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개도 제 값은 있다.

강아지가 예쁘다고 하면 주인은 좋아한다. 반면 밉다고 하면 주인 표정이 바뀐다.

비단 짐승뿐이 아니라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나름의 평가를 받는다.

그것이 바로 경쟁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평가할 때는 참으로 조심해야 한다. 공정이다. 공정하지 않으면 신뢰를 잃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민중의소리 갈무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민중의소리 갈무리

경험이 있다.

내가 방송국에 있을 때 방송평이라는 걸 썼다. 평가라는 것이 워낙 어렵기도 하지만, 특히 한 인간정신을 평가하는 것이어서 자칫 잘못하면 당사자에게 치명상을 입힐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고 특히 방송계에서는 꺼리는 분야다.

평을 쓰는 사람의 권위가 인정받는 저명한 작가이거나 평론가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

내가 방송평을 쓸 때가 방송작가로 신춘문예에 당선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내가 평을 좀 쓴다는 평가를 받아서 당시 유일한 방송잡지인 ‘한국방송’지에 작품 평가를 쓰게 됐다.

솔직하게 쓰지 말았어야 했는데 당선작가라는 우쭐함에 겁도 없이 덤벼들었다.

평을 쓴 작품이 모두 선배들의 작품이었다.

당시(1950년대) 방송작품 등장 무대는 (KBS연속극공모)라는 연속극 모집이 있었고 단막극 모집도 있었다.

신춘문예 성격 같은 것이었다.

이 때 단막극에 당선된 것이 김X팔 작가의 ‘산울림이야기’가 있었다.

지금도 나는 가슴을 울리는 명작이라 평가한다. 정X건 작가의 ‘각하’라는 작품도 있었다.

당선작 모두 훌륭했다. 그러나 왜 흠이 없으랴. 좀 무리가 있었지만, 평을 썼다.

김 작가는 말이 없었는데 정 작가는 몹시 화를 냈다.

나를 상대조차 않았다. 어쩔 수 있으랴.

오랫동안 말도 없이 지냈다.

그러다가 부산 해운대로 방송작가 세미나를 갔는데 마침 바닷가를 함께 걷게 되는 기회가 생겼다.

사과했다. 건방 떨어서 죄송하다고 했다. 그것으로 화해했고 친해졌다.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기는 어렵지만, 참으로 효과가 크다.

지금은 두 분 모두 고인이 됐다.

내가 그들과 화해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후회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도 나를 원망하고 있을 것이다.
 

■화해하는 정치

정치도 같다. 나라 망치자고 정치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조금이라도 나라 잘되게 하려고 정치하고 그 뒤에 자신의 이름도 빛나면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는가.

그러나 때로 순서가 바뀌어서 이름을 먼저 생각하고 나라를 나중에 생각해서 문제가 생긴다.

언론에 나와 중언부언 떠드는 정치인들의 속마음을 국민은 다 안다.

자신들은 국민이 뭘 알겠느냐 할지 모르나 천만의 말씀이다.

국민은 정치인 뱃속에 들어가 있다. 한 여성 정치인의 방송출연에 정말 마음이 상한다.

뻔한 거짓말을 한다. 그들이 걸어온 길을 국민은 빤히 알고 있다.

이름이 외자인 ‘김 모’ 여성 정치인이 있다.

주위에 그의 절친이 있으면 물어보라.

대통령이 국민 100명을 모아 놓고 이러고 저러고 말은 많았는데 글쎄 그 말이 국민 귀에 얼마나 잘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자신은 알면서 하는 말일까.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의 행위가 국민으로 어떤 평가를 받는지를 안다면 그야말로 등에서 땀이 날 것이다.

인간이 어찌 실수가 없고 과오를 범하지 않을 수가 있으랴.

그러기에 인간이 아닌가. 인간의 장점은 잘못을 바로잡는 능력에 있다.

지금이라도 이상민 장관은 사표 내고 주호영·권성동은 잘못된 고집 버려라.

야당도 야당이기 때문이라는 아집을 버린다면 이 나라는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괜히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인다. 나도 도리 없는 인간이다.

‘사람값 좀 하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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