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총학생회장들은 MB 지지 부인…한나라당, 또 지지 오보? 

전국 42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28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총학생회장들의 동문과 재학생들이 온갖 비난 글을 쏟아내고 있다.

전국 42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은 이날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만이 경제를 살려낼 최적임자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명박 후보 지지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지지 선언문에서 이들은 “동기와 선후배는 물론 온 국민에게 이를 널리 알려 이명박 후보와 함께 압도적인 승리를 이루는데 우리 청년 대학생이 앞장서도록 하자”며 이 후보의 지지를 직접적으로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명박 후보 지지선언에 동참한 총학생회장이 소속된 대학교 학생들은 각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학생회장의 독단적인 처사에 대해 거센 비판을 가하기 시작했다.

대다수 학생들은 “학생을 대표하는 학생회에서 공식적으로 특정 대선후보를 지지 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며 지지선언 철회를 촉구했다. 개인적 지지에 학교 이름을 함부로 걸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만약 학생전체의 의견을 반영한 결정이라면 의견수렴 방법을 공개하라”며 학생회장의 결정에 대한 해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고려대 서창캠퍼스에 재학 중인 아이디 oops123의 학생은 “그깟 쓰레기 같은 희망에 지성인의 양심을 팔아먹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그저 눈앞에 있는 현실에 안주해 더러운 똥통에 몸을 담그려 하다니 당장 그 더러운 굿판을 집어치워라”라고 거침없는 비난을 가했다.

작성자 kamui217는 “어차피 당신들은(총학생회) 한나라당에서 여론몰이로 이용하는 도구일 뿐”이라며 “만약 오늘 이 행동이 전략적이었던 것이라고 한다면 이 지지선언으로 인해 얻어오는 것은 무엇인지 말해 달라”고 촉구했다.

아이디로 yhscyber를 사용하는 고대 학생은 “고대생들이 고대 선배를 밀어주면 다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느냐”면서 “혹시 MB쪽에서 한 자리 마련해 준다고 한거 아닌가”라고 의심하기도 했다.

경남대학교의 정 모 학생은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면 준비 안 된 학생들도 전부 취직된다는 보장이 있느냐”면서 학생회장의 이같은 결정에 큰 거부감을 드러냈다.

정치 토론방에서도 총학회장들의 이명박 후보 지지선언은 큰 이슈거리로 부상했다. 다음 아고라의 경우 관련내용을 ‘아고라 핫이슈’로 전면배치했으며, 관련 내용이 담긴 글에는 오후 3시 현재 900여건이 넘는 댓글이 달릴 만큼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총학생회장들의 이명박 지지선언 이후 한나라당이 공개한 지지선언에 실명이 공개된 일부 총학생회장이 이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강원대 박병주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나는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청년본부의 연락을 받은 적도, 연락을 한 적도 없다”며 “한나라당 청년본부와 언론사 등에 정정요청 공문을 발송하는 한편 개인과 대학의 명예가 훼손 된 것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나라당 청년본부는 한 언론을 통해 “강원도당 청년위원회소속 송광근(2006년 강원도 총학생회장) 씨가 현 총학생회장의 지지선언 참여의사를 확인한 뒤 연락해서 지지선언 참여자 명단에 포함시켰다”며 “그러나 어제 박병주 현 총학생회장이 지지선언을 철회한다는 팩스문서를 보내와 오늘 지지선언식에서 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연락받은 적도 없다는 말은 오히려 청년본부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본보의 확인결과 한나라당과 일부 학생회장 간에 의사소통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명박 후보 지지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한국폴리텍 4대학 총학생회장 배찬호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폴리텍 대학 연합 회장이 전화로 이명박 후보에 대한 개인적인 지지의사를 묻기에 그렇다고 답했다”라고 밝힌 뒤 “그러나 이렇게 공식적인 지지라는 것을 일체 알지 못했으며 어느 명단에 어떠한 목적으로 이름을 올리는 것인지 구체적인 사전 설명을 들은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과의 직접적인 의사소통은 없었다는 것.

이외에도 한나라당은 최근 철저한 최종 확인 작업을 거치지 않고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이끌어 내면서 섣불리 관련 사실을 발표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손성원 전 LA 한미 은행장을 이명박 선대위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가 당사자들이 이를 전면 부인해 논란을 일으킨 것.

이같은 상황에서 재차 발생한 ‘총학생회장 지지 부인’ 해프닝은 이명박 후보에게 득 보다 실을 안겨줄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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