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말한다
          오경수

바다야,
촐싹대지 말아라
피곤한 몸 솜털로 감싸 안아
새벽녘에 겨우 잠든
바다 새들 깨어날라

바람아,
우지마라
네가 울면 가슴 아파
내 마음도 찢어지고 흩어져서
너를 따라 강남 간다

해님아,
이 넓은 세상 더러움들
내 품에 모두 안았으니
섬나라 뒤편에서
오래 오래 쉬어가렴

모래밭에 아이들아,
모든 것들 흔적 없이
사라지고 녹였으니
모래성을 높이 쌓아
꿈 속 같은 동화세상
너희들이 만들어 가라

어느 해변가에서 안개가 되어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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