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사 제도 제대로 시행돼야
탄소중립 실천과 기후변화 대응

흔히 가로수 정원수 공원수 등을 생활권수목이라고 한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살아가는 친근한 수목들이다.

이런 수목들을 건강하게 잘 관리하는 것이 도시민 전체가 건강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지을 경우 일정 규모이상의 조경식재를 의무화 하고 있다.

김중태 광주나무병원장ⓒ
김중태 광주나무병원장. 

그만큼 공동주택의 조경 수목들은 도시전체의 녹지화를 책임지는 공공의 영역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나무들은 어디서 온 걸까.

소나무 등 교목의 경우 산에 있는 나무를 캐다 심거나 조경수 식재 농원에서 옮겨와 심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옮겨 심는 것을 이식이라고 한다.

이식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그 나무의 명운이 달려 있다.

소나무의 경우 이식하기 전에 잔뿌리를 충분히 만들어 이식하면 좋은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큰 뿌리를 자른 후 바로 이식하기 일쑤다.

아파트에 심어진 소나무에 문제가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다가 혹시 쓰러질지도 모르니까 깊게 심거나 당초 지반보다 더 많은 흙으로 덮는다음 지지대를 설치한다.

대부분 아파트 소나무 잎이 갈색으로 변한 것도 이로 인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복토되거나 심식되어 있을 경우 나무가 호흡하는데 영향을 받는다.

호흡을 하지 못하면 대사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

뿌리에서 수분흡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잎에서 만들어진 탄수화물도 뿌리로 전달되지 못해 수세가 약해진다.

수세가 약해지면 각종 병해충들이 몰려든다.

수세가 강할 경우 나타나지 않던 병해충들이 약해진 틈을 타 ‘때는 이때다’ 하면서 소나무를 공격하는 것이다.

피목가지마름병이 대표적이다. 여기에다 솔잎혹파리 솔껍질깍지벌레 소나무좀 등 해충도 수세가 약해지면 발생정도가 심해진다.

솔껍질깍지벌레의 경우 보통 10월께부터 후약충으로 활동을 하면서 작은침(구기)를 영양분 통로인 체관에 들이대고 빨아먹는데 수목 고사율이 60%에 이른다.

반송 등이 겨울에 유독 적갈색으로 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소나무재선충은 나무 위에서부터 우산살모양으로 잎이 쳐지는데 솔껍질깍지벌레는 밑에서부터 잎 상태는 그대로인채 갈색으로 변하기에 차이가 있다.

나무의사들은 이러한 사실을 수 만시간의 공부와 진단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일반인들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소나무잎이 적갈색으로 변하면서 죽어가거나 고사해도 원인을 알지 못한 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비전문가인 아파트 관리소장이나 직원들을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특정집단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공동주택을 개인소유 수목처럼 나무의사의 진단과 처방없이 관리하자고 억지주장을 하는 사람들이다.

나무의사들이 분노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생활권수목 보호를 위해 나무의사라는 제도를 도입한 뒤 5년 째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나무의사와 나무병원이 전국에서 배출 중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행(2023. 6.28)을 코앞에 두고 있다.

나무의사제도가 제자리도 잡지 못한 이때 나무의사제도의 무력화를 논하는 언론기사나 법안 개정 시도는 개탄스럽기만 하다.

전남 고흥 장흥 보성 강진지역 국회의원으로 국회 농해수위 민주당 간사인 김승남 의원이 제대로 된 나무의사제도 정착을 위해 발벗고 나서준 것은 정당성을 넘어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철학이 담긴 결정이라 보여진다.

한국나무의사협회는 나무의사들의 실력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무의사들의 역량강화 및 기술교류를 위해 전국 지회를 중심으로 정기적인 교육과 연찬회를 실시하고 있다.

피나는 노력으로 단 한 그루의 나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좀더 많은 시민들이 생활권 수목의 중요성과 제대로된 제도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미세먼지 등 기후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

나무의사들은 오늘도 외친다.

나무의사라는 제도를 통해 나무의사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량을 갖춘 나무의사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우리주변의 생활권수목들이 건강하게 유지되어 우리 아이들도 건강한 환경속에서 자랄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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