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가격이 폭락한 배추를 평시대비 1.5배 이상 시장에 방출하는 것이 과연 정부 역할인가?

- 농산물 가격 폭락을 조장하는 정부의 설 장바구니 안정 대책을 강력 규탄한다.

 

정부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배추 등 10대 성수품의 수요가 본격 시작되는 설 연휴 전 3주 차(1.2.)부터 정부비축, 농협 계약재배 물량 등 활용하여 공급량을 평시 대비 1.5배 수준 확대(1.2.~1.20.)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한다.

정부에 묻는다. 1월 5일 가락시장 배추 최하 경매가격이 10kg에 1600원이 나와서 운반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실정인데 설을 앞두고 평시 대비 1.5배 배추를 시장에 푼다는 것이 과연 정부가 할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광주인 자료사진
ⓒ광주인 자료사진

생산 농민은 죽던 말던 신경도 쓰지 않겠다는 정부 의지 표명인지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

현재의 배추 가격 폭락은 정부의 잘못된 수급정책이 근본 원인이다. 

그럼에도여전히 농민을 희생시켜 소비자 물가만 낮추려 하고 있다. 

여름배추 가격 폭등은 재배지역의 집중호우로 생육이 극도로 나쁘고 정식 자체를 못한 것에서 기인한다. 

농식품부는 배추 특성상 2개월 정도면 정상화될 것을 알면서도 물가당국의 눈치를 보느라고 생육이 70%에 밖에 되지 않은 물량을 김장철 바로 앞에 2만3300t을 시장에 방출하고 신선배추를 수출 김치용이라고 1600t 수입하였다.

가격 상승 원인은 고려하지 않고 수입 농산물로만 가격을 급하게 하락시키려 한 정부의 수급정책이 현재 배추 가격을 대폭락시킨 것이다.

현재 겨울배추는 거래 자체가 끊겼고 유통상인과 계약된 물량조차 계약금 포기할테니 농가가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고 있다. 

배추 재배 농가는 수익이 없어 2022년 사용한 농자재값도 갚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생산농가에 대한 긴근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도리어 폭락해 있는 배추값이 더 떨어지도록 평시보다 1.5배를 더 시장에 풀겠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유통정책관은 지난 12월 전남 생산자 대표들과 만나 AT를 통해 비축한 1만톤은 현재 가격이 유지되면 절대 시장에 방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조합장들과 농민들에게 한 약속마저 이렇게 헌신짝처럼 버리는 정부를 농민들이 어떻게 신뢰하겠는가?

또한 현재 가을배추 120ha에 대한 출하정지와 폐기를 진행중에 있으면서도 시장에 평시보다 1.5배를 방출하겠다는 정부 발표를 어떻게 봐야 하나?

가격이 폭락해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하면 시장개입이라서 어렵다는 정부가 물가를 핑계로 농산물 가격을 폭락시키는 이런 행위를 맘 놓고 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 사회의 반농민적 인식에 배추 생산농가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1명의 국민이라도 어려움을 겪는다면 손을 내밀어야 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더 이상 배추 농가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길 바란다. 

현재 정부 역할은 최소한 생산비라도 건질 수 있도록 폐기 등 긴급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것이다.

전국배추생산자협회는 정부의 향후 움직임을 똑똑히 두고 볼 것이다. 배추를 시장 방출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폐기 등의 긴급 가격 안정 대책과 근본적 수급안정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라.

2023년 1월5일

(사)전국배추생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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