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이 42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이름조차 찾지 못한 무명 열사와 유해를 찾지 못한 행방불명자의 현재를 조명한 광주MBC(사장 김낙곤) 5.18 42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나를 찾아줘>(기획 이계상, 연출 우종훈, 촬영 이정현, 작가 김초록, 김지선, 내레이션 배우 고민시)가 방송기자연합회(회장 양만희)가 시상하는 제164회 이달의 방송기자상 지역기획보도부문을 수상했다.

지난 5월 12일 방송된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눈물과 상처로 40여 년의 세월을 보낸 행방불명자의 가족을 만났다. 현재 이들은 행방불명자 가족회마저 사라지면서, 소재나 생사 파악이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광주MBC 5.18특집다큐멘터리 '나를 찾아줘' 장면.
광주MBC 5.18특집다큐멘터리 '나를 찾아줘' 장면.

그러나 행방불명자 가족들은 지쳤다고 말하면서도 포기란 게 있을 수 있겠냐며 반문한다. 고령의 가족들은 국가의 역할을 주문했다.

또한, 1980년 5월 광주로 파견된 계엄군을 통해 주남마을에서 벌어진 사체 암매장 경위를 물었다.

이 과정에서 계엄군들이 열흘의 항쟁이 끝난 후 다시 광주로 와 시신을 수습했다는 ‘시체 처리반’ 의혹을 구체화하고, 신군부 핵심 인사가 숨지거나 침묵하는 가운데 계엄군들의 양심 고백을 촉구하기도 했다.

무명 열사와 행방불명자를 찾기 위한 성과도 있었다.

다큐멘터리는 41년 만에 유해가 뒤바뀌어 매장된 것으로 밝혀진 양창근(당시 숭의실업고 1학년)의 죽음을 추적한다.

양창근의 가족, 시신운구반장, 사체 검안의 등을 만나며 양창근의 죽음에서 엿볼 수 있는 계엄군의 잔학함과 국가의 성급한 매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심사위원회는 “내용 면에서 훌륭한 출품작이 많아 경쟁이 치열했다. 오랜 제작 기간을 거쳐 역사바로잡기라는 언론의 책무를 충실히 수행했다는 공통된 평가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 6월 29일(수) 서울 방송회관에서 열렸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우종훈 기자는 “5.18 민주화운동은 남은 자, 남은 기록과 싸움이다. 진상 규명은 생존한 계엄군이나 희생자 가족의 진술을 듣거나, 공개된 적 없는 자료를 발굴하는 형태로 이뤄져 왔다. 행방불명자에 대한 집중 취재가 적었던 이유기도 하다. 5.18 특집 <나를 찾아줘>는 사라진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과정이었다”라며, “취재의 마무리는 암매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 다만 행방불명자와 늙고 병든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이 전달됐다면 작은 성과는 이뤘다고 스스로 위로한다. 결국, 가족들의 요청도 국가가 조금 더 책임을 지고 나서달라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편 방송기자상은 정확하고 신속한 뉴스와 시의성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하고 나아가 정의로운 사회와 더욱 나은 미래를 지향하기 위해 방송기자연합회와 한국방송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해 제정됐으며, 매달 우수한 뉴스와 보도 프로그램들을 대상으로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연말에는 한국방송기자대상을 시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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