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학살자 특전사동지회와의 5·18 2개 단체가 진행한 5·18민주화운동 <포용과 화해와 감사를 위한 대국민 공동선언식>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또 다른 왜곡의 서막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5·18 2개 단체는 이번 행사가 5·18민주화운동의 치유와 화해 그리고 진상규명을 위한 행사라고 주장한다.

ⓒ광주인
지난 19일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열릴 일부 5.18단체와 특전사동지회의 이른바 '포용과 화해 대국사과'를 앞두고 광주시민사회단체가 행사장 입장을 대기 중인 특전사동지회원들에게 "5.18역사왜곡 행위"라며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광주인

그러나 행사에서 발표된 선언문을 보라.

“ 당시 5·18상황에서 광주 현장에 계엄군으로 투입되어 임무를 수행한 계엄군은, .....상부의 명에 따라 공적인 임무를 수행한 장병들이었다.” “ ........ 계엄군으로 투입되어 임무를 수행 이들의 활동과 희생은 군인으로서 명령에 의한 공적 직무를 수행한 과정......” “ 당시 계엄군의 활동을 민주시민의 정의로운 항거를 억압한 ‘가해자’로 볼 것이 아니라, .......... ‘피해자’로 바로 보는 것이 마땅....”

이 얼마나 황당하고 5·18민주화운동에서 사망한 희생자를 모욕하는 발언들인가.

공수부대가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공적인 임무를 수행하였다면 시민군은 사회 혼란을 조장한 세력이라는 것이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43년의 평가가 과거 군사정권으로 다시 후퇴시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더욱 가관인 것은 선언문의 다음 문구다.

“5·18민주화운동을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시비론(是非論)적인 관점으로 볼 것이 아니라, 당시 양측 모두가 실행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양시론(兩是論)적인 관점으로 보는 것이 마땅한 입장이다.”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이문구를 보면 이들이 역사왜곡을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인가를 볼 수 있다.

5·18진상규명은 이런 흐리멍덩한 논리로는 될 수 없다.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 역사를 보라.

이런 논리를 앞세워 친일세력과 군사독재 세력이 자신 기득권을 유지하고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였다.

광주시민사회단체가 지난 19일 오전 10시 이른바 '5.18단체(부상자회. 공로자회)와 특전사동지회간의 화해와 대국민선언식'을 앞두고 행사장 앞 도로에서 규탄집회를 갖고 있다. ⓒ광주인
광주시민사회단체가 지난 19일 오전 10시 이른바 '5.18단체(부상자회. 공로자회)와 특전사동지회간의 화해와 대국민선언식'을 앞두고 행사장 앞 도로에서 규탄집회를 갖고 있다. ⓒ광주인

모든 사건의 진상규명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명히 규정하고 가해자의 철저한 반성과 사과가 기본전제다.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투입된 공수부대는 가해자다 그러면 가해자로서 광주시민과 피해자에게 사과와 사죄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선언문 어디서 에서도 용서를 구하는 문구를 찾아볼 수 없다.

모든 가해자는 말한다.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 나는 명령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과연 그렇까? 아니다.

그들은 분명히 알았다 그들의 총구가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그리고 광주시민을 학살을 통해 군사정권이 무엇을 하고자 했는지를 말이다.

이제 와서 어떤 사과와 반성도 없이 화해와 포용을 얘기하고 있다. 그 의도는 분명하다.

5·18민주화운동을 능멸하고 가해자라는 오명을 피해자로 둔갑시키려는 역사 왜곡의 다른 버전이다.

이번 2·19 폭거는 진상규명과 화해의 가면을 쓰고 자행한 광주시민을 두 번 죽이는 행위이다.

이번 행사주관 단체 하나인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 총재 최익봉는 인사말에서 “....... 5·18당시 군인의 신분으로 상부의 명을 받고 현지에 파견되어 질서회복의 임무를 수행한 특전사 선배들의 노고와 희생을 결코 왜곡되거나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특전사 동지회는 이번 행사를 통해 5·18민주화운동 당시 자신들의 살육행위를 정당화하고 광주시민을 자신들과 똑같은 가해자로 만든 것이다.

이는 광주시민을 두 번 죽이는 행위이다.

ⓒ광주인
지난 19일 오전 5.18기념문화센터 앞에서 광주시민사회단체가 이른바 '일부 5.18단체-특전사 화해 선언식' 입장을 대기 중인 특전사동지회원에게 "광주학살 계엄군은 물러가라"고 외치고 있다. ⓒ광주인

최익봉은 육사 36기로 군사 쿠데타를 주도한 하나회 소속이다.

이런 사람이 5·18진상 규명에 과연 어떤 도움이 된다 말인가.

그리고 이들은 2월 19일 80년 ‘화려한 휴가’를 능가하는 군사작전을 펼치며 군화발로 5·18 국립묘지를 짓밟고, 5·18기념문화센터 앞에서 공수부대 제복을 입고 도열하고 서서 다시 한번 점령군 행세를 하였다.

과연 이들의 행동 어디에서도 진심 어린 사죄와 진상규명을 위한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니 5·18묘역에 묻힌 열사들이 얼마나 놀랐을 것이며, 공수부대의 제복과 베레모를 쓴 공수부대의 도열 한 모습을 보고 광주시민들이 느꼈을 공포감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가해자들은 모른다. 피해자들은 조그마한 것에도 가슴이 얼어붙는 것을 말이다.

2·19폭거의 주범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는 5·18민주화운동의 정신계승과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적폐세력이다.

이번 행사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는 내부의 적폐세력이 누구인가를 직시하게 되었다.

행사를 주관한 5·18 두 단체(특히 황일봉, 정성국)는 어떤 명분도 없이 자신들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행사를 강행하였다.

그들이 발표한 선언문 행동강령을 보면 진상규명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어떻게 하겠다는 문구를 찾아볼 수 없다.

행동강령을 보면 정신계승은 형식적인 수사뿐이고 자신들의 단체 이익은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있다.

ⓒ광주인
광주 북구 운정동 옛 망월동 묘지(민족민주열사묘역). ⓒ광주인

특히 가해자인 특전사에 대한 지원에 관한 내용은 매우 구체화 되어있다.

<행동강령> 3. 양 단체는 5·18 당시 상부의 명에 의거 계엄군으로 투입되어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였고 그로 인해 오늘날까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계엄군 장병들을 진지한 용서와 화해의 관점에서 위로하고 필요시 법적, 제도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노력을 경주한다. 4. 양단체는 ... 협력하고 지원하며, 친선과 교류를 강화

또한, 이번 광주행사에 참여한 특전사동지회에 소속된 당시 관련자들은 서너 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상황이 이럴진데 진상규명에 무슨 도움이 된다는 말인가.

그리고 세 살 먹은 어린아이도 알 진상규명과 화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할 것인지를 두 단체와 대표가 몰랐다면 가해자들을 너무 순진하게 보는 것이요 아니면 숨은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다.

5·18 두 단체는 자신들이 당사자로서 진상규명의 주체이니 광주시민과 시민사회는 간섭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5·18 진상규명과 학살자 처벌을 위한 지난 43년 투쟁 과정에서 광주시민과 시민사회는 항상 주인이었고 5·18단체와 함께하였다.

두 단체가 진정으로 5·18정신계승과 진상규명을 위한다면 광주시민과 제 사회단체와 함께 충분한 논의를 통해 자신들의 정당성을 가져야 했다.

그런데 두 단체는 수많은 시민과 지역단체 그리고 재야 민주인사들의 반대 의사를 짓밟고 행사를 강행하였다.

이들은 광주 사회를 분열시키고 광주의 대동정신을 버리고 공수부대의 피 묻은 손을 아무런 부끄럼 없이 잡았다.

과연 무엇을 얻고자 광주를 버리고 학살자들과 손을 잡는 것인가.

이번 사태를 초래한 두 단체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향후 두 공법단체가 자기 위상에 맞는 제대로 된 역할을 위해서는 이번 사태를 초래한 황일봉 5.18부상자회장, 정성국 5.18공로자회장을 제명처리 해야 한다.

두 단체가 스스로 내부를 정화하는 조처를 하지 않은 다면 향후 광주시민과 시민사회 그리고 민주인사들은 이 두 단체와는 함께하는 활동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투쟁은 5·18역사 왜곡을 저지하고 5·18민주화운동을 바로 세우고 광주 공동체를 내부로 분열시키고 사리사욕을 채우기에 급급한 적폐세력을 청산하기 위한 역사투쟁이다.

이번에도 우리가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대충 넘어간다면 앞으로 우리가 직면해야 할 장벽은 더 높고 험난할 것이다.

국립5.18민주묘지 행불불명자묘역. ⓒ광주인
국립5.18민주묘지 행불불명자묘역. ⓒ광주인

우리 광주 공동체 내부의 치부를 스스로 드러내고 도려내는 것은 분명 우리 자신의 살점을 도려내는 고통과 아픔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잊지 말자.

1980년 5월 27일 새벽, 윤상원 열사가 자기 죽음과 항쟁의 좌절을 앞두고 남긴 그 한마디를 “오늘 우리는 패배할 것이다.

그러나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다”

죽음을 앞둔 이 한 사람의 담대한 꿈을 오늘 우리가 이룰 것인가 말 것인가를 이 자리에서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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