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핵발전소 대응 호남권공동행동, 10일 영광서 기자회견
"한빛4호기 격납콘크리트 공극 보수공사 모형 시험" 규탄

광주•전남•전북지역 탈핵단체연대인 ‘한빛핵발전소 대응 호남권공동행동’과 ‘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 위한 공동행동’은 10일 오후1시 영광핵발전소 앞에서 ‘한빛4호기 격납건물 콘크리트 공극 보수공사를 위한 모형시험 규탄 기자회견’를  갖고 중단을 촉구했다.

한빛 4호기는 격납건물 부실시공 문제로 5년동안 가동이 중지된 상태였다. (아래 기자회견문 전문 참조)

광주 전남 전북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빛핵발전소 대응 호남권공동행동'과 '영광핵발전소안전성 확보를 위한 공동행동'이 10일 전남 영광핵발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실공사가 드러난 한빛4호기 재가동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광주 전남 전북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빛핵발전소 대응 호남권공동행동'과 '영광핵발전소안전성 확보를 위한 공동행동'이 10일 전남 영광핵발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실공사가 드러난 한빛4호기 재가동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한빛4호기 격납건물에서 최대 깊이 157cm 공극 뿐만 아니라 수백개 크고 작은 공극, 철판부식 등이 발견되어 가동이 중지된 대표적인 핵발전소이다.

탈핵단체들은 "핵발전소 안전성을 우려하는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검증 과정과 조사를 요청했었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은 전면적인 물리적 조사는 시도조차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설계도면을 전제로한 시뮬레이션과 부분 검증으로 안전성 검사를 마무리하고 콘크리트 공극 보수공사를 위한 모형 시험(모캅,Mock-up)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또 "한빛4호기 격납 콘크리트 건물 공극을 땜질 하더라도 핵발전소의 최신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한빛4호기 재가동 문제는 수십차례 안전성, 비경제성, 비합리적 검증 과정 측면에서 그 부당성을 수십차례 제기한 바 있다"고 가동 중단을 촉구했다. 

한빛핵발전소 대응 호남권공동행동은 "최신 안전 기준도 충족하지 못한채 전력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성이 아닌, 공기업의 이익을 위한 재가동은 경천동지할 노릇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탈핵단체들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핵발전소의 ‘안전중시 사고를 버리라’는 발언은 세상 사람들을 경악케 한적이 있다'며 "핵발전소의 안전은 뒷전인 이 정부에서 한빛 4호기의 안전성이 얼마나 담보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한빛4호기 재가동 시도 중단"을 촉구했다.

 

 기자회견문 [전문]

한빛4호기 격납건물 콘크리트 공극 보수공사 즉각 중단하라!
모캅 (mock-up, 모형) 시험 진행 반대!
재가동 절차 전면 중단하고 제대로 된 진상조사부터 시행하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오늘(8.10.) 오후2시 한빛4호기 격납건물 콘크리트 공극 보수공사에 들어가기 위한 모캅(mock-up) 시험을 실시한다.

이는 지난 7월 7일 원자력안전위원회 제160차 회의에서 보고안건으로 상정된 한빛4호기 구조건전성결과와 공극원인조사결과에 따라 진행되는 보수공사의 시작을 앞두고 진행하는 것으로,

주증기배관 하부에서 발견된 깊이 157cm의 최대 공극의 모형을 사용해 그라우트 혼합, 주입, 배출 등의 보수 과정을 실험하는 것이다. 이후 8월 18일부터는 공극을 보수하는 타설 작업이 본격 시작할 예정이다.

한빛4호기 문제는 2017년 6월 격납건물의 격벽과 상층부가 연결되는 둘레 길이 약 138m 부분에 약 20cm 깊이 환형공극이 발견된 것부터 시작되었다, 증기발생기에 길이 11cm에 이르는 중형망치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 후 조사를 통해 격납건물 콘크리트 공극 140개소, 철근 노출 23개소, 그리스 누유 15개소 등 수많은 문제가 터져 나와 현재 약 5년 이상 가동을 멈추고 있는 상태다.

한빛4호기와 동시에 건설된 한빛3호기 또한 동일한 격납건물 공극 문제로 가동을 멈추다 2020년 11월에 먼저 재가동했다.

한빛3·4호기가 격납건물에 심각한 문제가 다수 발생한 근본 원인은 1989년 건설 당시부터 제기되어 온 부실시공·부실공사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한수원과 원안위조차도 인정하는 주지의 사실이다.

빛3·4호기는 최초로 국내 기업 주도로 건설하고 1995년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당시 원전 건설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데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부실공사가 계속 이어졌다.

야간 콘크리트 타설, 관리 감독 부재 및 품질에 대한 문제점을 과소 판단하는 등 수많은 부실 행위가 이어졌다.

한빛3호기가 졸속으로 재가동 절차에 들어간 2020년 11월 당시, 한수원과 영광 범대위는 격납건물 상부돔 조사 실시 등을 담은 ‘7가지 이행사항’을 약속한바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 7가지 이행사항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격납건물 상부돔 문제는 아직 제대로 된 조사가 마무리 되었다고도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수원은 오늘 모캅 시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보수공사에 들어가려고 한다.

이는 한수원이 한빛3호기 제가동 시 약속했던 7가지 이행사항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원안위 용인 하에 한빛4호기를 재가동하려는 것으로 우리는 이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

한수원과 원안위는 한빛3·4호기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무엇보다 제대로 된 진상 조사를 다시 처음부터 진행해야 한다.

당시 작업자나 제보자, 제보를 받아 이의를 제기한 사람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당시 부실공사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여전히 밝혀지지 않는 문제를 밝혀야 한다.

당시 작업자 등이 제보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 것만으로도 얼마나 부실한 작업이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철근에 녹이 많이 슬어 있는데 그대로 사용했다.

한빛1·2호기 건설 공사 때는 감리를 맞은 백텔이라는 회사의 감독자가 철근에 녹이 슬어 있으면 무조건 반품했다.

눈으로 볼 때는 녹이 전혀 안 보여도 하얀 면장갑을 끼고 철근을 문대어 조금이라도 녹이 보이면 무조건 반품시켰다.

한편, 한빛3·4호기 공사에서는 철근에 녹이 탱탱 슬어 있어도 그냥 사용했다.

녹슨 철근은 건설 이후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종합누설률시험을 통해 콘크리트 내부의 녹슨 철근 부위에서 균열이 생기고 또 그 균열이 계속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으나 구조건전성에는 치명적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지적은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작성한 한빛3.4호기 격납건물 구조건전성평가 심사결과에는 포함도 되지 않았다.
 

2. 철근이 밀집한데다 골재(자갈) 크기가 규격에 맞지 않아 자갈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

당시 작업자의 제보에 따르면 격납건물 콘크리트 공사 현장에 올라가서 보니 철근 배근이 밀집되어 있고 규격 이상 크기의 자갈이 많아 골재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등 콘크리트 다짐작업을 하는데 굉장한 어려움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자갈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결국 자갈과 같이 있는 모래와 시멘트만 내려가거나 아예 안 내려갔다는 것이다.

근을 조밀하게 설치한 이유는 강도가 떨어지는 철근을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 건물의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조밀하게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

구조건전성평가에서 콘크리트 공극을 조사할 때 가정공극 1955곳을 상정했지만, 그 중 내부공극은 22곳밖에 상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건설 당시 자갈 쏠림 현상을 고려한다면 내부공극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 공극을 제대로 조사하면 부적합이 나올 것을 우려해 22곳만을 가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3. 관리·감독 부실과 품질 검사의 실패가 부실 공사를 키웠다.

전체적으로 격납건물 건설 당시 관리·감독과 품질 검사 등이 엉망이었다.

실제적으로 공사를 하는 현대건설 작업반장의 경우 보통 30~50대가 많은데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20~21살의 직원이 관리 감독이나 품질 검사 요원으로 현장에 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전력공사는 공기단축을 위해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감독이나 품질검사자가 제대로 할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이 든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당시 건축법상 국책사업의 경우 감리사를 따로 두지 않고 자체 품질검사로 대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물의 건전성 신뢰도를 얼마나 두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함에도 공극 원인조사나 구조건전성 심사를 하는데 얼마나 반영이 되었느냐는 것이다.

또한 격납건물 관통부 뿐만이 아니라 쉬스관 주변에도 미경험자들이 다짐공사를 하다보니 쉬스관의 훼손을 염려하여 쉬스관 주변은 아예 다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극이 있을 가능성과 다짐이 안 되었을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4. 계속적인 24시간 돌관(突貫)공사, 저녁에는 한전 감독들이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건설 당시 영광지역 주민들이 끈질기게 제기했던 문제로 잦은 24시간 돌관공사가 있었다.

당시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데도 비용 절감을 이유로 24시간 돌관공사가 자주 진행되었다.

야간 불법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이루어졌지만 그 현장에는 관리 감독과 품질검사를 해야 하는 한전 직원이 부재했다.

당시 현장 작업자들의 증언은 시공사인 현대는 공사를 하는 곳이고 부실공사를 방지하는 데는 한전 아니냐, 한전이 눈을 감아주지 않고 제대로 감독과 품질활동을 한다면 부실공사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영광군민들은 감독과 품질관리를 제대로 해 줄 것을 계속적으로 요구하였으나 당시 한전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5. 격납건물 다짐공사를 하는데 미숙련 노동자가 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사 당시 격납건물 콘크리트 다짐 작업으로 바이브레이터를 이용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경험이 부족한 미숙련 노동자가 그 작업을 담당했다는 증언이 있다.

바이브레이터가 무거우니까 나이와 경험이 많은 숙련 노동자보다 젊은 미숙련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였다.

경험이 적다보니 철근이나 철판, 쉬스관, 외벽 거푸집 등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가 콘크리트 공극 등 격납건물의 각종 부실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외에도 텐돈 갤러리의 94번 텐돈플레이트 함몰사건 등 격납건물만 관련해서도 수도 없이 많은 제보들이 있었으며, 이런 제보들은 당시 영광군 내에 회자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실공사 사례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발견된 공극에 대한 원인조사만 하고 한국전력기술이 가정공극을 두어 평가한 내용만 심사를 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원안위는 내일(8.11.) 열리는 제162회 회의에서 구조건전성평가 관련 안건을 추가 보완하고 재보고하기로 했지만, 보수공사는 오늘 모캅 시험을 시작으로 착착 진척시킬 전망이다.

정말 어이없고 기가 막힌 일이 조금 모습만 바뀌었을 뿐 시공당시와 다를 바 없는 일이 한빛3·4호기에서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제도적인 절차에서 부실공사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여 구조건전성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면 국회, 언론 등 모든 제도적·사회적 검증체계를 가동하여 한수원과 규제기관인 원안위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의 규제실패에 대하여 추궁해 들어갈 것이다.

- 다 음 -

1.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보수공사를 중지시키고, 부실공사 근본원인 조사를 즉각 실시하라.

1. 원안위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은 공극 원인 조사만을 하였다. 이는 부실공사를 눈감아주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부실공사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실시하라.

1. 당시 작업자나 제보자, 제보를 받아 이의를 제기한 사람 등을 조사하여야 만이 밝혀지지 않은 부실공사 내역을 알 수 있다. 근본적인 부실공사 진상조사를 즉각 실시하라.

1. 구조건전성평가 심사를 하는데 부실공사와 관련 진상조사 결과를 반영하지 않는다면 누가 안전 확인을 해준단 말인가. 원안위는 규제기관으로써의 제대로 된 역할을 마땅히 수행하라.

1. 한빛4호기의 10cm밖에 남지 않은 격납건물 157cm 구멍은 전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하다. 원안위는 이것을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사안을 8월 11일 원안위 차기 회의에서 보고 사안이 아닌 심의·의결 안건으로 전환하라.

2022년 8월 10일

한빛핵발전소 대응 호남권 공동행동, 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 위한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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