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민주당은 지방선거의 참패를 거울삼아 뼈를 깎는 개혁에 나서야 한다.
- 민주당 광주광역시당은 정치적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정치개혁과 민생개혁을 통해 불평등 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길에 저극 나서라 -

 

지방선거가 민주당의 참패로 끝이 났다.

새 정부 출범 직후에 치러진 불리한 선거 구도를 감안하더라도, 1%도 안 되는 표 차이로 석패했던 지난 대선 결과와 여전히 170석이 넘는 의석을 바탕으로 의회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세력임을 감안하면 믿기지 않는 성적이다.

더욱이 새롭게 출범한 정부가 보여준 여러 실망스러운 실책을 고려한다면 참담한 패배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하기 어렵다.

이번 선거는 전통적인 지지층의 결집을 이뤄낼 수 있는가에 의해 판가름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예제하
ⓒ예제하

실제로 선거는 50%를 겨우 넘는 투표율을 보여, 이 가설을 어느 정도 뒷받침한다.

문제는 왜 민주당의 지지층이 이번 선거에서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는가이다.

그 핵심은 민주당을 통한 정치적 효능감이 크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촛불 혁명을 통해 집권한 민주당은 시민들의 열망을 번번이 외면했다.

지난 5년 동안 사회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 되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시민을 위한 단호한 개혁을 선택하기보다 기득권의 요구에 번번이 굴복했다.

촛불 혁명의 주역이었던 청년들은 미래가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포기했다.

민주당 역시 기득권의 일부가 되어 이를 지키려고 할 뿐, 시민들의 삶을 보호하고 개선하는 일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분노가 이번 선거까지 이어졌다.

새 정부의 부당한 행위와 요구에 대한 무기력한 수용, 정치개혁 약속에 대한 폐기 등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보여준 모습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이 민주당에게서 희망과 효능감을 가질 만한 것이 있었는지 돌아보기를 바란다.

광주의 낮은 투표율은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효능감 상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37%를 겨우 넘긴 전국 최저 투표율은 민주당의 위기이며, 광주공동체 민주주의의 위기이다.

민주당의 강기정 후보가 얻은 표는 냉정히 말해 광주 전체 유권자의 25%에 불과하다.

민주당의 심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이 정도로 낮은 지지가 나왔다는 것은 민주당의 위기가 아니고 무엇인가?

이 위기의 근본에는 전체를 위한 개혁보다 기득권에 안주한 민주당의 선택이 자리하고 있다.

광주의 시민사회는 민주당 광주시당이 대선 시기에 민주당이 약속했던 정치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비례제의 전면 도입을 통해 표의 비례성 실현, 결선 투표제 도입을 통한 시민 참정권 보장 등이 그것이다.

만약 시간이 부족해 선거법 개정이 불가능하다면, 광주에서라도 표의 비례성 실현을 위한 정치적 결단을 내려달라며, 비례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 기초의회 선거구에 2인씩만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승자독식의 경쟁을 넘어 협력의 정치 실현을 위한 정치적 결단이 전국의 시민들에게 정치의 새로운 희망을 줄 것이니 민주의 성지 광주만이라도 이 희망의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이다. 각종 비위에 연루된 후보자의 공천 논란, 공천 과정에서의 줄 세우기와 선거 부정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모든 기초의회에 정수를 가득 채운 후보 공천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민주당은 이번에도 자신이 얻은 표보다 더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건전한 견제세력이 고사된 정치지형에서 20개의 시의회 지역구 중 11개 선거구에서 무투표 당선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기쁜가?

그러나 이것은 결코 자랑일 수 없다.

37%의 투표율은 민주당 독점 체제에서 발생하고 있는 비민주적 정치 상황에 대한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이다.

이 심판은 이번에는 투표 표기로 나타났지만, 민주당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이 상황을 방치한다면, 언젠가는 적극적인 투표를 통한 심판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촉구한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의 참패를 거울삼아 뼈를 깎는 개혁에 나서야 한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선거 때마다 고도의 정치적 선택을 해왔던 광주시민들이 투표 포기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깊이 새겨야 한다.

37%의 최저 투표율은 기득권 지키기에 골몰한 민주당에 대한 경고이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정치개혁, 민생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요구이다.

우리는 민주당이 하루라도 빨리 시민들의 경고에 응답하기를 촉구한다.

참여자치21도 지역의 시민사회 등과 협력해 단독출마자에 대한 찬반 투표 제도화를 위한 헌법 소원 운동, 완전한 연동형 비례제 도입, 결선 투표제 도입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해 나갈 것이다.

민주당 광주시당도 이 길에 함께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22년 06월 02일

참여자치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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