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등학교학생의회, ‘화정동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사고 성명서’ 발표
참사방지 대책 요구 및 사람 중심 개발·참사와 위험에서 안전할 권리 요구

광주고등학교학생의회가 18일 ‘화정동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사고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제11기 광주고등학교학생의회는 화정동 신축아파트 외벽 붕괴사고와 관련해 희생된 시민과 유족들에게 안타까운 마음과 위로를 전했다. 집행부와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사고 발생 장소 인근에서 8개항의 요구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고등의회 의원들은 이번 성명서에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고 모든 광주 학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사람을 중심에 둔 개발 ▲안전한 사회를 위한 법 규정의 개정과 철저한 관리감독 ▲시내 건설현장에 대한 안전 전수 조사 ▲정치인과 시민들의 관심 ▲ 학동참사 유가족과 화정동 참사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에 대한 심리·재정적 지원 등을 강조했다. 특히 학생시민으로서 사회의 안전을 위해 적극 행동하고 실천하겠다는 굳은 의지도 나타냈다.

한편 고등의회 집행부는 성명서 발표 전날 실종자 가족을 찾아가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는 위로의 편지와 함께 성명서 발표의 취지를 전달해 이해를 구했다.

광주고등학교학생의회 김진렬(광주인성고 2학년) 의장은 “이번 성명서는 이 모든 아픔을 기억하는 우리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고민 끝에 발표했다”며 “인간 중심 사회와 시민의 안전이 보장된 사회를 위해 학생들도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고 밝혔다.
 


아래는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건설 현장 붕괴사고에 대한 광주광역시 고등학교학생의회 성명서 [전문]. 
 

2022년 1월 11일, 화정동 아이파크 201동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진행하던 중, 총 16개 층의 외벽과 바닥이 붕괴하였고, 현재 1명의 부상자와 1명의 희생자, 그리고 5명의 실종자가 발생하였습니다. 모든 사항에 앞서, 광주지역 고등학생들의 마음을 담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부디 기적이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학생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우리가 이 참사에 분노하고 또 행동에 나서는 것은, 우리가 학동 철거건물 붕괴 참사를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학생 희생자를 포함하여 총 17명의 사상자를 낳은 인재(人災)로부터 고작 7개월이 지났습니다.

광주고등학교학생의회가 18일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망자를 애도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광주고등학교학생의회가 18일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성명서를 발표하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학동 참사에 대한 성명을 발표할 당시, 우리는 인명보다도 물질을 중시하는 세태를 비판하였고, 비용 절감을 위한 불법 재하도급을 규탄했으며, 인간으로서 안전하게 생존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함을 호소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기까지 전(全) 과정을 살피고 또 행동하기로 하였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광주지역 고등학생들이 학동 참사를 기억하고 있음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 성명이 헛되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참사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기적을 기도하기 위해, 또 이 참사가 묻히지 않게 하기 위해, 모든 원인과 제도를 비판하고, 인간 중심의 사회의 필요성과, 시민의 안전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함을 강력히 호소하고자 아래와 같은 성명을 발표합니다.

불법 재하도급과 부실시공 등을 포함한 모든 의혹과 원인을 정부 차원에서 투명하게 밝히기를 요구합니다.

이익을 위해 부실 시공을 행하여 지난 학동 참사에 이어 또다시 수많은 사상자와 실종자를 낳은 시공사와 도급업체들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이 참사를 중대재해처벌법을 통해 다룰 수 없음을 개탄하며, 그들에게 적절한 처벌이 있기를 요구하고, 관련 법령의 제정과 강화를 촉구합니다.

사업과 지하철 2호선 공사 등 대규모 건설 사업이 곳곳에서 진행되는 광주에 거주하는 우리는, 광주 내 모든 건설 현장에 대해 안전 전수조사를 진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이 참사의 근본적 원인을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으로 규정하고, 미래를 살아갈 시민으로서 이것의 근절을 기성세대에게 요구하며, 우리도 이에 동참할 것을 천명합니다.

과욕으로 인명이 경시되는 세태를 비판하며, 우리 사회가 인간이 물질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임을 주장합니다. 우리 학생 시민은 이러한 사회를 위해 적극 행동할 것이며, 기성세대도 이에 동참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시민으로서 이 참사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정치인들에게, 지금 광주의 아픔으로 그 시선을 돌리고 국민에게 재발 방지를 위해 행동할 것을 촉구합니다.

인간의 최대의 권리 중 하나가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아 생존할 수 있는 권리임을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아 우리 학생과 시민이 두려워하고 고통스러워할 일이 없게 하며, 또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합니다.

학동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이번 화정동 참사 희생자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에게 정부 차원에서 심리적·재정적 지원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우리 광주광역시 고등학교학생의회와 모든 광주지역 고등학생들은 지난 학동 참사와 지금의 화정동 참사를 기억할 것입니다.

절대로 이러한 참사가 반복되지 않고 우리 모든 학생과 시민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인간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는 사회와 안전 관련 법령의 개정 및 강화를 위한 노력, 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감독 체계의 강화를 국가와 시민에게 요구합니다.

우리는 앞선 우리의 모든 요구가 관철될 그 날까지 전(全) 과정을 유심히 살피고, 또 우리 사회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행동하고 실천하며 나아갈 것입니다.

2022년 1월 18일

광주광역시 고등학교학생의회 의원 및 고등학생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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