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희한한 뉴스를 들었다.

광주보건환경연구원에서 한 업체에 1년 24억이나 되는 수의계약을 해 납품 받았다고 한다.

이 업체는 두 평 남짓한 사무실을 쓰는 영세 의류기기 도매 업체였다.

아니 어떻게 24억이나 되는 큰 액수를 공개 입찰해야지 수의계약이 가능할까?

광주광역시보건환경연구원. ⓒ광주인
광주광역시보건환경연구원. ⓒ광주인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광주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없다, 행정절차상 미흡했을 수 있지만...’이라고 답했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찾아봤다.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 6월말까지 한시적으로 물품용역계약이 한시적으로 상향 조정되었는데 조달청 기준도 1억원 이하, 지방자치단체 기준도 1억원 이하였다.

평시에는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5조(수의계약에 의할 수 있는 경우)에 의거 2천만원 이하거나 여성 장애인 사회적기업 등 특수한 경우에 5천만원 이하로 허용할 뿐이다.

그렇다면 24억의 계약은 불법이 아닌가!

어떻게 이런 일이 광주광역시 직속기관에서 가능하다는 말인가.

그런데 여기서부터 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이런 사실을 작년 5월 한 언론이 특혜의혹으로 보도하려하자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개입했다.

당시 이 시장은 취재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를 할테니 보도를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그 기자와 통화한 녹취록이 이번에 공개됐다.

이 뉴스는 이 시장이 감사하겠다는 특혜의혹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도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왜 이 시장은 취재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일까?

왜 감사를 하겠다면서 보도를 무마시키려고 했을까?

더 의문은 구두로 약속했던 감사를 왜 1년이 다 된 지금까지 실시하지 않았을까?

시장이 지시했는데 감사실에서 감사를 거부했을리는 1%의 가능성도 없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 언론의 연락에 응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특혜가 아니고 정당하다면 피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모든 의문은 결국 특혜가 있었을 것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불법 계약에 언론보도 무마시도, 감사 미이행의 일련의 과정에서 보여준 시장의 행위는 투명 청렴 혁신행정을 주장해 오던 것과는 전혀 상반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겉으로는 청렴, 속으로는 비리의 이중성이 있는 것일까.

'일 잘하는 시장'이라고 스스로 칭하면서 이런 식으로 일하며 잘했다고 하는 것일까.

중앙공원과 관련된 수많은 의혹은 덩치도 크지만 이런 소소한 것까지 의혹이 있다는 것에 어떤 쪼잔함마저 느껴진다.

광주광역시보건환경연구원 전경. ⓒ광주인
광주광역시보건환경연구원 전경. ⓒ광주인

고백해야 할 시간이다. 진실을 밝혀야 할 시간이다.

거짓말을 재생산하면 안된다. 그러면 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선거를 이유로 뭉개고 상대 비방이라고 회피할지 모른다.

광주광역시와 광주광역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들도 진실을 밝혀야 할 때다.

이 사건은 광주광역시장 선출 여부와 상관없이 앞으로 사법적 처리를 해야 할 것이다.

앞장서서 진실을 밝히는 용기와 현명함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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