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흥 전 교수, "5.18진상규명은 뒷전...축제만 관심" 쓴소리
김순흥 전 교수, "5.18진상규명은 뒷전...축제만 관심" 쓴소리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3.10.23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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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월어머니상 시상식에서 "5.18총체적 점검 필요할 때" 작심 비판
"5.18사업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정신계승 등에 얼마나 도움이 됐나"
"5.18 당사자, ‘선수로 뛰기보다’, 감시하는 ‘심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여러 조직들이 수많은 예산을 쓰면서 벌여온 사업들이, 5.18의 주요 과제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정신계승’과 관련하여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정밀검토를 해서 미래의 5.18을 설계해야 할 때입니다."

"당사자들의 밥그릇싸움에 5.18의 세계화는커녕 전국화도 어렵고, 심지어 광주시민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5.18부상자회, 5.18공로자회, 5.18기념재단, 전남대학교5.18연구소, 5.18행사위원회 등이 광주지역 한 노 교수로부터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들었다. (아래 수상 소감문 전문 참조)

김순흥 한국사회조사연구소장(현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 전 광주대 교수)이 21일 제17회 오월어머니상 시상식에서 5.18 관련 단체와 5.18기념사업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있다. ⓒ예제하
김순흥 한국사회조사연구소장(현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 전 광주대 교수)이 21일 제17회 오월어머니상 시상식에서 5.18 관련 단체와 5.18기념사업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있다. ⓒ예제하

지난 21일 오후 광주 남구 양림동 오월어머니집에서는 '제17회 오월어머니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단체상을 수상한 김순흥 (사)한국사회조사연구소장(현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 전 광주대 교수)은 수상 소감 인사말에서 5.18민중항쟁 43주년을 보내고 있는 광주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작심한 듯 쏟아냈다.

김 전 교수는 "5.18 45주년이 되기 전에 5.18에 관한 전반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5.18 관련 공조직과 당사자 단체들을 포함해 지난 세월 5.18 관련 활동과 역사를 총점검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어 "지금까지 여러 조직들이 수많은 예산을 쓰면서 벌여온 사업들이, 5.18의 주요 과제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정신계승’과 관련하여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정밀검토를 해서 미래의 5.18을 설계하자"고 밝혔다.

또 "5.18기념재단과 전남대5.18연구소 등 5.18관련 조직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이 해온 많은 일 중에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들도 있지만 전시효과에 그치는 일도 많았다"며 "근래에 와서는 매너리즘에 빠졌는지 의례적으로 반복되는 사업만 보이고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활동들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특히 "5.18의 주요 과제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정신계승과 관련하여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며 "지금은  진상규명은 뒷전이고 축제만 하는 것 같다. 염불은 안하고 잿밥만 뿌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현행 5.18기념사업의 문제점을 짚었다.

김순흥 (사)한국사회연구소장이 21일 오월어머니집(관장 김형미)으로부터 제17회 오월머니상을 받고 있다. ⓒ예제하
김순흥 (사)한국사회연구소장이 21일 오월어머니집(관장 김형미)으로부터 제17회 오월머니상을 받고 있다. ⓒ예제하

김 전 교수는 각종 비위 의혹과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일부 5.18공법단체에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김 전 교수는 "5.18은 밥그릇 싸움이 되면 5.18 희생자들의 숭고한 희생의 가치도 폄하되고 결국 5.18은 죽는다"며 "당사자들의 밥그릇싸움에 5.18의 세계화는커녕 전국화도 어렵고, 심지어 광주시민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5.18 당사자는 5.18문제의 일선에서 ‘선수로 뛰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5.18을 제대로 다루고 있는지 감시하는 ‘심판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당사자들이 아직 건재하여 지켜볼 수 있을 때, 5.18정신이 후대에 이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5.18당사자 단체의 자성과 환골탈태를 촉구했다.

김 전 교수는 "5.18진상규명은 수사나 청문회같은 법적인 방법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지속적인 <5.18 학술연구 논문 공모전 (연구계획서 공모전)>을 통해 학자들의 손으로 5.18의 연구(학술적 진상규명)가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면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대안으로 제시했다.

ⓒ예제하
ⓒ예제하

이날 김순흥 전 교수의 '5.18사업' 고언에 대해 관련 단체와 인사들이 어떻게 변화할 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열린 '제17회 오월어머니상' 시상식은 개인상에 고 김동찬(오월어머니의노래 총감독), 서영숙 한국이주여성유권자연맹 광주지부장이 수상했으며 단체상은 (사)한국사회조사연구소(소장 김순흥. 전 광주사회조사연구소)가 수상했다. 
 

                                          김순흥 교수의 제안(소감) [전문]

               제 17회 오월어머니상을 받으며

- 5.18 45주년이 되기 전에 5.18에 관한 전반적 검토 필요 
- 5.18에 대한 총체적 점검을 통해 앞으로 5.18의 나아갈 방향을 설정해야-

※ 단체들의 사업, 예산의 균형과 효과 : 조직들의 역할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 시점
 

5.18 관련 공조직과 당사자 단체들을 포함, 지난 세월 5.18 관련 활동과 역사를 총점검할 때입니다. 

단체와 조직들의 역할과 효율성, 합목적성 점검을 해야합니다.

예산을 쓰는 수많은 조직들이 지난 수십년 동안 해온 사업들에 대해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되돌아보는 평가 작업이 필요합니다. 

행사 끝나고 의례적으로 하는 수준이나, 5월이 되면 기계적으로 내보내는 언론의 취재기사 수준이 아닌 본격적인 철학적, 학술적, 경영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여러 조직들이 수많은 예산을 쓰면서 벌여온 사업들이, 5.18의 주요 과제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정신계승’과 관련하여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정밀검토를 해서 미래의 5.18을 설계해야 할 때입니다. 

5.18기념재단과 전남대 5.18연구소 등 5.18관련 조직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이 해온 많은 일 중에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들도 있지만 전시효과에 그치는 일도 많았습니다.

근래에 와서는 매너리즘에 빠졌는지 의례적으로 반복되는 사업만 보이고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활동들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5.18의 주요 과제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정신계승과 관련하여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이 듭니다.

조직들의 역할과 예산의 균형과 효율성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미래의 5.18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5.18이 더 이상 아픈 역사로 남아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축제가 되어야 하고 잔치가 되어야 마땅하지만, 그와 함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정신계승’이라는 목표달성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진상규명은 뒷전이고 축제만 하는 것 같습니다. 염불은 안하고 잿밥만 뿌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 5.18 당사자들의 역할: 선수가 아닌 심판이 되어야 한다.

5.18은 당사자들의 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5.18은 당사자들의 밥그릇이 아닙니다. 
밥그릇 싸움이 되면 5.18 희생자들의 숭고한 희생의 가치도 폄하되고 결국 5.18은 죽습니다.

5.18당사자들이 관련된 단체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작금의 행태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당사자들의 밥그릇싸움에 5.18의 세계화는커녕 전국화도 어렵고, 심지어 광주시민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5.18이 당사자들의 손에서 머물러 있는 한, 진상규명도, 정신계승도 어렵습니다.

세계화는 물론 전국화도 어렵습니다.

시간이 지나, 5.18 당사자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더라도, 5.18이 당사자들과 함께 땅속에 묻히지 않고 역사의 중심에 서있으려면, 당사자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손으로 5.18을 지켜내야 합니다. 

5.18 당사자는 5.18문제의 일선에서 ‘선수로 뛰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5.18을 제대로 다루고 있는지 감시하는 ‘심판의 역할’을 해야합니다.

당사자들이 아직 건재하여 지켜볼 수 있을 때, 5.18정신이 후대에 이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5.18이 영원히 사는 길입니다.


※ 광주가 아닌 다른 지역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진상규명, 전국화 세계화가 가능하고, 정신계승도 가능

5.18은 광주만의 것이 아닙니다.

5.18은 당사자들의 손에서도 벗어나야 하지만, 광주라는 울타리도 넘어서야 합니다.

국외 인사들을 포함한 다른 지역 사람들의 손으로 5.18을 다루게 해야 합니다. 

진상규명은 수사나 청문회같은 법적인 방법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학자들의 ‘학술적 연구’를 통해서도 진상규명이 이루어집니다.

1995년 5.18의 15주년에 한국사회조사연구소(당시 이름 광주사회조사연구소)의 젊은 학자들이 사재를 털어 최초로 ‘5.18 국제학술회의’를 열었던 이유입니다.

그 때까지 ‘정치의 장’에서 ‘운동권의 장’에서 머물어있던 5.18을 ‘학문의 장’으로 ‘역사의 장’으로 마당을 넓히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속적인 <5.18 학술연구 논문 공모전 (연구계획서 공모전)>을 통해 학자들의 손으로 5.18의 연구(학술적 진상규명)가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면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5.18관련 예산의 극히 일부만 배정해도 충분합니다.

광주가 아닌 전국의 학자가, 세계의 학자들이 5.18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게 됩니다. 

1억원의 상금에 세계의 버스킹 가수들이 구름처럼 광주에 몰려든 ‘충장축제’에서 보았듯이, 그리 많지 않은 돈으로 외부인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5.18당사자들이나 광주사람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손으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면 그 결과는 더 객관성을 인정받고 파급력이 큽니다. 

전국화, 세계화가 가능하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정신계승 작업에도 도움이 됩니다.

인생만 짧고 예술만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5.18 당사자의 수명은 짧지만 학술연구는 영원합니다.

유관순은 죽었지만, 3.1연구는 계속되고 3.1정신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5.18의 숭고한 정신은 계승되어야 합니다.

2023년 10월 21일

(사)한국사회조사연구소 소장 김순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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