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군민들,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쓰레기 없는 거리' 만든다
지구의 날을 맞아 직접 환경 정책 만들어 구례군에 제안해

지난해 지구의 날, 차 없는 거리를 만들었던 구례 어린이들이 올해에는 ‘쓰레기 없는 거리와 정책 있는 거리’를 만든다.

오는 22일 구례 문척초, 용방초, 중앙초, 청천초, 토지초 5개 학교 어린이들이 거리에 나와 쓰레기를 줍고, 환경 정책을 모아 군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기후위기를 걱정하고 지구 생명이 안전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준비된 시민 주도 행사다. 

이 행사를 위해 각 학교 선생님들과 ‘구례 기후위기 실천 시민 모임’(화엄사, 지구를위한작은발걸음, 지리산사람들, 구례기후위기행동, 섬지아이쿱) 운영진은 여러 차례 모여 의견을 나눴으며,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미리 정책 제안서와 손팻말을 만들어 지구의 날을 제대로 맞이하기 위해 준비했다고 한다.

이번 구례 지구의 날 행사는 오전 9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거리 쓰레기 줍기, 10시 30분부터 11시까지 손팻말 행진, 11시부터 11시 40분까지 군청 신청사 휴게 공간에서 어린이 정책 모으기와 바닥 그림그리기, 11시 50분에 군에 어린이 정책 제안서 전달하기 이렇게 이뤄진다. 누구든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구례군민들은 지구의 날 하루만이라도 탄소를 적게 배출하고 기후위기를 늦추는 데 손을 모으자며 지난해부터 지구의 날을 뜻깊게 만들어 왔다.

2021년에는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생태적인 거리를 요구하며 군수를 설득해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한 바 있다. 

그 연장선으로 올해는 어린이들이 구례읍 거리를 구간별로 나누어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는 이른바 줍깅에 함께하고, 직접 만든 손팻말을 내보이며 구례 경찰서에서 군청까지 행진한다. 

아이들은 구례 자연환경이 더 훼손되지 않고,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구호를 외치며 걸어갈 예정이다.

구례군청까지 행진해 모인 아이들 가운데 고학년은 정책 제안서를 만들고, 저학년은 청사 앞 바닥에 색분필로 그림을 그린다. 아이들은 기후위기 시대에 구례군에 필요한 환경 정책을 직접 제안하기 위해 선생님들과 미리 준비한 여섯 가지 의제별로 자료를 모으고 의견을 나누었다고 한다.

준비된 여섯 가지 의제는 “첫째, 채식을 늘리고 육식을 줄이게 하는 정책. 둘째, 쓰레기를 줄이고 플라스틱을 덜 쓰게 하는 정책. 셋째, 지리산 섬진강, 봉성산, 뒷산, 작은 천 같은 모든 구례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지키는 정책. 넷째, 대중교통과 자전거 타기 좋은 구례, 걷기 좋은 구례를 만드는 정책. 다섯째, 낭비둘기, 남바람꽃, 수달, 개, 고양이 같은 구례 동물 식물과 함께 살기 위한 정책. 여섯째, 홍수, 산불, 가뭄 같은 기후위기 시대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으로 어린이들과 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지구의 날 운영진이 함께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정책을 만들어 내기 쉽게 뽑은 의제들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구례 기후위기 실천 시민 모임’은 “어린이 거리 행진이 이뤄지는 10시 30분부터 11시까지 구례 경찰서에서 구례군청으로 가는 2차선 거리가 다소 혼잡할 수 있으나 지구를 위해, 지구에 사는 동식물을 위해 애써 행사를 만든 어린이들 뜻을 존중하여 아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말에 귀 기울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행사가 안전하게 이뤄지게 도와주신 구례군 환경교통과 교통행정팀, 환경관리팀, 재무과의 재산관리팀, 그리고 구례경찰서에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해 시민 사회와 관이 지구의 날을 함께 준비해 온 이야기도 덧붙였다.

지난해 구례 차 없는 거리를 만들고 올해 지구의 날 행사 기획에 함께해 온 시민단체 ‘지구를위한작은발걸음’은 “탄소를 줄여야 하는 과제가 더는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 어린이들이 요구하는 정책을 우습게 보지 않고 현실에서 이뤄질 수 있게 구례군과 모든 군민이 함께 나서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구례군은 지난 1월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2050 탄소 ZERO 청정 구례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으며, 2021년 지구의 날 이후 차 없는 거리를 정기적으로 열고 탈탄소 교통 정책을 만들기 위해 시민 사회와 계속 소통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행사 기획에 참여한 구례군민들은 “군민들은 보여주기식 선포가 아닌, 구례 어린이들을 포함한 군민들이 정말 공감할 만한 탄소중립 정책을 기대한다. 

기후위기 대응 전담 부서도 없이 이 부서 저 부서를 옮겨가며 탈탄소 정책을 요구해야 하는 상황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전했다. 

한편 구례 차 없는 거리는 상인회 설득, 코로나 확산, 예산 확보 문제 등을 까닭으로 지난해 논의 이후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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