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미술단체. 미술인, '박서보 예술상 폐지운동' 준비
지난 6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서 '1인 시위'
광주비엔날레재단, 올해부터 '박서보 예술상' 제정 운영
"박서보, 4.19, 5.18 등 민주화운동에 침묵한 어용작가"

지난 6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장에서 올해부터 제정 운영되는 '박서보 예술상'을 폐지하라는 1인시위와 상황극이 펼쳐졌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는 지난 5일 국내외 기자 초청 설명회에서 "박서보 작가의 기지재단이 100만불을 출연해 올해부터 매회 비엔날레 참여 작가 중 1명을 선정하여 10만불의 상금을 수여하는 '박서보 예술상'을 제정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래 박서보 작가 이력, '박서보 예술상 폐지' 주장 성명서 참조)

지난 6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광주비엔날레에서 열린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장 밖에서 한 미술인이 올해부터 운영되는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을 폐지하라"는 1인시위를 펼치고 있다. 개막식장 안에서도 무대 위로 박서보 작가가 등장하자 비판하는 손팻말 시위가 벌어지는 등 "박서보 작가의 어용 이력과 광주비엔날레 정신이 맞지 많다"며 '박서보 예술상 폐지운동'이 가사화하고 있다. ⓒ예제하
지난 6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광주비엔날레에서 열린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장 밖에서 한 미술인이 올해부터 운영되는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을 폐지하라"는 1인시위를 펼치고 있다. ⓒ예제하

이날 설명회에서 박양우 대표는 '박서보 예술상' 제정 운영에 대해 수차례 설명을 하며 언론의 관심을 부탁한 반면, 참석한 기자들은 관련한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그만큼 광주비엔날레와 박서보상에 대한 연관성과 박서보 작가의 경력과 비판여론에 대해 기자들의 관심도가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언론의 무관심과 달리 일부 화가들과 미술단체는 광주비엔날레재단의 '박서보 예술상' 제정 운영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지난 6일 개막식장 안팎에서 '박서보 예술상 폐지' 운동을 벌였다. 

광주지역 미술단체와 작가들도 최근 모임을 갖고 빠른 시일 안에 '박서보상 제정의 부당성과 폐지 입장'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박서보 작가는 1931년 경북 예천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미대를 졸업하고 홍익대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 단색화의 대부'로 세계적인 호평을 받아왔다.

박 작가의 작품은 국내 국립현대미술관 등 곳곳과 일본의 도쿄 현대미술관, 오하라 미술관, 베네세 하우스 미술관, 독일의 K20, 파리의 퐁피두, 미국의 MOMA, LACMA, 구겐하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허쉬혼 미술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미술단체와 작가들은 박서보 작가의 어용 관제 이력과 광주비엔날레의 부조화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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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박 작가는 '예술을 위한 예술(추상표현주의)'을 추구하면서 1960년대 4.19 정신에 침묵하고, 5.16군사쿠데타 정권과 1970년대 유신정권에 순응하며 민주화운동을 외면하고 개인의 출세에 집착해온 작가"라는 것.

일부 미술단체는 "이같은 박서보 작가의 어용화가의 이력은 박정희 우상화를 위한 민족기록화 작업에 참여하면서 1972년 대통령상(박정희) 수상, 1979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수상(1977~1980년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역임), 1984년 국민훈장 석류장, 2021년 금관문화훈장 수상 등에서 그의 관제어용 경력이 잘 드러난다"고 밝혔다. 

특히 "광주비엔날레 재단이 '박서보 예술상'을 제정한다는 것은 광주의 민주화정신을 먹칠하는 것이고 광주비엔날레의 국제적 위상을 훼손하는 것으로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작가들과 미술단체는 "광주비엔날레가 오월정신을 기리고 민족문화를 창달하려면 차라리 '오윤상'과 '백남준상'을 제정하는 것이 맞다"고 제안했다.

또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는 사조직인 기지재단의 박서보 고문과 그의 아들 박승호 이사장의 돈을(100만불) 받고 박서보 개인의 명예욕을 위해 광주 오월정신과 광주비엔날레 위상을 매판하는 행위를 멈추고, 박서보 예술상을 철폐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서보 작가는 지난 8일 SNS를 통해 “어떤 이견도 없는 것보다 훨씬 좋은 현상이다. 역사는 반동하며 발전한다. 하지만 이 주장의 프레임이 낡았고 대안의 현실성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더 많은 작가가 나서서 후원하고 상을 만드는 것이 비엔날레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며 제2, 제3의 상이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게 발전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처럼 일부 미술단체와 미술인들의 '박서보 예술상 폐지' 여론이 강한 가운데 곧 공론화의 장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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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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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저녁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광주비엔날레광장에서 열린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장 밖에서 한 미술인이 올해부터 운영되는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을 폐지하라"는 손팻말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날 비엔날레 개막식장 안에서도 무대 위로 박서보 작가가 등장하자 비판하는 손팻말 시위가 벌어지는 등 "박서보 작가의 어용 이력과 광주비엔날레 정신이 맞지 많다"며 '박서보 예술상 폐지운동'이 가시화하고 있다. ⓒ광주인

한편 논란이 일고 있는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첫 번째 수상은 엄정순 작가가 선정됐다.

광주비엔날레는 지난 6일 개막식에서 "광주비엔날레의 창설 정신과 가치에 맞고, 올해 주제인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에 부합한 '코 없는 코끼리'를 출품한 엄정순 작가를 첫 회 박서보 예술상 수상자로 선정해 상금 10만불(1억3천만원)과 상패를 수여했다"고 6일 밝혔다.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심사는 프란시스 모리스 테이트 모던 관장, 캐롤린 크리스토프-바카기예프(Carolyn Christov-Bakargiev) 카스텔로 디 리볼리 현대미술관장, 마미 카타오카(Mami Kataoka) 모리미술관장,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윤재갑 독립큐레이터 등 5명이 참여했다.

       박서보 작가 주요 경력 

1931: 경상북도 예천 출생
1950: 홍익대학 문학부 미술과 동양화 전공으로 입학
1952: 홍익대학 전시학교 미술과 서양화 전공으로 변경
1955: 홍익대학 문학부 미술과 졸업
1962-1997: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

1970-1977: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1972: 제10주년 문화예술인대회 대통령표창 수여
1977-1980: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부회장
1979: 제11회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미술부문) 대통령상 수여
1984: 교육헌장선포 16돌 기념 국민훈장 석류장 수훈

1985-1986: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장
1986-1990: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장
1987: (사)한국소년지도자협회 창립 65주년 기념 육영공로상 수여
1987: 제1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예술문화 대상 미술부문 수여
1994: 옥관문화훈장(4등급) 수훈, 재단법인 서보미술문화재단 설립
1995: 제44회 서울특별시 문화상 미술부문 수여

1999: 제1회 한국미술협회 자랑스러운 미술인상 (창작부문) 수여
2000: 홍익대학교 명예미술학박사 수여
2008: 대한민국 미술인의 상 수여
2011: 은관문화훈장(2등급) 수훈
2015: 워싱턴 D.C 허쉬혼 뮤지움(Hirshhorn Museum) 40주년 기념 시각미술상 수여

2018: 홍콩 아시아 소사이어티(Asia Society) 아시아 아츠 게임즈 체인저상(Asia Arts Game Changer Awards) 수여
2019: 제64회 대한민국예술원상 (미술부문) 수여
2020: 제40회 올해의 최우수예술가 공헌예술가 예술공헌상 수여
2021: 금관문화훈장(1등급) 수훈
2023: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제정 (100만불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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