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교육희망 대장정, 기울어진 운동장의 오징어게임을 멈추고, 경쟁에서 협력으로 전환하는 행복한 운동장을 만들자!

1.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여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자!
1. 교원업무 정상화로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자!
1. 수업일수-시수, 교육내용 적정화로 학생들의 오늘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자!
1. 경쟁에서 협력으로, 교육 대전환을 위한 교육희망 대장정에 힘차게 나서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현실 세계에서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이 일확천금을 위해 승자독식 무한경쟁의 게임에 참여하다 인간성을 잃고 자멸하는 드라마이다. 2021년 한국의 학교도 그러한 오징어 게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소위 명문대 간판을 차지한 이가 안정적 직장과 부를 독식하는 학벌 체제에서 스카이, 인서울, 지잡대의 살벌한 서열화가 이루어진다. 이를 차지 하기 위해 조부모의 재력, 부모의 정보력, 아이의 노력을 조합한 각자도생의 무한 입시경쟁이 펼쳐진다. 이런 승자독식 무한 입시경쟁이 바로 교육 버전의 오징어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아이들은 2021년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들으며 같은 반 친구의 ‘관심사 걸음걸이 말투와 사소한 작은 습관들까지’ 존중하며 연대하길 꿈꾸지만, 기성세대가 우리의 아이들에게 안겨주고 있는 학교 현실은 1994년 서태지의 교실이데아에 머물러 있다.

막힌 꽉 막힌 사방이 막힌 널 그리고 우릴 덥썩 모두를 먹어삼킨 이 시꺼먼 교실에서’, ‘좀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 네 옆에 앉아있는 그애보다 더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해. 좀더 잘난 네가 될수가 있어.’의 가사를 교육현실에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재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할 수 없는 과밀 교실 문제로 인해 학교는 멈추게 되었고, 아이들은 학교 밖으로 쫓겼났다. 가정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아이들의 학력격차는 더 커졌고, 사회적 돌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아이들은 학습과 성장의 저하를 넘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수준에까지 내몰렸다. 

맞벌이 나간 부모님을 기다리다 배고파 라면을 끓이다가 화재로 인해 생을 다하고, 큰 상처를 입은 두 아이의 울음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시민들은 부모의 부에 따라 자녀의 안전과 성장의 격차가 커지는 현실에 분노하였으며, 그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학교의 안정적 운영을 요구하였다. 전교조는 그 요구에 응답하며 ‘학급 당 학생 수 20명 상한’ 10만 입법청원을 전개하여 22일만에 성사시켰다. 

그러나 교육부는 2024년까지 28명 이상 과밀학급만 해소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고, 국회는 ‘학급당 적정 학생 수’라는 무책임한 내용의 교육기본법을 통과시키며 시민들의 절박한 요구를 회피하고 농락하였다.

경쟁에서 협력으로의 교육대전환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다. 경쟁과 불평등의 교육판 오징어 게임을 멈추지 않고 변죽만 울려서는 교육개혁은 요원하다. 우리는 정부와 국회가 교육대전환에 무능하다고 해서 가만히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다. 전교조는 국민과 함께 교육대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교육희망 대장정의 길을 걷고 있다.

우리는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50만 교원의 힘을 모아 교육희망 3법 제정을 추진할 것이다. 학급당 학생 수 20명, 유아 수 14명 상한을 법제화하여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만들 것이다. 교원업무정상화를 위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여 교사들의 시간을 온전히 학생들에게 돌릴 것이다. 수업일수와 시수, 교육내용을 적정화하여 학생들에게 행복하게 배우는 오늘을 돌려줄 것이다.

우리는 대학 무상교육 실시와 대학서열화 폐지, 교사·공무원의 정치기본권·노동3권 쟁취, 경쟁주의 교원 통제 정책인 차등 성과급 폐지, 89년 원상회복특별법 제정 등 4대 교육개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힘을 모을 것이다.

우리는 교육주체들과 손잡고 교육대전환의 큰 물결을 만들어 낼 것이다. 교육대전환 시민제안운동을 폭넓게 벌여 교육의제를 모아내고, 대통령 후보와 지방자치선거 후보들에게 요구할 것이다.

전교조는 언제나 시대와 호흡하며 실천으로 교육의 희망을 일구었다. 대전환의 시기, 전교조는 다시 한번 교육희망을 찾아 대장정에 나선다. 이제 경쟁에서 협력으로 교육대전환의 첫걸음을 뗀 전교조는 삶을 위한 교육을 향해 힘차게 전진할 것이다. 

우리의 힘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의 오징어 게임을 멈추고,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운동장으로 손잡고 달려보자.

2021년 10월 1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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