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공간 가변성 취약…공사비 낮아 건설사만 선호
5년간 공급예정 기둥식 ‘14%’, 개발된 신기술 ‘찬밥’

최근 층간소음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건축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공급하고 있는 공동주택이 층간소음과 공간 가변성에 취약한 '벽식구조'만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H 공동주택에 기둥식 구조를 활성화 하기 위해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신기술인 '유공보'를 개발해 시범적용까지 완료했지만 실제 적용은 걸음마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국회의원(광주북구갑, 국토위·예결위)이 LH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공급예정인 LH 아파트는 벽식구조 11만8,501호(83.9%), 기둥식구조 1만9,573호(13.8%), 벽식+기둥식구조 2,830호(2.8%), 기타 280호(0.2%)로 총14만1,184호에 달한다.

이 중 임대아파트는 벽식구조 7만8,723호(78.5%), 기둥식구조 1만8,423호(18.5%), 벽식+기둥식 2,830호(2.8%), 기타 280호(0.2%) 등 총10만256호이다.

분양아파트는 총4만928호로 벽식구조 3만9,778호(97.2%), 기둥식구조 1,150호(2.8%)가 입주할 예정으로 임대아파트 보다 분양아파트 일수록 벽식구조 설계가 더 많았다.

벽식구조는 기둥이나 보 없이 내력벽이 천장을 받치는 구조로 층간소음에 취약하고 공간 가변성이 낮은 반면 더 많은 층을 지을 수 있고 공사비가 저렴해 건설사들이 선호하는 구조이다.

반면 기둥식구조는 기둥과 보로 천장을 받치고 있는 구조로 높은 층고와 공사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층간소음에 강점이 있고 공간 가변성이 우수하다.

실제 LH가 2013년 벽식구조로 설계했던 지구를 기둥식구조로 설계변경해 정밀원가분석한 결과 기둥식구조가 임대아파트 6.2%, 분양아파트 5.5% 수준으로 공사비가 더 많이 들었다.

이에 LH는 2015년부터 공동주택의 장수명을 구현하고 층간소음에 유리한 기둥식 구조의 경제성 확보를 위한 ‘유공보’를 개발해 2019년 5월 시범적용·성과분석까지 완료했다.

LH 구조설계단이 2019년 11월 내놓은 「기둥식구조 활성화를 위한 유공보 적용안」은 기둥식 구조에 유공보를 적용했을시 층고를 10cm 절감할수록 1호당 100만원 상당의 절감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LH가 벽식구조를 고집하면서 신기술로 개발된 ‘유공보’는 찬밥신세로 전락했다는 설명이다.

조오섭 의원은 “최근 5년간 LH 공동주택 층간소음 민원이 1,000건에 육박하고 있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축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며 “건설사가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층간소음을 줄이고 공간 가변성을 높여 주거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기술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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