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돌 돌 맑은 개울물
야트막한 산자락 감아 돌고

하늘빛을 벗하여
산안개가 놀고 갈 때

이슬 먹고 자란 차(茶) 잎
세상 빛을 다 모으니

녹색 빛깔 부서질까
소중하게 모셔다가

작은 병에 샘물 길어
깨진 솥에 차를 달여

혀끝으로 음미하고
자색 향에 취해 보니

귓불이 맑아지며
거문고 소리 들리는 듯

마음의 작은 자리 은은하여
헛된 생각 멀리 하네



초록빛 훔쳐 마음을 쉬어보다
(보성녹차밭에서)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