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미얀마 친주 팔레트와 타운십을 중심으로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대표 황정아)가 최근 미얀마 분쟁지의 주민들이 경험하는 인권침해의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이 보고서는 2020년 미얀마 친 주(Chin State)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TKI(The Kumi Institute)와 공동으로 작성했으며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는 이 실태조사를 위한 기획 및 예산 지원으로 참여했다.

12월 5일 폭력 단속을 몇 분 앞두고 양곤의 키미인다잉 타운십에서 반군사 플래시 몹 시위에서 시위대가 시위를 하고 있다. ⓒ미얀마 나우 누리집 갈무리
12월 5일 폭력 단속을 몇 분 앞두고 양곤의 키미인다잉 타운십에서 반군사 플래시 몹 시위에서 시위대가 시위를 하고 있다. ⓒ미얀마 나우 누리집 갈무리

조사 대상지인 친 주(Chin State) 팔레트와 읍(Paletwa Township)은 2015년부터 미얀마 군부와 라카인 민족군대인 아라칸 아미(Arakan Army, 이하 AA)간의 분쟁이 이어져 오던 지역이다.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관계자는 "당초 TKI를 비롯한 미얀마의 인권단체들은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미얀마내의 분쟁지 인권침해 실태를 (미얀마)국내외에 공론화하고 평화 운동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으나 2021년 군사 쿠데타로 인해 이 같은 활동은 무산되었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쿠데타 이후 친 주는 가장 먼저 무장 투쟁을 시작하였고 9개 읍중 6개 읍이 무장 저항을 이어가고 있으며 미얀마 군부는 마을 방화, 주민 살해, 체포와 고문등 자국민을 대상으로 악랄한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디. 이 때문에 수십 만명의 주민들이 숲 속, 인도 국경 지대 근처로 피신해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아시아여성네트워크에 따르면 12월 현재 미얀마는 친 주, 사가잉 주, 마그웨이 주, 샨 주 등 여러 지역에서 시민들이 군부에 저항하는 무장 저항이 진행되고 있으며 군부는 이들을 궤멸시키기 위해 잔인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군부의 탄압을 피해 수십 만 명의 주민들이 숲 속, 사찰, 교회, 태국이나 인도의 접경지역에서 어려운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이처럼 미얀마 문민정부 당시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던 군부의 인권침해는 쿠데타 이후 미얀마 전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 모든 고통은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맡는 안타까운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는 올해 2월 미얀마 군부쿠데타가 발생하자 광주시민사회, 미얀마 이주노동자, 유학생과 함께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에 옛 전남도청 앞에서 '딴봉띠' 집회 투쟁과 함께 미얀마 민주화운동 사진전을 개최해오고 있다. 

 

            '미얀마 분쟁지 인권침해 실태조사 보고서' 요약
          

◯ 분쟁지 인권침해 실태조사 응답자는 151명(남성 95명 여성 54)이며 이중 135명이 기혼자이다. 응답자의 73.5%가 기독교도이며 25.2%가 불교도이고 학력분포는 초등졸이 약 36%, 글을 모르는 이들이 33.8%이다.

◯ 분쟁이전에 주민들은 바나나, 벼, 땅콩, 생강, 강황, 코끼리얌 덩이식물을 재배하며 살았지만 분쟁 이후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144조 법령(계엄령) 때문에 (저녁이면)밖에 나갈수도 없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도 없다. 매일 총소리와 폭탄이 터지는 소리를 들어야 하고 집 위로 폭탄이 떨어져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기도 한다.

◯ 주민들이 겪는 주요 인권침해 유형으로 강제납치, 실종 및 행방불명, 살인과 폭력, 협박, 재산파괴와 약탈, 지뢰, 이동 제한등이 있다. 미얀마 군대와 AA, 두 무장 군대는 주민들을 납치하여 군대의 짐을 나르도록 강요하고 실종된 이들은 심한 고문의 흔적을 남긴 시신으로 발견되거나 돌아오지 못 하기도 한다.

◯ 90%이상의 주민들이 군대의 폭력을 경험했으며 주로 언어폭력, 손발을 사용하거나 죽봉, 총, 단검등을 사용하여 위협하고 실제 찌르는 신체적 폭력, 성희롱, 성폭력, 정신적 폭력등이 있다.

◯ 미얀마 군부와 AA 양측 모두 마을 주변과 숲속에 지뢰를 매설해 주민들이 사망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 미얀마 군부와 AA 모두 언덕이나 숲에 주둔하고 있을뿐 아니라 두 군대간 교전, 로켓포 발사로 인해 주민들은 생업인 농사를 지을수 없고 야간통행금지 때문에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병원에 갈수 없다. 한 주민은 아픈 딸을 데리고 병원에 가야 하지만 교전 때문에 병원에 갈수 없어 죽어가는 딸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투기를 이용한 폭탄이 마을에 떨어져 많은 사람이 사망하였고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기도 하였다.

◯ 미얀마 군부와 AA는 쌀, 귀금속, 가축등을 잡아먹거나 잡아가고 제 값을 치루지 않았고 주민들이 쌀을 AA나 미얀마 군부에 제공한다고 의심하며 쌀 공급을 제한하기 때문에 식량부족을 겪기도 하였다.

◯ 분쟁지역의 교육은 거의 중단되었다. 분쟁으로 인해 학교가 문을 닫았고 버마족 출신의 교사들은 학교에 돌아오지 않았다. 특히 AA는 학교에서 친족의 언어인 친어를 금지하고 라카인어를 가르치도록 강요하지만 라카인어를 모르는 교사들은 두려움으로 전출을 원하기 때문에 교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 분쟁 이전에 팔레트와와 라카인은 서로 이웃이었지만 분쟁 이후에는 두 집단간의 불신과 의심, 서로에 대한 혐오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또한 마을에 군대가 들어오게되면 교전, 강제노역, 납치, 강탈등에 대한 불안과 위협을 느끼고 있다.

◯ 팔레트와 지역의 인터넷을 차단하여 분쟁지의 상황이 뉴스에 보도되지 않고 외부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

◯ 분쟁지역 주민들에게 시급하게 필요한 것은 식량, 장기간 머물 수 있는 보호시설, 생계를 회복할 수 있는 지원대책, 사회심리적 지원, 아동 청소년을 위한 교육, 1차 의료 서비스, 안전한 곳으로의 이주 대책, 공동체의 유대감 재건과 인권 유린을 없애는 일이 있다.
 /아시아여성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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