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출정식 결의문 [전문]
 

2022년, 우리는 두 번째 총파업 깃발을 높이 들어 올린다.

누군가는 또 총파업이냐고 묻는다.

왜 또다시 경제를 볼모로 삼아 국민에게 피해를 주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그동안 아무도 묻지 않았다.

화물연대 광주지부
24일 0시부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가 이날 오전 10시 광산구 하남공단 6번로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왜 화물노동자들은 도로위의 시한폭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면서까지 운전대를 놓지 못하는가!

왜 화주와 물류자본의 이윤은 날개를 달고 상승 가도를 달리는데, 화물운송시장 가장 밑바닥 화물노동자들은 매일 낮은 운임에 허덕이며 위험을 무릅쓰고 도로를 달리는가!

안전운임제는 이 절망적인 현실이 던지는 질문에 화물노동자들이 외치는 분명한 대답이자 한줄기 희망이었다.

화물연대 20년 투쟁의 역사는 기어코 안전운임제를 만들어냈고, 화물노동자의 염원을 현실로 일구어냈다.

그러나 3년 일몰제의 한계 앞에서 안전운임제는 위태로웠다.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결의로 첫 번째 총파업 깃발을 들어올렸다.

6월 총파업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폭등으로부터 화물노동자의 생존을 보호하는 제도, 도로 위 안전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가 바로 안전운임제라는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냈다.

국토부는 안전운임제 지속을 추진하고, 품목확대를 논의하기로 화물노동자와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똑똑히 약속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또, 합의를 내팽개치며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일몰제 연장만 고려할 수 있다, 품목확대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몰제를 도입한 장본인인 국민의힘은 또, 안전운임제 공격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수수방관으로 국회 논의를 지연시키고 사태를 악화시켰다.

손 놓고 있던 정부여당은 총파업이 현실화되자 황급히 당정협의회를 소집하고, 컨테이너·시멘트 품목만의 3년 연장을 발표해 화물노동자 갈라치기를 시도했다.

헌법에도 위배되는 업무개시명령을 운운하며 아직 모이지도 않은 총파업 대오를 흩뿌리려 하고 있다.

총파업까지 가지 않도록 제도를 확대할 생각은 안중에도 없고, 어떻게 하면 화물연대 총파업을 축소할 수 있을지만 골몰하는 무책임한 정부여당을 더 이상 눈뜨고 지켜볼 수가 없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가 24일 오전 10시 광산구 하남공단 6번로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운전대를 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 다시 한 번 대한민국 모든 물류를 멈출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어렵게 들어 올린 두 번째 총파업 깃발이다.

결코 쉽게 내릴 수 없고, 쉽게 내려서도 안 된다.

승리하는 총파업 투쟁을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화물노동자의 안전운임제를 사수하고 확대시키기 위해 총파업투쟁에 돌입한다.

하나. 우리는 총파업투쟁 승리를 위해 투쟁본부의 지침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행동한다.

하나. 우리는 정권과 자본, 그리고 언론의 선동에 현혹되지 않으며 흔들림 없이 파업대오를 끝까지 사수한다.

2022년 11월 24일

화물연대 총파업 출정식 참가자 일동

관련기사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