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대선공약인가

■어지럽구나

어느 친구가 내게 문자를 보냈다. 내용은 ‘검찰을 향한, 검찰을 위한, 검찰의 정치’다.

아마 약 좀 올려 보려는 모양인데 뭐 약 오를 것 없다. 내 머릿속에는 거의 고정된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치’가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내가 가진 민주주의에 대한 상식이다.

이런 상식에 대해 반대한다면 나는 그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할 것이다.

인간의 끔찍한 행동

ⓒ국민의힘 누리집 갈무리
ⓒ국민의힘 누리집 갈무리

요즘 몹시 머리가 혼란스럽다. 선거 때문이다. 선거란 저마다 지지하는 후보가 있기 마련이고 지지자를 위해 열심히 운동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느닷없이 이상한 일들이 툭툭 불거져서 머리가 어지럽다. 이런 내가 정상인지 아닌지 판단 좀 해 주셨으면 한다.

굿이라는 것이 있다. 물론 무속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무속신앙이 있는데 이번에 살아 있는 소의 가죽을 벗기는 것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이걸 어느 무속인은 ‘수륙대제’라고 한다든가.

이 굿판을 벌인 주연으로 ‘건진’이니 ‘해우’니 하는 도사 이름이 나온다. 그뿐이 아니다.

살아 있는 소의 가죽을 벗기는 행사에 ‘연등’을 켜는데 여러 저명인사의 이름이 등장한다.

그중에 야당 대선후보 부부의 이름이 있다. 이들이 누구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알 것이다.

‘굿’이라는 것도 일종의 기원이니 소망이 있음은 알겠으나, 살아있는 소의 가죽을 벗기는 행사에 대선후보 부부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니 좋게 보이지 않는다.

두 눈 멀쩡하게 뜨고 있는 소의 생가죽을 벗기는 인간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그게 어떻게 인간이냐. 짐승만도 못하다고 나는 확언할 수 있다.

내게도 끔찍하고 아픈 기억이 있다. 6·25 때 피난 가서 난생처음으로 논두렁의 풀을 벤 적이 있었다.

서툰 솜씨로 낫질하는데 갑자기 슉- 하고 독사가 고개를 바짝 쳐들었다. 기절초풍했다. 물리면 죽는다. 순간 나도 모르게 낫으로 독사의 목을 쳤다.

결과는 토막 난 독사의 머리. 그런데 70년이 지난 이 나이가 되도록 동강 난 독사의 기억이 살아 있다. 그냥 살려줄 수도 있었는데 왜 목을 쳤는가. 아픔이 온다.
 

안 된다. 무소불위 검찰공화국

검찰공화국 부활이라는 우려를 국민이 한다. 왜일까. 야당 후보의 거침없는 공약 때문이다.

그럴 수 있다. 공약이야 빌 공(空)자 공약(空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 심각한 수준의 발언이 너무 많다.

복수혈전이라 불릴 정도로 그의 발언에는 비수가 숨어 있다. 정치보복을 공언한다. 심지어 대통령도 예외일 수는 없다.

신을 임명했고 비리척결을 당부한 대통령도 안중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 재임 시기의 비리를 단죄한다면 검찰총장 때 뭘 했단 말인가.

자신의 주위에는 한없이 관대하다. 공개된 것이나 다름이 없는 부인과 장모 비리는 왜 방관했는지 대답을 해야 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개인의 품격과 관련해서다. 마구 쏟아내는 격조 없는 말과 행위. 구두를 벗어 술을 따라 마시는 것이 술버릇이라 할지라도 승객이 앉는 기차 의자에 구둣발을 올려놓는 행위는 초등학생들도 하지 않는 짓이다.

안하무인( 眼下無人)이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차마 입에 담을 수 없고 글로 옮길 수 없는 많은 행태가 공개될 경우 국민은 어쩔 것인가.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몇 개 단계를 뛰어넘어 검찰총장에 임명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나는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을 잃은 슬픔을 겪었다. 이제 그런 비극이 다시 이 땅에서 일어나면 안 된다.

국민 사이에서 검찰공화국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복수혈전을 마치 대중가요처럼 입에 올린다. 이게 무슨 비극이란 말인가.

공수처 없애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예산편성권을 검찰에 준다고 했다.

이것만으로 검찰은 하늘 아래 둘도 없는 권력집단이 되고 검찰공화국의 대통령은 황제로 군림하게 되는 것이다.

말 타면 견마(牽馬) 잡히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이다. 검찰공화국은 이 땅에 절대로 존재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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