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지금은 광주교육의 새로운 전환을 위해 장휘국 12년을 반성할 때이다
 

“우리는 함께 교육개혁을 추진했고 완수했습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전국 교육감 지지율 1위를 여러 번 할 정도로 많은 사랑과 지지를 주셨습니다.”

“12년 전 이 자리에서 ‘상생 교육, 학생이 중심이 되는 교육, 보편적 교육복지 즉 무상교육, 청렴 교육청, 민주·인권·평화·통일·역사교육, 5ㆍ18정신 계승’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 목표들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모두 여러분 덕분에 ‘수미일관’할 수 있었습니다. 수십 년간 지체되었던 학교문화 혁신과 교육개혁을 여러분이 이루었습니다.” (2022년 6월 29일 장휘국 교육감 퇴임사에서)

3선 교육감이 퇴임하고 광주광역시의 교육 권력이 교체되었다. 결코 짧지 않은 3선 교육감의 12년은 영광으로 시작하여 마침내 치욕으로 끝났다.

2018년 숱한 우려와 비판을 외면하고 3선에 나섰던 장교육감은 현직 교육감의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고작 2% 차이로 신승했다.

결국 그는 3선 재임 시기 온갖 추문에 휩싸였고, 그를 지지했던 시민들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으며, 서서히 광주교육의 배는 침몰하였다.

정성홍 후보의 무기력한 낙선은 전교조의 패배였으며, 전교조를 앞세워 12년 장기집권한 장휘국의 패배였다.

민주인권평화 도시 광주에서 전교조 출신 ‘민주진보교육감후보’가 패배하고, 12년의 장휘국 교육이 더 이상 기대를 얻지 못한 채 불신임된 것은 정치적 탄핵을 당했다고 할 만한 일이다.

그것은 장휘국 자신뿐만 아니라 그를 통해 교육의 혁신을 꿈꾸고, 진보 교육에 동참했던 광주시민 모두의 치욕이며 멍에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선 교육감의 퇴임사는 자화자찬으로 빛난다.

그의 퇴임사에는 교육청 정문과 광장을 지켰던 시민들의 분노, 스쿨미투로 폐허가 된 교육 현장의 공허함, 재임 시기 시끌벅적했던 추문 등 모든 그늘이 지워져 있다.

그의 퇴임사에는 최소한의 성찰과 전망도 찾아볼 수가 없어서 위험하고 불안하기까지 하다.

전교조를 비롯하여 지역의 진보 인사들이 이 상황을 깊이 반성하지 못한다면, 혹은 12년 교육 독재로 장휘국이 확보한 이권의 남은 떡고물을 챙기려 한다면, 혹시는 퇴임 이후에도 그 어떤 반성도 없이 광주교육의 어른으로서 행세하고자 한다면, 광주교육의 미래는 없다.

결국 참교육의 초심을 기대할 수도 없다면, 새 교육감당선자에게도 광주교육의 새 미래는 가파르기만 하고 힘겨울 것이다.

광주교육은 지금 치열한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지난 12년의 관성과 체념을 떠올리는 것이 고통일지라도 장휘국 12년의 오류와 질곡을 날카롭게 응시하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성찰하고 토의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그의 12년에서 계승할 것과 극복할 것을 치열하게 가려낼 때이다.

첫째, 장휘국의 오류는 무엇보다 그의 반민주성에 있었다. 민주주의의 대변자였던 전교조와는 정반대로 장휘국은 민주주의에 대한 소양이 부족한 구태의 인물이었다.

장휘국 교육감 1기에 대한 지역사회의 평가에서도 그랬지만, 마지막 3기까지 장휘국은 일관되게 소통의 부족을 드러냈고, 독단과 독선, 패거리 인사로 권력을 남용하였다.

2013년 11월에 열렸던 시민단체 교육자치 평가토론을 기억하는가? "교육현안에 대한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절하고 통제하지 못하였다"라고 진보연대는 평가하였고, "교육감 당선 이후 사회적 협의가 없었다."라고 참학은 평가하였으며, "시민후보로 추대돼 시민들과 얼마나 소통을 해 왔는지 반성해야 한다“라고 전교조는 평가하였다.

시민단체들의 평가토론회는 장휘국에게 ‘소귀에 경 읽기’였다.

장휘국은 임기 내내 인사행정에서 구태를 반복하였다. ‘회전문 인사’, ‘인사특혜’는 언론이 언급한 점잖은 표현이었다.

‘자기 사람 챙기기’와 관련한 패거리 인사, 불공정 인사는 광주교육계의 공공연한 상식이 되었고 인사행정의 파행은 낯부끄러운 수준이다.

매 인사마다 자기 사람 챙기기와 패거리 인사, 불공정 인사는 광주교육계의 공공연한 상식이 되었다.

2016년 가을인사에서 현 이재남 정책국장을 광주서부교육지원청 과장으로의 인사 발령한 것은 교육인사행정의 원칙과 본질을 훼손하는 인사폭거였으며, 2020년3월 유양식 대광여고 관선파견교장의 인사 불복과 비정기 특혜인사는 광주시교육청의 인사행정이 망가질대로 망가져 사유화된 것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장휘국은 학교장들에게 민주적인 학교경영을 요구했지만, 정작 학교장들에게는 일방적인 지시와 감시로 학교경영의 의욕을 상실케 하였고 학교장들을 복지부동 자세로 교육감 눈치만 보게끔 하였다.

교육청 내부의 민주주의, 교육청과 학교의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 없이 과연 광주교육의 민주주의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전시행정을 위한 선택적 민주주의 아래에서 과연 학교 안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꽃필 수 있겠는가?

끝으로 시민단체에 대한 장휘국의 교육 정치는 ‘블랙리스트’ 정치였다.

자신을 지지하는 단체는 친위부대로 챙기고, 비판하고 견제하는 시민단체는 배제하는 등 철저히 진영론으로 일관하여 광주지역사회를 분열의 정치로 몰아갔다.

둘째, 장휘국의 교육행정은 따라하기, 배껴쓰기 정책으로 일관하였으며, 자신의 치적을 과시하는 전시행정에 급급하였다.

교육감 자신이 교육혁신의 정책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타 도시의 교육정책을 따라다니기만 했던 행태의 결과이기도 하다.

‘혁신학교’,‘학생 인권’,‘교육복지’,‘민주시민교육’, ‘마을 교육’ 등 그의 모든 진보 정책들은 교육현장의 지지와 기대를 모았지만, 12년 동안 교사와 지역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광주시교육청의 역할은 형식적이기만 했고, 젯밥에만 관심을 갖는 전시행정으로 일관했다.

또한 학교폭력 생활기록부 등재 과정에서 보듯이, 교육부와 학교를 향한 이중적 태도는 얼마나 일선 교사들을 우롱하고 현장을 힘들게 하였던가?

장교육감 임기 중 광주시교육청이 보여준 행정은 타 지역의 것을 베끼고 따라하기에 바쁜 행정이었다.

진보교육감의 상징인 혁신학교 정책도 흔적만 앙상하다.

정책에 의지를 실어 착실히 혁신교육의 내실을 기하기보다 혁신학교에서 고군분투한 몇몇 교사들의 헌신에만 기댄 채 진보 행세에 만족한 꼴이다.

교육청의 제자리걸음에 현장 교사들은 진이 빠지고, 구호만 남은 학교문화혁신은 진정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결국 광주교육의 새길을 제시하지 못한 채 실력광주 프레임에 갇혀 지난 12년간 우리 학생들을 구태의연한 경쟁교육과 사교육의 강제된 학습노동에서 한 뼘도 건져내지 못한 한계는 두고두고 아파하며 반성해야 할 것이다.

마을교육 또한 교육청의 노력과 내실은 보잘 것이 없었다.

지자체와 마을활동가에 대한 교육청의 협력과 연대가 피상적이고 형식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채 마지못해 끌려온다는 지역활동가들의 지적은 안타깝기만 하다.

셋째, 장휘국 교육감의 행정 리더십은 폭력적이고 권위적이었다.

장교육감은 김용철 감사관과 임기의 대부분을 함께 하면서, 청렴을 앞세워 일벌백계의 전시행정으로 일관하면서 학교현장을 지키는 수많은 교사에게 상처를 주었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했다.

교육행정을 대하는 김용철 감사관의 접근방식은 윤석열 검찰공화국의 접근법과 흡사하였다.

경고와 문화혁신을 병행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기보다 검찰특수부의 폭력적 접근방식을 교육행정에 이식하였고, 이로 인해 학교현장의 민심은 이반되었다.

장휘국이 퇴임사에서 자랑한 ‘스쿨미투 적극 행정’은 몇 장의 설문지만으로 교사에 대한 직위해제를 남발한 폭력적 행정이었다.

사법기관에서 무죄로 판결이 난 상당수의 사건에도 가차 없이 징계를 남발하였고, 무죄로 판결이 난 교사마저도 해임을 하였으니 이것이 교육독재의 권력 남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묻노니 법원의 징계무효 판결을 받아 쥔 교사에게 장교육감은 어떻게 사죄하고 보상할 것인가?

‘성찰 없는 행정’을 ‘적극 행정’이라고 자화자찬하고, 반성하고 뉘우쳐야 할 구태를 도리어 치적이라고 부풀리고 있으니, 퇴임하는 장교육감에게 우리가 일독을 권하는 동화는 ‘벌거숭이 임금님’이다.

12년 3선의 재임기간 동안 무너진 학교공동체를 어떻게 복구할 것이며, 황폐화된 교사-학생의 관계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암담하기만 하다.

민주를 외쳤지만 장교육감의 행보는 일관되게 반민주적이었고, 진보를 외쳤지만 그의 행동은 언제나 반진보적이었다.

재선 임기부터 삼선임기까지 지속된 공무직 노조(학교 비정규직)와의 협상을 보라.

민주주의를 옹호해야 할 전교조 출신 장휘국 집행부가 보여준 행태는 철저히 노동자를 우롱하는 것이었다.

사학공공성에 관련한 교육감의 리더십은 또 어떠했는가?

장휘국 집행부가 보여준 정책은 ‘특정 학교 본때 보여주기’였다.

그것은 강자가 약자에게 강제하는 갑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 갑질은 무능에서 연원한 것이었다.

이렇게 요령 없는 집햅부가 사학의 협조를 어떻게 이끌 수 있으며, 공무직 노동자의 안정적 생계와 평등한 학교 실현을 어떻게 책임지겠는가?

교육행정에 대한 장교육감의 무능을 우리는 뼈아프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장휘국 교육감은 교육청 안마당에서 연중 내내 진행되었던 공무직 노조 및 교육 주체들의 시위와 농성에는 무책임한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금남로 광장에 전개되는 촛불 시위에는 얼굴 내밀기 바빴다.

장교육감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와 같은 진보진영의 전국적 이슈에는 동조하고, ‘무상교육’ 등 전국적 진보교육의 정책들은 받아 안으면서도, ‘학생인권’, ‘학교폭력’, ‘마을교육’, ‘스쿨미투’와 같은 사안에서는 구체적 상황에 맞는 창조적 사유가 요청됨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관료적 행태를 반복하였다. 급기야 '생각없는 행정'을 적극행정이라고 떠벌리기까지 말이다.

고3이 유권자가 되는 2018년 장교육감은 고3 교실을 격려한다고 방문하였다. 수능시험 대비에 바쁜 수험생들에게 말이다.

왜 이런 웃지못할 일이 자행되었겠는가? 일선 교사들은 사심 가득 찬 장교육감의 속을 보았다.

그의 독선과 독단, 편가르기 인사도 장교육감의 권력을 향한 집요한 야심의 결과물이 아닌지 묻고 있는 것이다.

청렴을 내걸었지만 부인의 금품수수로 웃음거리가 되었고 진보의 정의는 망나니칼이 되었으니, 혁신의 추진력이 되어야 할 현장의 참여와 자율성은 과연 살아날 수 있을 것인지 우울하고 비참한 심정이다.

지금 장휘국 교육감이 내놓아야 할 퇴임사는 자화자찬이 아니라 망쳐놓은 광주교육에 대한 치열한 반성이다.

장휘국 교육감을 따르며 엄호하였던 친위부대 역시 마찬가지이다.

12년 동안 한마디 직언, 창의적 제안을 하지 못하였던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길 촉구한다.

시민단체들과 지역사회 인사들은 무너진 광주교육을 복구하기 위하여 지난 시기 장교육감이 자행한 과오를 철저히 반성하고 광주교육을 다시 세우기 위한 치열한 토론을 가져야 한다.

반성과 성찰, 대안을 찾기 위한 모색과 토론이 지금 광주교육의 살 길이다.

2022. 6. 29.

장휘국 교육감의 퇴임 앞에서 광주교육의 전환을 갈망하는 교육주체 일동

발의단체: 광주교육연구소, 광주교사실천연대 ‘활’, 사)인문연구원 동고송, 참교육학부모회광주지부, 성평등학교·시민교육실현 시민모임(준)

초·중등, 대학의 교원 및 퇴직자, 교육시민단체·노동조합 활동가 -138명

강대곤, 강원호, 강윤희, 강은아, 강정희, 고수형, 고재성, 공명희, 구정훈, 김건혁, 김경수, 김경희, 김기준, 김다욱, 김대운 김대현, 김덕우, 김도연, 김동민, 김민균, 김병일, 김병욱 김선양, 김성률 김성중, 김수용, 김연옥, 김영길, 김영주, 김영진, 김옥수, 김용표,김은경, 김은정, 김이상, 김종석, 김준영, 김지선, 김지숙, 김진영, 김행하, 김현미, 김현진, 김현진, 김혜영,김호희, 김희정, 나병남, 나익주, 남정아, 노영필, 류민정, 문 강, 문수영, 문월식, 민근홍, 박고형준, 박광열, 박동수, 박상범, 박상욱, 박선아, 박승철, 박신호, 박용준, 박은영, 박지유,박지현, 박창준, 박해영, 박현금, 박현주, 박혜선, 박호진, 배이상헌, 배종민, 배현진, 백연경, 변원섭, 서기화, 서동필, 설연석, 손미라, 손동신 신병철, 신복희, 신승희, 안현순, 양종요, 양준승, 엄기형, 유미정, 윤영백, 윤정근, 윤춘식, 윤지영, 위남환, 이건진, 이경숙, 이문호, 이상원, 이순임, 이영선, 이주탁, 이태호, 이현배, 이화연, 이효주, 이후승, 이희경, 임수미, 임영재, 임형칠, 장하진, 전은영, 전효숙, 정동만, 정승오, 정은균, 조세경, 조수진, 조연현, 조원배, 조준형, 차용택, 천세웅, 최근영, 최미진, 최승원, 최연식, 최은숙, 최종순, 최준호 하정호, 한유석, 허경아, 홍관희, 홍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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