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설치 고상승강장 3,637개소, 6년간 실족사고 124건
안전 취약한 고무발판 98%…10cm기준 미충족 1,871개

장애인, 어린이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이하 철도공사)가 '실족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승강장과 열차 사이에 설치하는 안전발판이 '구색 맞추기'에 급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광주북구갑, 국토위)이 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안전발판 설치가 의무화된 고상승강장 철도역은 268개소, 노선은 총14개로 승강장수는 총2만4,816개소인데 미설치된 승강장이 3,637개소(14.6%)에 달했다.

안전발판이 설치된 고상승강장 2만1,179개소 중 구형 고무안전발판은 2만700개(98.1%)가 설치됐고 신형 자동안전발판은 479개(1.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무안전발판은 'ㄱ자형' 발판으로 직선 승강장에 주로 설치되는 데다 설치를 해도 1,871개(8.7%)가 10cm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안전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 '철도시설의 기술기준'에 따라 철로에서 승강장 발판까지 높이가 1.15m 이상인 ‘고상승강장’은 연단간격이 10cm를 초과할 경우 안전설비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철도공사가 대부분 연단간격 10cm기준이 100% 충족되지 못하는 고무안전발판을 설치한 이유는 자동안전발판 설치비는 개당 3,000만원을 호가하지만 고무안전발판은 개당 70만원 수준으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안전을 값싼 안전설비로 구색만 맞추고 있는 셈이다.

최근 6년간(2017~2022.8월 기준) 연단간격 10cm를 초과한 승강장에서 발생한 실족사고는 총124건에 이른다.

실제 2021년 5월 영등포역에서 시각장애인이 승차하던 중 승강장과 열차 사이에 다리가 빠져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같은 해 10월 전동휠체어가 승강장 연단 사이에 빠져 타고 있던 장애인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오섭 의원은 “철도승강장 실족사고가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철도공사는 비용만 따져 안전설비 설치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우선 과제인 만큼 관련 예산확보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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