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5월 12일까지

하일지 작가는 세상에서 오해 받고 죽을 만큼 외로운 사람이 되어 그저 붓이 가는 대로 소년처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의 목표를 정했다. 500점의 그림을 그리고 붓을 놓기로. 

그의 그림은 욕망에 대한 질문으로 가득하다. 

"시간 여행자여, 당신은 어디쯤 가고 있나요?"

정보의 바다라는 무의식의 바다를 여행하는 고독한 순례자들이 그림속에서 말을 걸어온다. 

시계를 등에 지고 길 위에 있는 사람은 유람선과 비행기, 기차 등 이동하는 것들과 낯선 이국의 땅에서 뜻밖의 상황을 마주하고 스스로 흔들리는 존재임을 드러낸다.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해도 이 순례자의 여행은 '우연'이라는 시공간의 인연이 만드는 드라마에 먹히고 만다.

그는 기꺼이 우연에 맡기며 떠나는 여행자다. 이 우연의 인연은 자연의 식물이나 거센 파도, 숲,  대지, 나체의 여인, 꽃을 파는 과부 등으로 표현된다.

바다에 빠진 사람이 발버둥치면 칠수록 더 깊은 바다로 빠지듯, 자연은 인간의 욕망을 초록잎으로 그 무엇이든 덮어버린다.

초록의 식물은 달리는 기차와 거대한 유람선, 비행기, 여자의 몸과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의 내부까지 덮어가고 있다. 

 그의 그림에는 유한한 시간을 지고 떠난 캐릭터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며, 보는 이의 무의식에 저장된 이야기를 끌어낸다.

이야기로 존재하는 그림이다.
 

하일지 작가. ⓒ갤러리 생각상자
하일지 작가. ⓒ갤러리 생각상자
하일지 작가. ⓒ갤러리 생각상자
하일지 작가. ⓒ갤러리 생각상자

500편의 그림은 보는 이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게 할 것이다. 이 그림은 당신이 볼 때 존재한다. 

하일지 선생님의 작품은 오해 받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살아있음을 축복합니다. 고독한 길을 동행합니다.

시계를 지고 가는 순례자들과 대화하며 자신의 시간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하게 합니다. 

이 찬란한 봄 날, 순례자의 서사 속으로 여러분을 모십니다. 

/글: 주홍 갤러리 생각상자 관장  
 

하일지 작가. ⓒ갤러리 생각상자
하일지 작가. ⓒ갤러리 생각상자
하일지 작가. ⓒ갤러리 생각상자
하일지 작가. ⓒ갤러리 생각상자
하일지 작가. ⓒ갤러리 생각상자
하일지 작가. ⓒ갤러리 생각상자
하일지 작가. ⓒ갤러리 생각상자
하일지 작가. ⓒ갤러리 생각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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