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 일제 조선편수회부터 해방 후 한국식민사학계 대해부
‘임나일본부설’ 식민사관...가야사 등 전라도 고대사 왜곡 짚어
150여명 강연회 참석, '역사바로세우기 시민운동'에 마음 모아

한국 주류사학계의 식민사관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주체적인 입장에서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한 이덕일 교수(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의 ‘식민사학의 뿌리와 그 실태’ 역사강연이 광주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지난 22일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광주광역시 금남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7층 다목적강당에서 열린 역사특강은 한국 주류사학계와 관련 기관 그리고 정치권에 만연한 식민사관의 실태와 문제점을 직시하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한 범시민운동을 펼칠 것을 다짐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동영상 바로보기 http://https://youtu.be/hweDcBuDxVM

지난 22일 광주 금남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7층 다목적강당에서 광주광역시의회와 역사바로세우기준비모임이 공동 주최한 '식민사학의 뿌리와 그 실태- 역사인식 제고 방안'을 주제로 이덕일 교수(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의 역사 강연이 열리고 있다. ⓒ광주인
지난 22일 광주 금남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7층 다목적강당에서 광주광역시의회와 역사바로세우기준비모임이 공동 주최한 '식민사학의 뿌리와 그 실태- 역사인식 제고 방안'을 주제로 이덕일 교수(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의 역사 강연이 열리고 있다. ⓒ광주인
22일 광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역사 강연에 나선 이덕일 교수(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광주인
22일 광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역사 강연에 나선 이덕일 교수(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광주인

광주광역시의회(의장 정무창)와 역사바로세우기 준비모임(공동대표 나간채 정현애 정희곤 한병성)이 공동 주최한 이날 역사 강연은 1부 강연과 2부 토론까지 150여명의 참석자들이 시종일관 뜨거운 열의와 관심을 보였다.

이덕일 교수는 한국 주류사학계의 뿌리 깊은 식민사관을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관리하에 있었던 일본 사학자들과 한국 식민사학자로 연결된 ‘조선사 편수회’ 그리고 그 후학으로 이어지는 이기백, 이병도 중심의 ‘식민사학 카르텔’이라고 꼽았다.

이들 일본학자와 한국식민사학자들은 ‘삼국사기’가 아닌 ‘일본서기’에 바탕을 두고 가야의 왜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을 수용하여 주류사학의 중심이론으로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백제 고구려 신라 및 가야 등은 물론 고대 전라도에 대한 왜의 지배이론까지 뒷받침 해왔다는 것.

이덕일 교수는 조선총독부 식민사관은 △단군국조설 부인(김수로왕. 허황후 허구인물) △고대중국의 한반도 북부를 400년간 점령했다는 한사군 한반도설과 낙랑군 평양설 △야마토 왜가 200년간 가야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 3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1945년 이후 1948년까지 해방공간에서 한국 역사학계는 △민족주의 역사학계 △사회주의 역사학계(사회경제사학계) △식민사학계(황국사관) 등 3개 학파가 존재했다”며 “사회주의 사학계는 북한으로, 식민사학계는 이기백에 의해 ‘실증사학파’로 개명하고 이병도는 역사서술론으로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역사바로세우기준비모임과 광주광역시의회가 주최한 이덕일 교수 광주 역사 강연.  ⓒ광주인
역사바로세우기준비모임과 광주광역시의회가 주최한 이덕일 교수 광주 역사 강연. ⓒ광주인

이에 반해 “북한역사학계는 백남운, 홍기문(벽초 홍명희 아들)을 중심으로 조선력사편찬위원회(위원장 이청운)가 구성돼 ‘가장 과학적이고 선진적인 사상에 의거해서 조선민족의 장구한 역사를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표현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식민사학계와 다른 역사관을 소개했다.

이후 1961년 북한 역사학자 리지린이 ‘고조선과 한사군 문제를 정리한 북경대학 박사연구 논문’을 통해 중국학자들과 치열한 논쟁 끝에 남북한 최초로 ‘고조선은 하북성 일대까지, 한사군은 지금의 요동’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북한학자 김석형도 1963년 ‘삼한, 삼국의 일본열도 분국설’을 통해 ‘일본열도에는 고대한국이 진출해 세운 분국이 다수였고, 임나는 가야가 아니라 가야계가 일본열도에 세운 분국이었다’고 증명해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야마토 왜 강국설)을 해체시켰다고 밝혔다.

당시 김석형의 ’임나=가야계 일본분국설‘은 일본 학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임나=가야계 일본분국설‘의 근거로 일본 안에서 발굴된 대표적인 유적으로 일본 큐슈 미야자키 현 사이토바루 고분군(3세기말~6세기)가야 철모, 오카야마 현 키노죠 가야계 산성, 오카야마 현 쯔쿠리야마 고분, 백제 사찰 나라현 이코마군 호오류지(일본 유네스코 1호), 일본 나라현 기코라 고분 천문도(고구려 천문도) 등을 제시했다.

또 '단군허구론'에 앞장섰던 일제강점기 일본학자로 나카 미치요(정한론자. ’단군은 불교가 전파된 뒤에 중들이 날조한 망령이야기‘ 주장)와 이마니시 류(’단군은 고려 인종부터 고종 사이에 만들어졌다’, ‘환국을 환인’으로 조작) 그리고 한국학자 신석호(단군 허구 식민사관 신봉)를 들었다.

이 교수는 “이들의 ‘단군 허구론’은 현재 한국사학계에서도 광범위하게 정당화돼 학계와 관련 기관 등에서 신봉자들이 활동 중이며 이들은 ‘삼국사기’보다 ‘일본서기’를 신뢰하는 식민학파이자 일본 극우파의 논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광주인
ⓒ광주인

 

22일 광주 금남로 5.18기록관에서 열린 이덕일 교수 역사 강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인
22일 광주 금남로 5.18기록관에서 열린 이덕일 교수 역사 강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인

끝으로 이덕일 교수는 식민사학을 기반으로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등재’가 추진 중이라며 유네스코 등재는 곧 식민사관에 따른 왜의 전라도 경상도 지배를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므로 왜곡된 가야사를 바로잡은 후 등재를 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지난 2019년 4월 당초 ‘4대 역사문화권에서 8대 역사문화권(2022년 1월)’으로 확대한 것을 두고 이 교수는 “8대 역사문화권에 마한역사문화권이 등장한 배경에는 서기 9년 백제 온조왕에게 망한 마한이 서기 2세기부터 4세기까지 존속했다는 일본 식민사학의 논리를 수용한 것”이라고 역사왜곡을 짚었다.

즉 마한역사문화권을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전남 일대 마한시대의 유적 유물이 분포돼 있는 지역’으로 규정한 것은 영산강 유역의 전방후원분을 빌미로 야마토 왜가 경상도와 전남북 일대(섬진강 일대, 영산강 일대. 전북 남원 유곡리.두락리 고분군 기문국)를 지배한 것으로 호도하려는 ‘현대판 정한론의 논리’라는 것.

이덕일 교수는 “한국사는 이미 중국과 일본이 점령했다. 이는 뿌리 깊은 한국식민사학계가 주범”이라며 “치욕의 역사를 후대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면 제2의 동학, 제2의 의병, 제2의 독립전쟁이 필요하다”고 역사바로세우기 시민운동을 제안했다.

이날 제주에서 광주강연에 참석한 이용중 가야사 바로잡기 전국연대 운영위원장은 “정당과 정치권은 언제까지 식민사관의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할 것이 아니라, 식민사관 청산과 역사바로세우기 법률안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고 역사적 소명을 주장했다.

대구에서 참석한 김성문 가락대구광역시종친회장도 “광주와 대구의 시민들이 일제식민사관으로 뒤틀린 가야사 등 우리 역사를 바로 잡는 시민역사운동에 함께 할 것을 제안한다”며 “대구 가락종친회도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굳건하게 연대하여 주체적인 역사바로세우기운동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피력했다.

이덕일 역사강연을 공동주최한 광주광역시의회 신수정 교육사회위원장이 ⓒ
이덕일 역사강연을 공동주최한 신수정 광주광역시의회 교육문화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광주인
나간채 역사바로세우기 준비모임 공동대표(전 전남대 교수)가 22일 이덕일 교수 역사특강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광주인
나간채 역사바로세우기 준비모임 공동대표(전 전남대 교수)가 22일 이덕일 교수 역사특강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광주인

이번 강연을 준비한 나간채 역사바로세우기 준비모임 공동대표는 “민족사학이란 지배당하고 있는 자기 민족의 역사를 주체적 입장에서 자기 민족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이 바탕에서 국가민족의 주체적 발전을 전망하는 관점”이라며 “이번 이덕일 교수의 광주 역사강연을 계기로 광주전남에서 역사바로세우기 시민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 사학계의 식민사관과 정부의 역사 왜곡정책에 대해 이덕일 교수(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가야사 바로세우기 김해 김씨 가락종친회 비상대책위원회, 역사바로잡기 불교연대, 식민사관으로 왜곡된 가야사 바로잡기 전국연대, 시민사회단체 등이 역사바로세우기 시민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