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애 향한 묵직한 울림과 짙은 여운”...‘꽃 핀 쪽으로’베니스에서 반향
“인류애 향한 묵직한 울림과 짙은 여운”...‘꽃 핀 쪽으로’베니스에서 반향
  • 조현옥 편집위원
  • 승인 2022.05.17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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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광주비엔날레, 5ㆍ18민주화운동 특별전 현지 호평 이어져

아트뉴스 및 오큘라 등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봐야할 전시 선정
한 네프켄스 재단 대표ㆍ주밀라노 총영사 등 각계각층 다녀가

1980년 광주현장에 있던 돈 베이커 교수 관람 후 재단에 ‘감동편지’
전시장 인근 생과 사의 장소인 병원과 시립묘지 등 장소성 주목

5ㆍ18민주화운동이 지닌 민주ㆍ인권ㆍ평화의 가치를 미학적으로 재조명하는 5ㆍ18민주화운동 특별전이 베니스에서 순항 중이다. 절제된 전시 기획 속에서 인류애를 느낄 수 있는 전시로 호평 받으며 잔잔한 감동과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박양우)는 5ㆍ18민주화운동 특별전《꽃 핀 쪽으로》(to where the flowers are blooming)를 이탈리아 베니스 스파지오 베를렌디스(Spazio Berlendis) 전시장에서 지난 4월 20일 개막식을 갖고 11월 27일까지 선보이고 있다.

● 해외 유명매체 꼭 봐야할 전시 10선 선정

ⓒ광주비엔날레 제공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해외 미술 전문 매체에서 잇따라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봐야할 전시로 《꽃 핀 쪽으로》를 선정하면서 (재)광주비엔날레의 기획력과 함께 5ㆍ18민주화운동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트뉴스(ARTnews)는 ‘베니스비엔날레의 일부는 아니지만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동안 꼭 봐야할 전시 10선’에 꼽았다. 5ㆍ18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소개하는 아카이브 섹션과 함께 카데르 아티아(Kader Attia), 호 추 니엔(Ho Tzu Nyen), 박화연 작가 등의 작업을 통해 한국인의 정서에 잊히지 않을 흔적을 남긴 5ㆍ18민주화운동을 재조명하는 전시라고 전했다.

오큘라(Ocula)에도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베니스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하이라이트’로 이름을 올렸다. 카데르 아티아, 호 추 니엔, 홍성담, 김창훈, 박화연의 작업에 대해 언급했으며, 한강 작가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전시는 한국의 비극적인 과거와 새로운 움직임의 원동력이 되는 희망에 대해 강렬한 방식으로 재현하고 있다고 평했다.

● 각계각층 호평 이어져

5ㆍ18민주화운동 특별전 《꽃 핀 쪽으로》을 보기 위한 각계각층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카 포스카리 베네치아 대학교(Ca' Foscari University of Venice) 한국학과, 스페인 나바라 대학교(University of Navarra) 박물관학과 등의 교수진과 학생들이 방문하여 전시를 꼼꼼하게 감상하면서 5ㆍ18민주화운동에 대해 접하는 교육적 시간이 되었다.

개막식에 참석했던 한 네프켄스 재단(Han Nefkens Foundation) 대표는 “근현대사의 맥락 속에서 사회․정치적으로 주요한 사건을 밀도 깊게 다룬 광주비엔날레의 기획력이 훌륭했다”고 말했으며, 베니스의 해양 및 도시를 보호하는 환경단체 ‘We Are Here Venice’ 대표 제인 다 모스토(Jane da Mosto)도 전시장에 방문하여 “전 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그에 따른 슬픔과 인류애 등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했다.

강형식 주밀라노 총영사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알릴 수 있는 5ㆍ18민주화운동에 대한 전시가 베니스에서 개최되어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한국의 공공 외교 저변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 1980년 광주 현장에 있던 돈 베이커 역사학자 전시 관람 후 ‘감동 편지’ 보내

1971년부터 1974년까지 미국 평화봉사단원으로 광주에 살았고, 1980년 ‘광주의 오월’ 현장에 있었던 돈 베이커(Don Baker)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한국사 교수가 전시장을 찾은 후 전시에 대한 여운을 담은 편지를 재단 전시부에 보냈다.

돈 베이커 교수는 “전시가 열흘간의 한국 민주화 투쟁에 전환점을 두기보다는 당시 광주에 있던 사람들의 아픈 경험에 중점을 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광주와 1980년 5월이 삶을 바꾸어 놓았다는 돈 베이커 교수는 “1980년에 겪은 일을 한국을 넘어 세계 사람들에게 공유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특별한 사람들인지 알리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며 “학생들에게 광주 시민들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또 대한민국 전체가 지난 반세기 동안 성취한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도 자주 이야기 한다”고 덧붙였다.

돈 베이커 교수는 홍성담의 5ㆍ18 당시 시민들이 연대하는 생생한 장면을 보여주는 <오월 민중항쟁판화집-새벽>과 5ㆍ18 당시 사망한 이들이 묻힌 광주 망월동 옛 묘역을 촬영한 이미지인 노순택의 <망각기계> 등의 작품에 감동 받았으며 최선, 서다솜 작가의 작품도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전시를 찾는 사람들은 누구나 광주 사람들의 강렬한 인간성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1980년 광주에서 발생한 끔찍한 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부분을 느끼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전시장 인근 생과 사의 장소성 눈길

한강 작가의 5ㆍ18민주화운동의 아픔을 그린 소설 『소년이 온다』의 제6장 소제목에서 따온 《꽃 핀 쪽으로》전시는 5ㆍ18민주화운동의 아픔을 치유하고 앞으로 내딛고자 하는 미래 지향적인 담론에 집중하였다.

1980년 근현대사의 아픔을 직설적으로 시각화하기보다 은유하고 절제하면서 관람객들에게 인류 보편애와 휴머니즘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전시 기획을 극대화하고 전시 공간 자체로도 울림을 주기 위해 장소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였으며, 현지 리서치 결과 베니스 스파지오 베를렌디스(Spazio Berlendis) 전시장을 ‘낙점’하였다.

스파지오 베를렌디스 앞 좁은 수로 건너편에는 영안실을 낀 베니스 최대 의료시설 산 조반니 파올로 병원(San Giovanni e Paolo Civil hospital)이 들어서 있고, 또 다른 방향에는 산 미켈레 시립묘지(San Michele Cemetery)가 자리하고 있다.

즉 생과 사가 교차하는 공간이 주는 의미가 《꽃 핀 쪽으로》 전시의 맥락을 더욱 다층적으로 풀어내면서 울림을 배가시키고 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1994년 창설되어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미술사에 크나큰 기여를 해 온 광주비엔날레가 ‘광주정신’을 되새기며 준비한 5ㆍ18민주화운동 특별전이 베니스 현지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5ㆍ18을 매개로 국제 사회가 공감하고 연대하며 예술의 사회적 실천이 생성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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