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합당, 역사 진일보 계기이길” ...국민 눈높이 맞춰 야당다운 야당 길 가야


2008년 2월 11일, 두 가지 크나큰 사건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하루 아침에 시커먼 잿더미로 변해버린 우리 역사의 자존심 숭례문 화재사건입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6.25 전쟁까지 꿋꿋이 견뎌낸 숭례문이 어처구니 없는 불씨 하나 때문에 처참하게 파괴됐습니다. 하루아침에 흉물로 변한 숭례문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뻥 뚫린 가슴은 그 무엇으로도 위로가 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또다시‘고질적 인재’라는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이제 형태조차 알아볼 수 없는 숭례문 앞에서 관련 기관들의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입니다. 6백년 넘게 위용을 지켜오던 국보1호가 우리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분하고 억울한데 뒷북치는 한심한 당국의 모습은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그동안 지리멸렬한 통합 논의를 진행해 온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드디어 합당에 전격 합의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옵니다. 지난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양 당이 후보단일화와 통합 논의 등을 진행하다가 협상결렬된 지 정확히 두 달만에 또다시 손을 잡았습니다.

이번만큼은 진정으로 역사가 진일보할 수 있는 ‘합당’이길 기대해 봅니다. 합당은 결코 정치 게임의 소산물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대선용’이나 ‘총선용’ 등 단순히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됩니다. 명확한 기준과 원칙, 명분을 갖고 진보 진영이 세결집해서 야당다운 야당의 길로 가는 첫걸음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국가부도세력, 수구부패세력이 다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상황에서 정통민주개혁세력은 대선 패배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진정한 정치개혁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합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야당다운 야당의 길을 가야만 국민도 손을 내밀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가슴이 미어질 듯 절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희망의 빛을 보았습니다. 숭례문의 화재사건으로 무너진 우리의 자존심이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회복되길 기대해 봅니다. 이것이 국민의 간절한 요구이자 역사적 의무입니다.
/서정성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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