혁개방 정책이 실시된 지 30년이 되는 해이고, 또 세계 속의 중국이 되는 마지막 과정이라고 중국인 스스로가 믿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해이며, 마지막으로 현 중국 최고 지도부의 집권 2기가 실질적으로 시작되는 해이기도 하다.

우선 베이징 올림픽이 모든 준비를 완료하고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올림픽 개최가 중국인들에게 주는 의미는 서울 올림픽이 한국인들에게 주는 의미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히 건국 후 계속된 대약진, 문화대혁명 등의 대중운동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중국인들이 개혁개방을 시작하면서부터 ‘상인’(商人)으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세계 경제발전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했으며, 올림픽 개최는 이러한 중국의 변화와 발전을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단순한 올림픽 개최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올림픽 개최 못지않게 중요한 변화가 중국의 정치무대에서 일어나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17기 2중전회가, 지난 2월 25~27일까지 3일간 베이징에서 개최되어 차기 정부의 주요 지도자 인선과 정부부처 개혁안을 승인하고 3월 초 개최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정부의 방안으로 결정되는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2007년 10월에 개최되었던 중국공산당 17차 당 대회에서 후진타오의 후계자 경쟁에서 선두에 설 것으로 예상했던 리커치앙(李克强)이 지앙쩌민(江泽民)과 쩡칭홍(曾庆红)이 지지한 시진핑(习近平)에게 선두 자리를 내어주면서, 중국 밖의 많은 매체들에서 후진타오의 권력이 여전히 취약함을 지적하고 있지만 이미 후진타오는 중국 권력의 3대 축인 당-정-군(黨-政-軍)에서 확실하게 안정된 권력을 확보하고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그것은 후진타오가 자신의 정치이념인 과학발전관과 조화사회 건설이론을 당의 강령에 명문화 시킨데서도 알 수 있다.

동시에 지방 당 조직의 최고 책임자 중 약 40%가 후진타오와 가까운 인사들로 구성되었으며, 당의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비공산당원 인사들의 중용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2007년 이미 중앙부처 장관직에 2명의 비공산당원을 임명했으며, 지방의 요직에도 비공산당원들이 중용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공산당 고위 간부들의 부정부패와 그로 인한 기층 인민들의 민심이반을 해소하고 방지체계를 제도화하는데 일정하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와 함께 이번 17기 2중 전회에서 통과된 정부 주요 부처의 ‘대부처제’(大部制)로의 개편은 그 동안 경제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었던 정부구조 개혁과 함께 적지 않은 인적청산까지 동반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양회’는 이러한 중국의 변화가 구체화되는 과정 및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데서 상당한 의미가 있으며, 중국 정치의 제도화, 규범화가 돌이킬 수 없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중국정치의 변화를 몇 몇 사람의 교체와 이전의 세력다툼으로만 보려고 한다면, 중국정치의 새로운 변화를 읽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 양회(兩會)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중국에서 가장 큰 정치적 이벤트 중의 하나인 ‘양회’는 매년 3월에 잇달아 개최되며, 올해는 개혁개방 30주년과 올림픽 개최, 후진타오 집권 2기의 인사 확정 등과 같은 중요한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돼 중국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사실 ‘양회’(兩會)라는 표현과 의미는 중국에서의 의미일 뿐이지, 현실 정치에서 갖는 의미는 공산당과 비교해 그리 크지 않다.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헌법상의 국가의 최고 권력기관으로서 그리고 중국정치가 인치(人治)에서 법치(法治)로 전환되면서 차츰 그 지위가 상승할 뿐, 전국정치협상회의(全國政治協商會議)는 여전히 상징적인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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