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이용섭 광주시장예비후보 2차 방송토론회 감상기

2차 토론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용량을 펼쳐놓기에 역부족이란 걸 안 탓일까.

주마간산 격으로 정책과 공약이 난무했다. 

1차 토론에서의 복선과 갈등이 3차 토론의 결말을 예상에 두고 치열하게 전개되며 위기에 다다른다.

주인공 성격도 좀 더 확연해졌다. 

두 주인공의 갈등 키워드는 두 가지로 보여진다.

왼쪽부터 강기정, 이용섭 민주당광주시장예비후보.
왼쪽부터 강기정, 이용섭 민주당광주시장예비후보.

하나는 ‘광주시 운영 철학’이고다른 하나는 ‘치적의 통계’라는 허상이다. 

강기정 후보의 광주시 운영 철학의 창의성에 두었다.

창의성이란 새로움에 기반한 생각쯤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그것은 ‘빠르고 당당한 광주의 변화’를 내세운 강기정의 핵심 키워드와 맞닿아 있다.

반면에 이용섭 후보는 지금까지 광주를 운영해 온 방식 그대로 이어간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강기정 후보는 그동안 준비해 온 광주 변화에 대한 구상과 아이디어를 속도감 있게 전개한 반면, 이용섭 후보는 법적 행정적 절차를 들먹이며 평가절하는 발언들이 거만함을 느낄 정도다.

나는 이용섭의 대응에서 홍콩 무협의 ‘광주천하유아독존’ 시퀀스의 주인공을 본 듯하였다.

꽤 긴장감을 더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예상을 깬 강기정 후보의 반응이었다.

보통의 드라마에서는 그런 상황이라면, 강기정 후보가 즉물적으로 반응하며 위기로 몰아갈 전조를 만들어야 맞는 상황인데 강기정의 예상 밖 반응에 시청자들의 몰입도는 더 깊어졌다.

강기정 후보의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내공은 차라리 무념의 도를 닦는 선승의 표정을 보았다. 회심의 펀치에 동요하지 않은 강기정 후보를 보면서 이용섭 후보의 미묘한 심리 변화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자신의 필살기가 통하지 않으면 흔들리게 마련이다. 이용섭 후보는 오히려 쫓기고 불안한 기색이 역력해졌다.

이용섭 후보는 나름 우아하고 젠틀하게 강기정 후보의 공약과 정책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고 했지만, 시청자들이 보기엔 이성을 잃고 강기정 후보에 대해 거만과 비아냥으로 보이기 충분했다.

이용섭 후보가 결정적인 패착은 ‘통계의 허구’에서 드러났다고 보여진다.

거짓말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한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

또한 통계는 칼과도 같다고 했다.

선한 사람 손에 들어갔을 때와 악한 사람 손에 들어갔을 때의 결과가 180도 다르다. 

강기정. 이용섭 민주당 광주광역시장예비후보가 20일 KBC(광주방송)에서 2차 방송토론회를 갖고 있다. ⓒ광주방송 갈무리
강기정. 이용섭 민주당 광주광역시장예비후보가 20일 KBC(광주방송)에서 2차 방송토론회를 갖고 있다. ⓒ광주방송 갈무리

이용섭 후보는 광주시민들이 통계를 들이대면 무조건 믿는다고 생각했는지 혹은 평생을 데이터, 통계로 일관된 삶과 직업을 가진 탓인지 모르겠지만 통계는 불신과 의심의 산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정부마저도 일자리 창출 통계도 정부 유리한 대로 만들어내 정치 사회문제가 된 게 한두 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통계를 시민들에게 알려주려거든 통장에 찍힌 입금액만 보여 줄 게 아니라 그 통계를 산출한 데 있어서 누가 그 통계를 내놓았고, 또 그 동기는 무엇인.

어떤 방법으로 통계를 냈는가, 앞뒤가 맞는 통계인가, 편향된 샘플인지, 평균의 함정에 빠졌는지 등 다각적인 조사 방법을 제시하고 통계를 운운하는 게 맞다.

문제는 광주시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통계는 통계로서 가치가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좀 더 서민과 소상공인들의 현장에 들어가 목소리를 듣고 애로사항을 점검한다면 훨씬 더 가슴에 와닿는 후보자 토론이 되었을 텐데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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