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신입생 서약서 강요하는 광주과학기술원 규탄한다.
 

“본인은 광주과학기술원 재학 중 학칙 및 제 규정을 성실히 준수할 것이며, 학생의 본분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원의 명예를 손상했을 경우에는 본 원 규정에 의한 불이익을 감수할 것을 서약합니다. (광주과학기술원 신입생 서약서 중)”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입생들은 합격자 등록 시 필수로 서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 아래에는 보호자의 이름, 관계, 서명도 적어 넣는데, 보호자가 일종의 보증인이 되어 학생과 연대 책임을 진다.

지스트 캠퍼스.
지스트 캠퍼스.

이는 학생이 교내에서 문제를 발생시켰을 때 학교가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보신주의가 빚은 편의적인 학생지도 방법으로, 이러한 서약서 강요는 학교급, 지역 상관없이 반복되고 있는 이슈이기도 하다.

문제는 서약서에 서명하고 나면, 학생들은 모든 학내 활동에 대해 자기검열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자칫 불이익을 받을까봐 두려워진 학생들은 교내에서 수동적으로 생활할 수밖에 없다.

광주과학기술원 측은 모든 학생들이 서약서에 동참하는 등 오래된 관행이라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창의적 사고력과 비판정신을 가로막는 등 예비 과학자들 입장에서는 장애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학교현장은 획일화 된 문화가 사라지고 학생 개개인의 인권을 존중해주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조폭식’ 문화인 서약서 강요, 인권 침해 등 구태 행정이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게 그지없다.

참고로 국가인권위원회는 ‘수능감독관 서약서 강요가 대한민국 헌법 제19조가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양심을 언어로 표명하거나 또는 표명하지 않도록 강요받지 않을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판단한 바 있다.

이에 우리단체는 신입생 서약서 폐지를 통해 학생을 일방적 관리나 훈육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엄연한 인격체로 대우하면서 학생지도를 해나갈 것을 광주과학기술원에 촉구하는 바이다.

2022. 1. 26.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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