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진정한 대국민통합은 5·18 진상규명이 먼저 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는 진상규명부터 나서라.

 

5·18 공법 3단체와 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는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식' 관련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9일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열고 국립5·18민주묘지 합동참배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는 어떤 단체인가?

국립5.18민주묘지 행불불명자묘역.
국립5.18민주묘지 행불불명자묘역.

80년 5월 광주시민을 군홧발로 짓밟았던 3공수, 7공수, 11공수 등 특전사 예비역들의 단체로, 5·18 광주학살을 통해 전두환의 정권장악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정호용 특전사 사령관이 초대 회장이었던 단체이다.

광주 시민들을 향해 발포 명령을 내렸던 자는 누구인가?

아직도 찾지 못한 5월의 행방불명자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날 광주에서 시민들을 학살하고 폭력을 휘둘렀던 군인들 중에 처벌 받은 자는 있는가?

43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광주의 오월은 여전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조차 이루지 못하고 끝나지 않는 투쟁을 벌이고 있는데, 누구를 ‘포용’하고, 누구와 ‘화해’하며, 누구에게 ‘감사’할 수 있다는 말인가?

진정한 용서와 화해가 가능하려면 올바른 진상규명이 먼저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다.

특전사 동지회가 국가명령으로 가해자이며 피해자인 계엄군을 대신한다 했는가?

그렇다면 특전사 동지회는 먼저 자신들이 저지른 만행을 거짓 없이 온 국민 앞에 밝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하는 것이 먼저이다.

군사정권의 부당한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죄책감과 트라우마에 시달렸다면서 당연히 먼저 해야 할 일들을 왜 하지 않고 있는가?

그들의 사과에 어떠한 진정성도 느낄 수 없다.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그들의 방문은 오히려 오월 열사들을 욕되게 하는 것일 뿐이다.

진솔한 자기 고백과 반성, 진상규명 과정에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루어진다면 언제라도 당신들의 방문을 환영할 것이다.

특전사 단체 방문을 주도하고 있는 5·18 공법 3단체에게 묻고 싶다.

정권에 의해 폭도로 몰리고 역사에서 지워질 뻔한 5월을 우리 곁에 다시 살아나게 만든 것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싸워왔던 수많은 국민들과 목숨까지도 바쳤던 열사들이었다. 

하지만 그 아픈 역사를 모조리 무시한 채 오월 당사자들 안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는 일을 무리한 국민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왜 저들에게 면죄부를 주려 하고 있는가?

지금 이 대국민 공동선언은 올바른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행위이며, 이것은 오히려 5월 학살자들에게 부역하고 있는 행위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지난 1월 현정권에서도 역사교과서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지우려는 시도가 있었다.

제대로 된 역사를 세우지 않으면 언제든지 지워지고 조작될 수 밖에 없다.

‘5·18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죽어간 수많은 민족민주열사들의 염원이다. 올바른 5·18 정신계승은 제대로 된 진상규명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우리는 5·18 공법 3단체와 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에게 요구한다.

- 오월정신을 헤치고 올바른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5·18민주화운동 「용서와 화해 그리고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 계획을 즉각 폐기하라 !

- 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는 지금이라도 1980년 진실을 밝히는 일에 앞장서라 !

- 지워지지 않는 피 묻은 군홧발로 신성한 묘역을 짓밟지 마라. 국립5·18민주묘지, 5·18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 참배계획을 철회하라 !

2023년 2월 14일

광주전남추모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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