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Gwangju Media Art Platform)은 미디어아트 특별전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을 1일부터 2023년 4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개관전 이후 개최되는 대규모 전시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예술적 성과를 이룬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이 참여한다.

이이남은 고전 회화의 축적된 시간성을 동시대적인 미디어아트 기술에 접목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감성이 혼재하는 흥미로운 시공간을 제시해왔다.

80년 5월 18일 날씨 맑음, 2022, 혼합매체, 가변크기.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80년 5월 18일 날씨 맑음, 2022, 혼합매체, 가변크기.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의 주제성은 흘러가는 시간과 사라지는 기억을 붙잡아 그 안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는 것에서 시작되며, ‘빛’을 비춤으로써 영원과 진리를 탐구하는 상징적 구조를 띤다.

이번 전시에서 이이남은 자신의 흘러간 시간을 빌려온다.

그는 유난히 죽음에 대한 꿈을 많이 꾸었던 1980년 5월, 담양의 한 초등학교 5학년 때의 기억을 특정한다.

작가는 당시에는 간첩, 공산화, 전쟁이란 단어들이 난무하여 들녘을 누비던 어린아이의 무의식에까지 죽음이라는 공포가 침투해있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그에게 죽음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두려움인 동시에 자기 존재를 인식하게 하는 양식이 되었으므로, 이번 전시를 통해 유년시절의 기억을 현재와 결합하여 자신의 정신적 뿌리와 예술적 근원에 대해 고찰한다.

전시는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이이남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가상의 문으로 설정한다.

당시 학살과 피흘림과는 무관했던 소년의 자전적 경험을 동화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역사적 아픔과 일상적 삶의 대비를 극대화한다.

작가는 작품 안에 양면적 요소를 적절하게 담아내어 관람객으로 하여금 이미지 너머의 각자의 기억과 연결시키도록 한다.

이번 전시는 온전히 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시공간을 한정하지 않는다.

기억이 시간의 순서가 아닌 파편으로 남아있듯이,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층별 로비를 포함한 곳곳에 작가의 기억을 숨겨놓아 관람객이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한편, 전시 기간 동안 지난 9월 구축된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외벽 미디어 파사드에도 이이남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며, 작가와 함께하는 부대행사 또한 진행될 예정이다.

임종영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센터장은 “이번 전시는 미디어아트로 재해석된 자전적 경험을 통해 역사적 비극이 예술로 승화되는 방식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이다”며 “아이의 시선 뒤에 감추어진 광주민주화운동의 언어와 이미지를 각자의 시선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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